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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뷰] '전국체전 개최 임박' 타오르는 성화 그리고 7선녀

대한체육회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의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가 내일 오후 5시20분 목포종합경기장 개회식을 위시해 오는 19일까지 전남 전역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됩니다. 

 

전국 17개 시·도 2만8500여 명, 18개국 해외동포 선수단 1500여 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는 모두 49개 종목이 치러지며 1만7000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국 각 시도의 우정과 화합을 도모하고자 열리는 종합 경기대회인 전국체전은 우리나라 스포츠 선수들의 실력 및 위상 개선은 물론 지방 체육의 활성화와 국민 체육증진까지 목적으로 합니다.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에 경성부(지금 서울)에서 ‘전조선 야구대회’라는 명칭을 달고 처음 개최했던 전국체전은 우리 역사에 남을 국가적 재난이 있던 아홉 해의 취소 외엔 지금까지 100년 넘게 치러지는 중입니다. 그때는 배재고등보통학교 운동장에서 조촐한 야구대회로 전개됐으나 1925년부터 규모를 키웠고요. 

 

또 당시와 다른 점은 성화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고사와 횃불 경기에서 따온 성화 점화는 ‘1928 암스테르담 올림픽’ 최초 시행 이후 ‘1936 베를린 올림픽’에서 첫 봉송까지 이뤄졌습니다. 

 

우리 전국체전에서는 1955년 제36회 대회부터 성화 봉송을 시작했는데 지금처럼 인천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채화했습니다. 전국 각 지역을 돌다가 대회 당일에 모두를 위해 크게 타오르는 성화는 모두 아시듯 채화 행사도 따로 실시합니다. 

 

 

채화에 투입하는 인력은 제사 그릇을 받든 7인의 선녀가 등장하는 단군왕검 전설인 '단군성조제전'에서 유래했으며 대부분 같은 곳에서 차출합니다. 인천 강화여자고등학교(강화여고) 학생들 중 '칠선녀'라고 부르는 채화 요원을 선정하는데 이들은 성화 채화는 물론 개천절 행사 등 참성단에서 성무를 추는 행사가 있을 경우 활약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미성년자인 여고생들이다 보니 잡음이 번지기도 하고요. 채화 행사 중 남성 참가자들이 제사를 지낼 때 자리를 지키다가 성무를 추는 모습이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전통을 지키려거든 정식 무용단을 꾸려 운용하는 편이 낫다는 겁니다. 

 

더군다나 강화여고는 기존 교가 중간 부분의 '칠선의 후예들이 한곳에 모여 한배님 끼치신 뜻 계승하려네 아아 참다워라 여자다워라' 중 '여자다워라' 구절을 '지혜로워라'로 바꿔 지난 2019년 여러 매체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성인지 감수성 이슈가 한창 거세지던 시기에 왜곡된 성역할에 맞선 학교로 유명세를 탄 거죠.

 

그러나 학교 측의 의견을 들으면 일견 이해가 됩니다.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논란의 소지는 여전하겠지만요. 강화여고 측은 1970년대부터 매해 신입생을 대상으로 칠선녀를 선발했으며 오히려 학생들이 전통을 이어간다는 자긍심에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합니다.  

 

보통의 학교에서 볼 수 있는 무용 동아리지만 강화의 전통을 되새기는 역할을 한다는 사명감도 섞여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만큼 교내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는 첨언도 보탰고요.

 

시대가 시대인지라 학생과 학부모가 반대할 경우 학교 방침만으로 칠선녀를 꾸릴 수는 없으며 전국체전을 비롯한 여러 행사에 참가하기 때문에 강화군이 일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부연도 하네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