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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 없던 IPO 시장…하반기 '대어' 등장에 펄떡 뛸까

 

[IE 금융]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됐다.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상장 철회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어(大魚)'가 사라진 상반기 IPO 시장에서는 중소형주들이 등장했다. 이 중 상당수가 선방했음에도 IPO 시장 공모액 규모는 예년과 비교해 감소했다.

 

27일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상장기업 수는 총 78개 사다. 2021년(114개 사)과 2022년(115개 사) 전체 상장기업 수 대비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4분기 IPO 시장은 다를 것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지난달 '파두'를 시작으로 '두산로보틱스(두산로보)'처럼 조 단위의 대어가 등장하며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주 일반 공모청약에 나선 두산로보는 개인투자자 자금 33조 원을 끌어모았다. 공모청약에서 개인자금 30조 원 이상을 모은 곳은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약 1년 8개월 만이다. 

 

독서 플랫폼 기업 '밀리의 서재'도 공모청약에서 약 2조 원의 금액을 모을 수 있었다. 올 상반기 상장 철회 후 재정비를 통해 흥행에 성공한 것. 27일 코스닥 상장 첫날 밀리의 서재의 주가는 장 초반 150% 이상의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 최대 3조 원대 몸값이 예상되는 'SGI서울보증보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SGI서울보증은 보증보험 시장에서 독점적인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액 2조6000억 원, 당기순이익 5685억 원을 기록했다. 다음 달 13~19일 수요예측과 일반청약(10월 25~16일)을 거쳐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희망공모가(3만9500~5만1800원)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조7579억~3조6167억 원이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10년 한국지역난방공사 이후 13년 만의 공기업 상장이므로 상장 목적 자체가 지분 94%를 보유한 예금보험공사(예보)의 공적자금 회수에 있다. 일반적인 기업 상장과 달리 상장자금이 회사의 성장에 활용되지 않는 것.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상장에 나선다. 이 기업은 지난 22일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에코프로그룹 가운데 유일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인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국내 최대 전구체 양산능력을 보유한 이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인데, 하이니켈 전구체가 주력 제품이다. 이 회사는 IPO 자금 대부분을 생산 설비에 투입해 늘어나는 전구체 수요에 대응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공모 예정가는 3만6200~4만6000원, 예상 시가총액은 2조5746억~3조2716억 원이다. 내달 30일~11월3일까지 수요예측 진행 후 11월8~9일 일반청약을 시작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지난해 매출액은 6652억 원, 올 상반기에는 5241억 원을 거뒀다. 이 기간 156억 원, 9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스포츠용품 제조사 '동인기연'도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연내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동인기연은 글로벌 아웃도어브랜드 ▲아크테릭스 ▲그레고리 ▲파타고니아 등 40여 개 브랜드 배낭, 등산용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정인수 대표(84%), 2대주주는 큐캐피탈파트너스와 JB자산운용이 설립한 큐씨피 제이비 기술 가치평가(15%)로 지난 2019년 15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IPO 추진을 약속한 바 있다. 

 

바이오디젤 제조업체 '디에스단석'과 메디큐브·널디 브랜드를 소유한 뷰티기업 '에이피알'도 이달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디에스단석은 폐배터리 재활용 신규사업, 에이피알은 해외 신규 시장 진출 등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신영증권 오광영 연구원은 "IPO 대어는 투자자의 관심을 모아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내 IPO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LG CNS ▲SK에코플랜트 ▲CJ올리브영 등은 아직 예심청구를 하지 않아 연내 상장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