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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성장동력' 요양·상조산업 뛰어든 보험사들

 

[IE 금융] 생명보험사(생보사)들이 둔화된 성장세를 이겨내기 위해 신 성장동력으로 요양·상조산업을 택하고 있다. 이미 고착화된 고령화·저출산으로 '웰 다잉(Well-dying)'이 떠올랐기 때문.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B라이프생명이 업계 최초로 요양산업 진출에 공식화했다. 지난 4일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끝낸 것.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 2016년 KB손해보험이 설립한 노인요양서비스업체로 매출은 2020년 65억 원, 2021년 84억 원, 2022년 113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2027년 서울 은평구에 실버타운을 조성하기 위한 부지 매입을 끝냈으며 NH농협생명도 요양 사업 진출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3일부터 고객들에게 '시니어 맞춤형 제휴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는 종신보험과 같은 주력 상품 가입 고객에게 제휴 상조업체의 장례·장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3월 대명스테이션과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여기 더해 이 보험사는 고액 자산가들의 부동산 관리를 돕는 서비스도 내놨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금감원) 시니어 맞춤형 서비스 '부수업무 신고서'를 제출했는데, 이 신고서에는 부동산 컨설팅, 부동산 매매·임차 대행 등이 담겼다. 


NH농협생명과 동양생명 역시 장례지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지난 8월 농협파트너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보험계약자 및 가족에게 농협파트너스 장례지원 서비스를 특별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끔 했다.

 

동양생명도 피보험자 사망 시 제휴 상조업체의 VIP 상조 서비스를 할인가로 이용할 수 있는 '(무)수호천사상상플러스종신보험'을 판매한다.


이처럼 생명보험사들이 요양과 상조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그간 보험업 운영으로 쌓은 생애 전반 위험 보장 노하우를 통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요양시장은 지난 2012년 2조9000억 원에서 2020년 10조 원 규모로 연평균 16.6% 성장하고 있다. 또 건강보험연구원에서 내놓은 보고서를 살펴보면 장기 요양 서비스 이용자는 올해 약 93만1000명에서 2027년 122만7000명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조업체 선수금 규모는 8조389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4916억 원 증가했다. 상조업체 가입자는 약 750만 명인데, 이는 최근 5년 사이 약 50% 급증한 수치다.

 

이렇듯 두 시장 모두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산분리 규제로 인해 생보사들이 별도 법인을 설립하거나 투자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망 전·후 보장을 담은 상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다만 적극적인 투자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타 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