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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손' 국민연금, 카카오 주주권 강화 예고

 

[IE 금융] 국민연금이 카카오(035720)에 대한 주주활동을 예고했다. SM엔터테인먼트(SM) 시세조종 의혹과 카카오뱅크 대주주 이슈, 카카오모빌리티의 회계 감리 등의 논란을 겪고 있는 카카오뱅크 주가가 계속 하향가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오전 10시8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1500원(3.89%) 뛴 4만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 1월2일 5만2700원과 비교하면 24% 감소한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이달 1일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에서 '일반' 투자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의 목적 변경은 해당 기업에 주주 활동 강화 사유가 생겨 예의주시하겠단 의미로 통한다.

 

국민연금은 일반 투자로 목적을 변경하면 서한을 보내고 면담을 진행하는 등 비공개 주주 활동에 나설 수 있다. 이는 최근 연일 터진 리스크와 이에 따른 주가 하락과 관련해 사태 때문으로 추측된다.

 

만약 서한·면담과 같은 비공개 대화를 시도하고서도 1년이 지나도록 개선이 없으면 해당 기업을 중점관리 기업으로 선정할 수 있다. 그 이후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대로일 경우 중점관리 기업으로 선정한 사실을 공개한 뒤 적극적 주주활동의 단계로 넘어간다.

 

최근 카카오는 SM 시세 조종 의혹으로 경영진들이 대거 기소됐으며 갑질, 회계분식 논란까지 일어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배재현 공동체투자총괄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 3명을 지난달 26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겼다. 이들은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고자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가 있다.

 

여기서 혐의가 확정되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지위를 잃게 될뿐더러, 에스엠 인수도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카카오 택시에서도 문제가 일어났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제재에 착수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지난 2021년 6월 장중 17만3000원을 찍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카카오 주가는 4만 원대를 겨우 찍고 있다. 당시 카카오 시총은 70조 원대를 기록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니스에 이어 시총 3위였지만, 지금은 17위까지 밀려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카카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카카오와 관련한 리포트를 낸 증권사 11곳 중 10곳이 목표 주가를 하향한 것.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경기 둔화와 구조조정, 신사업 비용 증가로 2023년은 영업이익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며 "주가 회복은 체질 개선과 신사업 효과가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6만2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내렸다.

 

메리츠증권 이효진 연구원은 카카오 목표가를 기존 6만3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12.7% 하향하면서 "2023년은 카카오에게 고단했던 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뷰탭' 개편 이후 이를 올해 5월 '오픈채팅탭'으로 변경했으나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광고시장 부진을 감안하더라도 성과는 다소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인공지능(AI) 투자가 결정되며 비용이 커졌으며 구조조정 등 일시적 비용도 발생하면서 비용 측면에서 부담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