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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순해진' 처음처럼, 도수 16.5도로 인하…저도주 시장 이끌까

 

[IE 산업]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던 소주가 또다시 순해진다. 최근 확산된 저도주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주류업체들이 소주의 도수를 내린 것이다.

 

11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처음처럼' 알코올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내려 목넘김의 부드러움을 강조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처음처럼의 출고가는 기존과 동일한 1079.1원이다. 

 

이에 따라 라벨 디자인도 개편했다. 산기슭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모티브로 디자인했으며 은박을 사용해 음영을 강조했다. 단 '처음처럼' 서체는 그대로 사용해 브랜드만의 정체성은 유지할 계획이다. 이어 기존 '처음처럼 순한'과 '처음처럼 진한'도 리뉴얼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알코올 도수 16.5도에 시판되는 제품은 무학의 '좋은데이 1929'뿐이다. 그러나 전국구 소주 브랜드 중에서는 처음처럼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다시 한번 주류업계의 알코올 도수 전쟁이 시작할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처음처럼은 지난 2006년 출시 당시 세계 최초 알칼리환원수를 사용하며 부드러운 맛과 적은 숙취를 강조했다. 21도가 주를 이뤘던 당시 처음처럼의 도수는 20도였다. 그러나 이후 ▲2007년 19.5도 ▲2014년 17.5도 ▲2018년 4월 17도 ▲2019년 11월 16.9도로 낮췄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소주 시장점유율 1위 '참이슬 후레쉬'도 지난해 5월 16.9도로 낮춰 현재까지 판매 중이다. 이후 잠잠해졌던 도수 인하 경쟁에 다시 롯데칠성음료가 불을 지핀 것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순한 소주를 원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도수와 디자인을 새 단장한 이번 리뉴얼을 진행했다"며 "이번 리뉴얼을 시작으로 부드러움을 강조한 캠페인을 펼치고 '부드러운 소주 트렌드의 선두주자'라는 이미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처럼의 도수가 떨어진 것은 전 세계적으로 목넘김이 부드러운 순한 술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실제 국제주류연구소(IWSR) 조사에 따르면 2022년까지 무알코올 혹은 도수가 낮은 술의 판매 비중은 전체 시장에서 32.1%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추산치를 내놓기도 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