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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봐라] 폭염·예삭 삭감도 막지 못한 열기…카카오뱅크 후원 힘입은 정동진독립영화제

 

피부에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과 온몸을 휘감은 끈적한 습기도 정동진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습니다. 지난 1~3일 강원도 강릉시 정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제27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올해 역대 최다 관객을 모았는데요.

 

주최사 강릉씨네마떼끄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 첫날 방문객은 1만1359명으로 지난해 총 영화제 기간 방문객 수인 1만4553명과 근접한 수치를 보였는데요. 이어 둘째 날 1만1901명, 마지막 날 4000여 명이 찾으면서 총 누적 관객 수 2만7256명을 기록, 3년 연속 최고 방문객 수를 경신했습니다.

 

 

대폭 삭감된 예산도, 기록적인 폭염도 정동진영화제의 열기를 막을 수 없던 셈이죠. 올해는 총 27편의 장·단편 영화가 상영됐는데요. 저는 10편의 영화를 볼 수 있었던 이틀째인 2일에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저는 더위에 매우 취약한 편임에도 이 영화제를 좋아하는데요. 극강의 더위에 지쳐 나가떨어질 때쯤 해가 지면서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반딧불이와 함께 보는 야외 상영의 맛을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 마시는 맥주도요.

 

 

올해 영화제는 '모두가 문턱 없이 즐기며, 기후위기 대응을 함께 실천하는 영화제'라는 모토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개막식과 GV(관객과의 대화)에는 문자 통역이 함께하며 농인 부모의 자녀로 구성된 모임 '코다피플'이 진행하는 수어통역도 별도 LED스크린으로 제공했는데요.

 

더불어 강릉관광개발공사가 휠체어 리프트 특장차량과 운전기사를 무료 후원해 전보다 장애인 및 이동약자의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기존 수어 통역 제공 외에도 홍보 부스에 수어 안내 요원을 추가 배치했으며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전용 화장실과 이동형 경사로, 진입판을 설치했고요.

 

'지속 가능한 영화제'를 위한 기후위기 시대에 발맞춘 친환경 실천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들은 내일협동조합과 협력해 자원순환팀을 운영, 영화제 현장의 분리수거와 자원 재활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는데요.

 

정동진영화제 김진유 집행위원장은 이날 영화 상영 전 올라와 "어제(첫날) 관객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오늘도 경신할 것 같아 준비한 보람이 있다"며 "강릉시에서 올해 지원 예산을 작년 1억200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삭감했음에도 지속 가능한 영화제, 문턱 없는 영화제를 위해 카카오뱅크가 힘을 써줬다"고 언급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말처럼 카카오뱅크는 이번 영화제에 유일한 민간 후원사로 참여해 5000만 원을 기부했는데요. 이 기부금은 수여 통영 안내용 LED 스크린, 무료 셔틀버스,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임시 화장실 및 경사로 등에 활용됐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입장할 때부터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입구에서 방문객에게 재사용이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키트'와 재활용할 수 있는 '조립형 종이 의자'를 나눠줬기 때문입니다. 제로웨이스트 키트는 샴푸바, 대나무칫솔, 고체치약 등 친환경 상품 4종으로 구성됐는데요.

 

 

종이의자의 경우 영화를 등을 기댈 수 있는 튼튼한 뒷받침과 음료나 맥주, 생수 등을 꼽을 수 있는 컵홀더가 있어 더욱 편리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구현됐습니다. 사흘간 각각 총 1000개를 제공했다네요.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 관계자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Q. 이번 영화제의 유일한 민간 후원사로 참여하게 된 이유?

 

A. 2500만 고객과 함께하는 카카오뱅크는 '모두의 은행'이라는 타이틀처럼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 문턱을 낮추고 더 많은 고객들께 혜택을 드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런 일환으로 메세나(문화·예술·체육) 분야에서도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문화 활동 지원을 추구하고 있다.

 

20년 넘게 무료로 영화를 상영 중인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특히 배리어프리처럼 장애인·비장애인 모두를 고려하는 영화제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지향하는 부분과 잘 부합해 올해 처음으로 민간 후원사로서 기부를 진행했다.

 

Q. 현장에서 방문객에게 '종이의자'를 지원하게 된 까닭은?

 

A. 정동진독립영화제는 관람객의 연령 제한 없이 진행되는 행사이므로 어르신을 포함한 모든 관객의 편안한 관람을 위해 조립형 종이의자를 제공하게 됐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지속 가능한 자원인 '종이'를 선택했으며 재활용에 용이하도록 후렉스 인쇄 방식으로 제작했다.

 

종이의자는 다시 재사용이 가능해 관객들이 가져가는 경우도 있었으며 현장에 남은 의자는 업체에서 수거해 재활용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2월6일 열렸던 '서울독립영화제(서독제)'에 금융사 중 유일한 후원사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밖에서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친환경 마라톤과 같은 각종 문화예술 지원에 힘을 쓰고 있는데요.

 

 

지난해 이 은행의 메세나(문화·예술·체육) 부문 사회공헌활동액 규모는 1억9400만 원으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 300만 원, 토스뱅크 0원) 중 압도적인 금액입니다.

 

올해 정동진영화제에 방문하면서 절실하게 느꼈던 점은 기상이후로 인한 폭염이었는데요. 재작년, 지난해보다도 올해 유독 더위 탓에 움직이기 힘들어 "내년에는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폭염일수는 14.5일로 평년보다 10.4일 많았는데, 구미, 청주, 대전, 서울 등 62개 지역 중 31개 지역에서는 한 달의 절반 이상 동안 폭염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대관령에 1971년 관측 이래 처음 폭염이 관측됐고요.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영화제가 지속되려면, 우리 각자의 작은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그리고 내년에는 조금 더 시원한 바람과 함께 별빛 아래에서 영화를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