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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보다 더 열어둔 냉장고 문

저녁식사 중에 느닷없이 발이 시려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알고 보니 같은 집에 거주하는 MZ세대보다 한참 영한 분께서 찰나처럼 마친 식후에 빙과를 꺼내시다가 냉동실 문을 제대로 닫지 않은 까닭에 형성된 냉기였던 거죠. 예전부터 가졌다가 잊었던 궁금증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365일 쉬지 않고 가동하는 냉장고의 문을 열어놓으면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올까?

 

명지대 기계공학과 졸업자와 LG그룹이 운영하는 과학기술 분야 전문 도서관인 LG상남도서관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결론부터 먼저 꺼내자면 냉장고는 장시간 문이 열려있을 경우, 냉매를 압축 및 순환시켜 냉기를 만드는 컴프레서가 멈춰 냉장고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컴프레서가 작동을 정지하기까지 소요될 전기요금은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라고 하네요. 이런 이유로 전기사용료보다는 냉장고 안의 음식을 걱정해야 하고요. 

 

정작 질문에 대한 대답 대신 다른 얘기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안에 있던 찬 공기는 바깥, 밖의 공기는 안으로 들어가서 냉장고 내부 온도가 올라가는데 이를 다시 차갑게 하려면 더 많은 전기가 사용된다고 하네요. 

 

또 5초만 열어둬도 기존 온도로 내려가는데 30분가량이 걸리니 되도록 빨리 닫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들었고요. 일반 가정에서 하루 24회 연다고 가정하면 냉장고 1회 개폐 시 늘어나는 전력소비량은 0.35% 수준이라고 합니다.

 

냉장고별 소비전력량이 달라서 확언할 수는 없지만 한 달 전기사용료를 1만 원으로 잡을 경우, 2500원 정도가 냉장고 사용요금이라 하네요. 쉴 틈 없이 외부기온에 맞서 냉기 뿜으며 일하니 많이 나오는 거죠. 

 

아울러 장시간 문이 열려있으면 공기 중 습기가 냉각기에 흡착돼 냉장고 고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데 이상이 있을 경우 콘센트에서 플러그를 뺀 채 문을 열어두고 하루쯤 냉장고 사용을 중지하면 정상 작동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네요. 아니라면 서비스센터를 찾아가야 하고요.

 

냉장고는 냉기가 유지돼야 효율이 높아지는 만큼 냉기 유지가 요금 절감의 관건인데 냉장실은 전체 공간 중 60%만 채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음식물을 10% 더 넣으면 전기소비량은 3.6%가 증가한다고 하네요. 냉동고는 냉기가 빠질 틈이 없도록 되도록 많이 채우는 게 효과적이고요. 정 넣을 게 없다면 물을 얼리거나 아이스 팩으로 채우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이와 함께 뜨겁거나 따끈한 음식을 냉장고에 넣으면 열기 때문에 주변 음식이 상할 수 있을 뿐더러 냉장고 내부 온도가 올라가 당연히 더 많은 전기를 쓰기 때문에 요금도 더 나오겠죠.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