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금융] 금융감독원(금감원) 이찬진 원장이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투자자 최우선 원칙'을 당부하며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에 대해 강도 높은 감독을 진행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는 금감원, 금융투자협회, 20개 자산운용사 CEO가 참석한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투자자보호 방안과 자산운용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자산운용업계 핵심 책무로 ▲투자자 보호 ▲생산적 금융 전환 ▲공정한 경쟁 질서 ▲수탁자 책임 강화를 제시했다.

이 원장은 "금융상품 설계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서 투자자, 운용사, 감독당국의 시선이 일치돼야 한다"며 "투자위험을 보다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체계 정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원칙이 자산운용업계에서 기본이어야 하지만, 반복적으로 강조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말도 보탰다.

또 그는 자산운용사가 생산적 금융 중심에 서야 한다고도 짚었다. 스타트업과 혁신기업 관련 투자 확대, K-벤처 생태계 참여를 통해 모험자본 공급자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한 것.

그는 최근 보이는 과열된 경쟁 양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 원장은 "단기 수익 중심의 상품 쏠림, 유사 상품 양산, TDF 운용에서의 분산투자 원칙 미준수 사례 등이 문제"라며 "이 같은 흐름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도 공모펀드의 보수 체계도 소비자 신뢰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라면서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발언 말미에서 이 원장은 "자산운용업이 '돈을 굴려 돈만 버는' 금융이 아닌, '가계자산과 경제를 키우는' 금융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투자자 시선에서 상품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것이 2026년 붉은 말의 해에 업계가 던져야 할 화두"라고 제언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자산운용사 CEO들도 이 원장 방향성에 공감하며 저성장 국면과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시장 중심의 생산적 금융 전환이 시급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더불어 국민과 자본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국민성장펀드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와 국민성장펀드 안착을 위해 축적된 역량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에 가상자산 상품이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요청했으며 장기투자 인센티브 대상에 펀드를 포함하고 펀드투자자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같은 세제 혜택 확대도 요청했다.

자산운용사 CEO들은 "책임 있는 기관 투자자로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충실히 이행해 기업·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고,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