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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사이] 홍릉, 그곳에서 묻힌 채로 이끌었던 것

 

명지바람을 만나 숨까지 맑던 휴일의 여름날, 서울 동대문구 '홍릉'숲의 풍경입니다. 하늘빛이 유달리 제 시선을 낚아채 어쩔 수 없이 한 장 찍었습니다. '짜사이'를 통해 오늘의 이야기를 꺼내라는 하늘의 상명하달로 생각하렵니다.

 

K2 소총, K5 권총, K201 유탄발사기, K11 복합소총, KH178 105mm 견인곡사포, KM-181 60mm 박격포, KM-187 81mm 박격포, K1·K1A1 전차, 현무 미사일, 각종 탐색용 레이더·통신장비, 적 미사일 교란용 지향성 적외선 방해장치 DIRCM 등등… 

 

열거하지 않은 무기가 더 많을 만큼 세기도 힘들 정도의 무기를 만든 곳은 1970년 설립한 '홍릉'기계라는 업체입니다. 현재 본사 소재는 대전광역시 유성구로 병기·장비·물자 기술적 조사와 연구 개발 및 시험은 물론 국방과학기술 조사, 연구 및 시험도 담당합니다. 놀랍게도 이 업체는 방위사업청 소속입니다.

 

이쯤 되면 어느 정도 감을 잡으셨나요? 이 회사는 현재 세계 정상급 수준의 국책 연구소로 이름을 알리는 국방과학연구소입니다. 홍릉기계는 설립 초반, 홍릉에 위치했을 당시 위장 명칭이고요. 대외적으로는 견인차량 제조업체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1970년 8월, 국립연구소인 국방과학연구소 설립 초기에는 당시 박정희 정권의 국방과학연구소법을 위시해 국방력 강화의 사명과 함께 위세를 떨쳤지만 이후 안타깝게도 정권 교체 때마다 규모를 달리 하며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2000년대 들어 몇 차례 기밀유출 사건은 물론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보안위협에 시달리며 곤혹을 치르기도 했죠. 그러나 지금은 이전보다 더 보안체계가 탄탄해졌거니와 과거처럼 이름을 숨기지 않고 곳곳에 소재한 연구소와 시험장 모두 여전히 국가 및 공공기관시설 분류상 가급으로 나뉘어 각별하게 보호받습니다. 

 

여기 해당하는 국가중요시설은 국방과학연구소 외에 대통령실, 대통령 관저, 정부서울청사, 국회의사당, 대법원, 헌법재판소, 국방부·국가정보원 청사, 한국은행 본점, 한국조폐공사 등이고요.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