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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만큼 늘어난 혐로(嫌老) 인식… 사라진 경로(敬老)


얼마 전 간만에 햄버거를 먹으러 롯데리아에 갔는데요. 정말 오랜만에 방문한 매장에는 사진과 같은 키오스크(무인결제주문기)가 매장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롯데리아 1350개 매장 중 825곳에서 키오스크를 운영 중입니다. 롯데리아는 지난 2014년부터 키오스크를 직영점 중심으로 시험 도입했고 2016년부터 확대하기 시작했다는데요. 맥도날드나 KFC와 같은 타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키오스크를 늘리는 상황이고요. 

 

신한금융투자의 '국내 키오스크 시장규모' 보고서를 보면 20년 전 100억 원대에 불과했던 키오스크시장은 2017년 2500억 원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공간 효율성, 인건비, 고객과의 마찰 감소 등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이고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키오스크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에게는 참 힘든 세상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사진 속에 계신 분도 키오스크가 어려워 직원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요. 이런 키오스크가 설치된 가게에 가면 몇몇 노인분들이 키오스크가 어려워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를 무시하는 이들도 번번이 볼 수 있는데요. 온라인에서도 '틀딱' '연금충' '할매미' 등 노인에 대한 혐오 발언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정서적, 신체적 학대에 대한 뉴스도 종종 보이고요. 

 

얼마 전에는 경기도 부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술에 취한 20대 남성이 70대 노인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죠. 자신을 손녀라고 밝히며 국민청원에 글을 쓴 사람은 "그날 할머니가 아파트 1층에서 분리수거를 하던 중 30대 남성이 갑자기 할머니 뒤통수를 때렸고 이유 없는 폭행을 시작했다"고 알려 공분을 샀습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58.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차지했는데요. 이런 사회 인식과 무관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서는 작년 말 이런 노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는데요. 또 보건복지부도 지난해부터 노인 권익 옹호와 사회 인식 개선을 위한 노인학대 예방 캠페인 '나비새김'을 진행 중입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