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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성장 불확실성 급증…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한 한은

[IE 금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며 6회 연속 3.50%를 이어갔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중 대외적 여건으로 물가와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강조하며 6명 위원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상승률 둔화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 흐름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현재의 긴축적인 기준금리 수준에서 정책 여건 변화를 점검하는 것에 무게를 뒀다는 제언이 따랐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 정책 결정과 관련해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가계부채 추이 ▲금융안정성과 성장 하방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전개양상 등을 따져 긴축기조에 방점을 찍으며 인상 필요성을 가늠한다는 방침이다.

 

올 1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이후 금리 수치에 변화를 주지 않는 금통위는 이달 2·4·5·7·8월에 이어 6회째 동결하며 5.25~5.5%인 미국과의 상단 기준 금리 차 역시 2%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국내 채권 전문가들 역시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점쳤었다. 지난 17일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 52개 기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에게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는 응답자 90%의 동결 전망이었다.

 

장기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낮아진 와중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이 높아져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는 게 금투협 측의 설명이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 다음은 통화정책 방향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 및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의 증가 흐름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추가 인상 필요성은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경기 및 인플레이션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대되었다. 글로벌 경기는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증대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가 상당폭 강세를 나타내는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유가 움직임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파급효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양상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지만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고용은 낮은 실업률과 견조한 취업자수 증가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부진 완화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면서 금년 성장률도 지난 8월 전망치(1.4%)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향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물가는 에너지 및 농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9월중 상승률이 3.7%로 전월보다 높아졌지만,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9월중 3.3%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말에는 3%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내년에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근원물가도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파급영향 지속 등으로 둔화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외환시장은 미 연준의 높은 정책금리 장기화 시사,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장기 국고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상당폭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하였다. 일부 비은행부문의 리스크는 진정되는 모습이다. 주택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으며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되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따라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