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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라더니 다른 가치?" 19금 이슈로 낯붉힌 농협중앙회

 

점심식사를 마친 후 한참 노곤함에 허덕이던 8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몇 곳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온라인 쇼핑몰이 있습니다.

 

'NH마켓'인데요. 익명의 누리꾼이 올린 '미쳐버린 농협마켓'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보면 온라인 쇼핑몰인 NH마켓이 성인용품으로 취급되는 피규어들을 모자이크나 가림 처리없이 올렸는데 성인 인증을 하지 않아도 볼 수 있어 문제가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게시글이 퍼진지 몇 시간이 지난 후 NH마켓에서 해당 페이지는 다 사라졌습니다. 이 글을 접한 많은 이들은 농협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은 상품을 판매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면서 비판보다는 의아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됐고요.

 

실제 NH마켓에 들어가면 농협의 대표 슬로건 '같이의 가치'와 함께 농협의 대표색인 남색과 초록색으로 NH를 표기하고 있어 대중들이 충분히 혼동할 만합니다. 

 

그러나 NH마켓은 농협하나로유통이 운영하는 '농협몰'과는 엄연히 다른 쇼핑몰입니다. 관악농협이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한 뒤 통신판매를 하는 사이트인데요. 즉 농협중앙회 본사가 운영하는 사이트가 아니라 지역농협에서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11번가, G마켓처럼 다양한 개별 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후 그들의 상품을 통신판매하는 곳입니다.

 

왜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이 다르냐고요? 지역 농협은 농민이 함께 모여 만든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독립법인입니다. 경영여건에 따라 임직원들의 월급도 다를뿐더러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천차만별인데요. 이런 지역 농협이 모인 곳이 농협중앙회입니다. 편의상 농협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지만 각자 별개 회사라고 생각해도 무방한 거죠.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농협중앙회가 세운 농협은행은 1금융권이지만, 지역농협은행은 지역농민들이 편익을 위해 만든 은행이기 때문에 2금융권입니다. 보통 관악농협, 전주농협 등 앞에 지역 이름이 붙으면 지역농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네요.

 

다시 앞서 했던 NH마켓 이야기로 돌아가면, 농협중앙회도 NH마켓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협별 법인이 1118개 이상 되는데, 이들의 사업 운영 부분을 다 커버할 수 없다"며 "아까 그 법인에서 문제를 인지하고 홈페이지에서 해당 글을 모두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만약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면 중앙회에서 협의를 통해 추가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NH마켓 측에서 이 사실을 인지한 뒤 바로 적절한 조치를 했기 때문에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고요.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