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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은행주 살리자" 자사주 매입하는 금융지주 회장들

 

[IE 금융] 만년 저평가주로 꼽히는 은행주를 꾸준히 사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금융지주 회장들인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을 이뤄내기 위해서다. 최고경영자(CEO)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 가치 제고책 중 하나지만, 시장의 반응은 씁쓸하기만 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은 전날인 6일 우리금융지주 주식 1만 주를 장내 매수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와 같은 시장 불안감으로 우리금융 주가가 답보 상태에 머무르자 임종룡 회장은 책임경영과 적극적인 주가 부양 의지를 널리 알리고자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는 게 우리금융 측의 설명이다.

 

이날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1950원으로 전일 대비 0.42% 상승 마감했지만, 7일 오전 10시55분 기준 우리금융 주가는 다시 40원(0.33%) 떨어진 1만1910원이다.

 

우리금융은 KB·신한·하나·NH농협·우리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지주사다. 이 지주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12.7% 감소한 1조5386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자 주가 상승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우리금융 외에도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모두 자사주를 갖고 있다.

 

KB금융 윤종규 회장의 경우 현재 KB금융 주식 2만1000주를 보유 중이다. 지난 2014년 11월 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될 때부터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 등 꾸준히 주식을 사들였다. 

 

다만 7일 10시55분 현재 KB금융 주가는 5만4000원으로 전일보다 300원(0.55%) 떨어졌다. 올해 최고점을 찍었던 1월16일 6만 원 대비 10% 낮다.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은 자사주 1만8937주를 들고 있다. 진 회장은 올해 3월 신한금융 회장에 선임된 뒤 지난 6월 5000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한 바 있다. 

 

그러나 역시나 같은 시각 신한지주 주가는 3만5600원으로 올해 최고점을 찍었던 1월26일 4만4900원 대비 20.7% 하락했다.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은 1만132주의 자사주를 갖고 있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 하나금융 부회장 등을 거치면서 주식을 사들였는데, 지난해 3월 하나금융 회장에 취임한 이후로는 아직까지 자사주를 사들이진 않았다.

 

같은 시각 하나금융 주가는 3만9850원으로 전일 대비 100원(0.25%) 하락한 상태다. 또 올해 최고점이었던 1월26일 5만3100원과 비교하면 24.9% 떨어졌다. 

 

이처럼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는 자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은행주가는 계속 하락하는 만큼 주가 부양은 금융지주 회장의 숙제로 남아있다. 

 

이에 이들은 자사주 매입 외에 추가적인 주가 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다. 진 회장과 임 회장은 영국 런던에서 해외 IR 일정을 소화하며 시장과의 스킨십 강화할 예정이다. 함 회장은 지난 5~6일 홍콩에서 투자자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IR 활동을 펼쳤다. 지난 5월에는 윤 회장과 함 회장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IR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