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산업] SK텔레콤(SKT)이 악성코드 탓에 벌어진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이후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강구책을 마련 중인 가운데 '유심 재설정(기존 '유심 포맷')' 솔루션을 내놨다.
◇SKT '유심 재설정' 서비스 시작…휴대폰 내 저장정보 '유지'
11일 오전 SKT는 브리핑을 열어 유심 재설정 서비스를 이달 12일부터 시작한다고 안내했다. 유심 재설정은 내 휴대전화에서 쓰던 유심 정보를 일부 변경해 유출된 정보와 다르게 만드는 조치를 의미한다. 물리적으로 실제 유심을 바꾸지 않아도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낸다는 게 SKT의 설명이다.
현재 SKT는 유심을 이달 500만 장에 이어 6월 577만 장을 확보해 더욱 속도를 높여 교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재고 부족으로 유심을 교체 못 하는 고객은 없지만, 유심을 갈아 끼울 때 생기는 번거로움은 오롯이 고객이 감당해야 한다. 교체 시 주소록이나 문자 백업, 공증 인증서와 페이 애플리케이션(앱) 재발급, 티머니 환불 등 각종 재설정이 필요하기 때문.
그러나 유심 재설정은 변경하는 정보 외에 유심 내 사용자 저장 정보를 유지하기 때문에 금융인증서나 티머니, 연락처 등을 재설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삼성페이의 경우 재설정이 필요한데, 두어 번의 터치를 통해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SKT망에서 정보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존 유심 교체처럼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 SKT는 유심 교체 문자를 받고 T월드에 방문하는 고객을 우선으로 유심 재설정과 유심 교체 중 선택 사항을 제안하며 추후 대상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또 유심 재설정을 한 고객이 실물 유심을 원할 시 1회는 무료로 진행한다.
◇T월드 매장 보상 고심…핫라인 구축 통한 현장 청취 시작
SKT는 자사 고객 보호 외에도 T월드에 대한 보상도 강구 중이다. 앞서 지난 5일 이 회사는 더 빨리 고객의 유심을 교체하기 위해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의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했다. 특단의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T월드 전국 매장은 고객의 유심 교체 업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고객 모집 중단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SKT는 추후 발생한 매장 영업 손실에 대해서는 모두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리점이 겪는 손실 규모나 지급 방식 계획을 내놓지 않아 점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많은 고객이 유심 교체를 위해 방문하고 있지만,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업무량은 제한됐기 때문인데 이 과정에서 불만을 터뜨리는 일부 고객의 대응도 감수해야 한다.
이날 자정 기준 유심 교체를 끝낸 고객은 143만 명이지만, 잔여 예약 고객은 722만 명이나 된다. 이런 와중에 고객에게 생소한 유심 재설정을 도울 경우 업무가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T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은 "이 서비스도 예약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런 기능을 설명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후에는 업무 처리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응대했다.
아울러 SKT는 대리점과의 상생 논의를 위해 함께 본사와 지역, 대리점이 소통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매일 현장을 청취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고안 중이라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SKT는 T월드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업무를 처리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이미 지원 중이며 고객 내방 시 제공할 수 있는 생수 등을 배포한다는 구상이다.
정확한 영업 중단 보상안에 대해서 SKT 임봉호 MNO사업부장은 "신규 영업 중단 보상은 별도로 준비 중인데, 중단이 해제되는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