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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신용사면에 카드업계 신음…연체율 상승 우려 비상

 

[IE 금융] 최근 정부가 역대 최대 신용사면을 진행하는 가운데 카드업계가 시름에 빠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연체 채무를 전액 상환한 개인 및 개인사업자 약 370만 명의 신용을 돌려놨다. 대상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올해 8월 중 발생한 5000만 원 이하의 채무를 올해 12월 말까지 전액 상환한 사람이다. 빚 상환을 완료한 257만7000명은 연체 이력이 삭제됐으며 아직 갚지 못한 약 112만6000명도 상환을 마치면 별도 신청 없이 신용점수가 30~40점 상승한다.

 

이번 신용사면을 통해 약 29만 명이 새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들이 카드나 카드론을 이용할 경우 카드사에는 즉각적인 수익으로 이어지지만, 동시에 다시 연체로 빠져 연체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작년 3월 이뤄진 신용사면 당시에는 약 15만 명이 나이스(NICE)신용평가 기준 신용점수 645점을 충족해 신용카드 발급 조건을 충족했다. 이때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작년 1월21일까지 발생한 2000만 원 이하 연체자를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이후 신용사면을 받은 사람 중 약 33%가 다시 연체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와 한국평가데이터신용평가사에서 받은 자료를 살피면 지난해 신용사면을 받은 286만 명 중 95만5559명이 지난 7월 기준 연체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카드사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금감원) 통계를 보면 작년 3월 말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 등 국내 8개 전업 카드사 연체율은 1.47%였지만, 올 3월 1.61%까지 치솟았다. 이어 지난 6월 기준 평균 연체율은 1.88%로 전년 동기 대비 0.12%포인트(p)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2분기 카드론 연체율도 지난 2021년 말 1.7%에서 2.4%까지 올랐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한은) 관계자는 가계 소득 여건 악화와 경기 둔화가 맞물린 결과라며 "카드론을 중심으로 대출차주의 경기민감도와 취약성이 증대되면서 향후 경기 상황에 따른 추가 부실 발생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올해 신용사면을 통해 발급 대상이 배로 늘었다는 것. 일단 카드업계는 신용카드, 대출과 같은 중심 수익 구조 중심의 기존 영업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시장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한편, 올 상반기 전업 카드사 8곳의 합산 순이익은 1조25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3% 감소했다. 총수익은 늘었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카드론 규제 강화 ▲대손충당금 증가 ▲조달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순익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