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E 금융]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세 번째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가운데 최우형 행장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의 공식 임기는 작년 12월 31일까지였지만, KT 인사가 3월 말로 미뤄지면서 이사회가 3개월 임기 연장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최 행장은 IPO 완주에 대한 막대한 짐을 안게 됐다.
5일 케이뱅크 최우형 행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IPO 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강점과 상장 이후의 계획을 발표하며 "기분 좋은 금융생활이라는 은행 슬로건의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알렸다.
◇IPO 삼수생 케이뱅크, 공모가 하향 후 재도전 "시장 눈높이 반영"
앞서 케이뱅크는 두 번의 IPO를 시도했는데, 지난 2023년 첫 번째 도전 당시에는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을 대표 주관사, 삼성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한 뒤 작업에 들어갔지만 투자심리 위축과 같은 이유를 대며 상장을 철회했다.
이어 2024년 6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해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두 번째 상장 주관사로 고른 뒤 상장 절차를 밟았지만, 탄핵정국 및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과 같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주식시장이 부진해지자 올바른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 또다시 IPO를 연기했다.
케이뱅크는 오는 7월까지 상장해야 하는데 시간상 이번 도전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이 은행은 지난 2021년 6월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 등 재무적투자자(FI)들과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동반매각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 조항을 걸었는데 이 기한이 올해 7월까지다.
케이뱅크 공모 규모는 총 6000만 주, 희망 공모가는 8300~9500원으로 범위 상단 기준 공모액은 5700억 원이다. 지난 IPO 당시에는 희망 공모가가 9500~1만2000원이었으며 공모 주식은 8000만 주였다.
상장 완료 시 예상 시가총액은 3조3672억~3조8541억 원으로 지난 번 목표치 5조 원보다 1조 원가량 낮아진다.
최우형 행장은 "시장 눈높이를 반영해 이전 대비 공모가를 낮추고 상장일 유통가능물량을 조정하는 등 주주친화적 공모 구조를 마련했다"며 "확보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역량을 강화해 고객과 주주 모두에게 신뢰받는 혁신 금융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오는 10일까지 진행하는 수요 예측을 거쳐 같은 달 12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청약은 오는 20~23일이며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가능하다. 상장일은 오는 다음 달 5일이다.
◇은행 본업서 탄탄한 수익 구조 구축…업비트 의존도 우려 '일축'
지난 2016년 1월 국내 1호 인터넷은행으로 등장한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조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이후 간편한 비대면 프로세스와 디지털자산 역량 강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외부 파트너십 확대 덕분에 성장성과 수익성을 빠르게 키워갔다. 그 결과 지난 2024년에는 1281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 고객은 1553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여신 잔액은 18조4000억 원, 수신 잔액은 28조4000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작년에만 유입된 고객 수는 약 280만 명이었으며 대출 자산도 10% 이상(지난해 9월 기준) 늘었다. 연체율과 대손비용률 역시 크게 개선되며 은행 본업 순이익은 2024년 3분기 348억 원에서 작년 3분기 788억 원(+127%)까지 뛰었다.
케이뱅크만의 제휴 생태계인 '오픈 에코시스템' 전략 역시 이런 성장세에 한몫했다. 현재 이 은행은 이를 통해 디지털자산거래소 업비트와 국내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 네이버페이와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제휴 관계를 유지한 업비트와는 의존도 우려에 대한 시선도 존재한다. 작년 3분기 말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치금은 약 3조2000억 원으로 전체 수신액의 14%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최 행장은 "업비트 예치금은 시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지만, 케이뱅크 본연의 뱅킹 예금이 압도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영향이 없다"며 "최근 2년간 유입된 600만 명의 신규 고객 중 90%가 케이뱅크 본연 업무를 위해 들어왔다"고 일축했다.
◇새 먹거리 디지털자산 선제적 진입…중기대출·플랫폼 확대도 구상
케이뱅크는 미래 디지털자산인 스테이블 코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제화가 마무리되는 즉시 컨소시엄에 적극 참여해 발행을 시작하고 국내에서는 BC카드(비씨카드) 결제 인프라를 활용한 대형 플랫폼과의 제휴 확대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양한 은행과 디지털자산사와 함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최 행장은 "예를 들면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송금하면 원화가 태국 밧화(THB)로 즉시 변경돼 현지 은행 계좌에 입금되고 스테이블 코인을 살 수 있다"며 "기존 이런 서비스는 여러 단계를 거쳐 약 3일이 걸리고 평균 수수료는 3만8000원이지만, 우리 서비스는 실시간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시에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또 케이뱅크는 정부가 법인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허용함에 따라 타 은행보다 차별화된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케이뱅크는 국내 디지털자산 예치금 점유율 1위며 189개 기관의 최다 디지털자산 법인 계좌를 확보한 은행이다.
이와 함께 이날 케이뱅크는 현재 가계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기업대출로 넓혀 오는 2030년까지 가계와 SME(개인사업자, 중소기업) 비중을 5대 5로 맞춘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 행장은 "인터넷은행 최초 법인 비대면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혁신 서비스를 준비 중이고 내년 초 출시가 목표"라며 "먼저 보증대출과 담보대출부터 시작해 차차 신용대출까지 늘릴 것"이라고 제언했다.
앞서 언급한 오픈 에코시스템을 통한 리테일 및 플랫폼 기반 강화도 진행 중이다. 일례로 올 하반기에는 무신사와는 '무신사 머니 제휴 통장'과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에는 네이버페이와 제휴를 통한 새로운 신용대출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최 행장은 "이는 단순한 제휴가 아닌, 파트너사와 연결된 오픈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장기 목표인 금융생활 플랫폼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객 대상 밀착형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파트너사와 고객 트래픽 증대 및 새 비즈니스 성과를 함께 나눌 것"이라며 "바스(Baas·Banking as a Service, 금융사 상품 및 서비스를 비금융사에 제휴를 통해 제공)형 플랫폼을 수익화하는 첫 번째 은행이 되겠다"고 부연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