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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긴급재난지원금 이벤트 취소한 삼성카드, 소비자 혼선에 '문자 받은 고객' 한해 진행

 

금융당국이 정부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카드사 마케팅에 제동을 걸었음에도 삼성카드와 우리카드만 꿋꿋하게 이벤트를 이어가던 와중, 삼성카드가 돌연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11일 행정안전부(행안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가구당 최대 1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오는 15일까지 공적 마스크 판매처럼 5부제 방식으로 이뤄지는데요. 

 

대상 카드사는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NH농협 ▲BC 등 8곳입니다. 신용·체크카드를 통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할 경우 수급자 카드에 지원금이 포인트로 충전됩니다. 카드 신청은 세대주만 가능한데 공인인증서, 휴대전화, 신용·체크카드 번호 등으로 세대주가 본인 인증을 해야 하고요. 신청 후 2일 이내 들어온다고 합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 외에도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을 수 있지만 앞서 경기도의 지급 사례를 보면 신청자의 약 80%가 신용·체크카드를 택한 만큼 이번에도 많은 이들의 선택은 신용·체크카드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난지원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포인트 적립, 실적 충족, 청구 할인 등 모든 카드 혜택을 기존처럼 누릴 수 있고, 한 카드사의 카드가 여러 개일 경우 포인트를 충전한 뒤 번갈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예를 들어 혼자 사는 A가 B카드사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모두 갖고 있다면 40만 원의 지원금을 신청한 뒤 실적을 위해 신용카드에 30만 원을 사용하고 남은 10만 원을 체크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네요.

 

이렇다 보니 경제 한파를 겪고 있는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 시동을 걸었는데요. 그러나 이를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대부분의 마케팅이 일단락됐습니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 은성수 위원장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카드사들과의 업무협약식(MOU)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유치하기 위한 지나친 마케팅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데 이어 당국이 카드사에 재난지원금과 관련된 이벤트를 하지 말라고 전달한 건데요. 카드사 매출 올리기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이용한 프로모션을 하는 것은 지원금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BC카드는 지난 8일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사용 금액의 100%까지 돌려주는 캐시백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또 NH농협카드도 지난 주말 자사 카드로 지원금을 받은 고객에 한해 SPC 상품권 1만 원권을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중단하면서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에 있던 공지도 삭제했고요.

 

이와는 달리 삼성·우리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에 따른 스타벅스 쿠폰 및 모바일 쿠폰 제공 이벤트를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고객들에게 관련 문자를 보냈습니다. 삼성카드의 경우 오는 17일까지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 또는 편의점 5000원 모바일쿠폰 중에서 하나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우리카드는 지난주 일정 기간 카드이용실적이 없는 고객 중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한 고객에게 모바일쿠폰 4매를 주겠다는 이벤트를 알렸고요.

 

이 중 삼성카드가 마케팅을 이날 오전 갑자기 취소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안겼습니다. 정부의 권고를 결국 수용하기로 했다는 게 삼성카드 측의 설명인데요. 이에 일부 고객에 한해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느냐는 일부 소비자의 비판도 있었습니다.

 

논란이 일자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며 "자사는 고심 끝에 이미 행사 안내를 받은 고객에 대해서 안내한대로 쿠폰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응대했는데요. 현재까지 이벤트 내용이 포함된 삼성카드 긴급재난지원금 문자를 받은 고객이라면 모바일 쿠폰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한편 금융당국 압박에 눈치를 본 일부 카드사들은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된 정보 제공이나 용이한 접근성 등을 강조해 고객 모시기에 나섰는데요. 신한카드의 경우 홈페이지나 앱은 물론 별도 신청 페이지와 QR코드를 만들었습니다. 또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신한저축은행 홈페이지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요. 

 

KB국민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을 모바일로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가맹점 지도(Map)' 서비스를 마련했습니다. KB국민카드 앱이나 모바일 웹에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맹점 확인하기' 배너를 클릭하면 사용할 수 있는데, 지역 또는 업종을 선택해 가맹점을 검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