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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기와 실외기의 역할…냉장고를 에어컨처럼?

저녁식사를 마친 가족 구성원 중 한 분이 아이스크림을 꺼내려 냉동실 문을 열자마자 냉장고 옆이 식탁 지정석인 제게 상쾌한 냉기가 전해졌습니다. 고등 유치부의 아이가 가질 만한 수준의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냉장고 문을 간헐적으로 열어두면 어떨까? 어쩌면 에어컨을 켜는 것보다 시원하면서 전기료도 저렴한 거 아닐까? 

 

습하고도 덥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지치는 마당이라 이번 앎도 간결·명쾌하게 작성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한 번 명지대 기계공학과 졸업자와 LG그룹이 운영하는 과학기술 분야 전문 도서관인 LG상남도서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냉장고 문을 열어두면 냉장고에서 나오는 냉기가 역시 냉장고가 배출한 열과 섞여 실내 온도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더 올라간다고 하네요. 만에 하나 자동차단장치가 없는 구형 냉장고라면 화재까지 걱정해야 할 위험한 행동이고요. 

 

에어컨은 배출열을 실외기를 통해 외부로 내보내기 때문에 실내가 시원해지지만 냉장고의 경우 전기에너지가 열로 변환되는 과정이 반복되면 실내온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거고요. 쉽게 말해 냉기가 유출된 냉장고의 내부 온도가 올라가면 냉장고는 다시 내부 온도를 낮추려고 애를 쓰면서 또 열이 생기는 거죠. 냉장고 내부의 냉기보다 생성되는 열기가 더 강해 실내온도는 올라가는 셈입니다.

 

좀 더 부연하자면 에어컨과 냉장고의 원리는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압축기(compressor)→응축기(condensor)→팽창밸브(expansion vlave)→증발기(cooling coil)로 구성된 에어컨은 열을 외부에 전달하는 냉매를 증발시켜 냉각을 합니다. 주위의 열을 빼앗는 증발열이 냉각의 원천인 거죠.

 

냉매를 압축해 고온, 고압의 기체 냉매를 만드는 압축기와 이 기체 냉매를 응축 액화하는 장치인 응축기는 대부분 실외기에 있다고 합니다. 좁은 모세관을 통과시켜 고압상태의 액체의 압력을 낮추는 팽창밸브, 통과한 냉매를 실내 더운 공기와 접촉 후 증발하게 해 주변 열을 흡수하도록 하는 증발기는 실내기에 있고요. 이렇게 해서 에어컨은 집안의 열을 집 밖으로 배출하는 거죠.

 

이런 이치로 냉장고는 실내기가 냉장고 내부, 실외기가 냉장고 바닥에 있어서 내부의 열을 바닥이나 뒷면으로 배출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냉장고 주변 바닥은 365일 24시간 내내 온기가 있습니다. 팁을 하나 더 하면 만약 냉장고의 실외기를 집밖으로 설치하도록 개조한다면 에어컨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하네요.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