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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장 속 쌓이는 보험사 매물…새 주인 찾기 난항

 

[IE 금융] 인수합병(M&A) 시장에 보험사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새로운 회계기준(IFRS17)으로 하반기에 보험사들 실적 변동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유력 업체들이 머뭇거리고 있기 때문.


16일 업계에 따르면 매각을 진행 중인 MG손해보험(MG손보)과 KDB생명, ABL생명 외에도 동양생명도 매물로 언급됐다. 롯데손해보험(롯데손보)도 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곧 매각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보험사 매물은 늘고 있지만, 매각이 순탄한 상황은 아니다. 

 

우선 MG손보는 대주주 JC파트너스가 부실금융기관 1심 판결 후 항소했고 매각은 절차대로 밟고 있다. JG파트너스는 오는 다음 달 5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KDB생명은 현재 하나금융지주가 실사 중이다. 하나금융이 이 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하나생명과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하나생명과 KDB생명이 통합할 시 약 업계 10위까지 오를 수 있다. 다만 KDB생명은 재무건전성이 떨어져 인수 뒤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어 인수 협상에서 주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도 매각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2015년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된 후 현재는 다자보험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이후 중국 정부가 다자보험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시장은 ABL생명에 이어 동양생명을 매각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ABL생명은 본입찰을 마쳤다.

 

동양생명은 보험사 매물 중에 자산 규모가 크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이 보험사의 총자산은 37조4345억 원이다. 상반기 순이익은 20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뛰었다.

 

이처럼 올해 보험사들이 괜찮은 실적을 거뒀고 우리금융지주, 교보생명과 같은 수익 다각화가 필요한 곳들이 많아 보험사 M&A가 흥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회장이 보험사보다 증권사 인수가 우선이라고 공식 발표하면 열기가 주춤해졌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비은행 강화가 시급했던 만큼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로선 비은행 강화를 위해 보험사보다 증권사 M&A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사들의 상반기 실적에 거품이 꼈다는 주장도 매각에 영향을 끼쳤다.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의 실적이 증가한 만큼 몸값도 껑충 뛰었다. 그러나 IFRS17이 본격 적용되는 하반기 성적을 까봐야 실제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보험사 매각 작업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보험사 매물이 이처럼 쌓였던 적이 없는 만큼 매각 주체는 가격 협상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를 완료할지에 대해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매물을 검토하면서 가격을 저울질할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 매각 시장에서 가장 유력 후보였던 우리금융이 빠질 경우 분위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며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최근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매물 보험사의 고민이 늘었다"고 언급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