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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액인건비제 둘러싼 갈등" 두 번째 출근 시도 장민영 기업은행장, 노조 저지에 또다시 무산

 

[IE 금융] IBK기업은행 장민영 행장이 임명 19일째인 10일 오전 8시36분께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했지만, 또다시 무산됐다. 장 행장은 앞서 임기 첫날인 지난달 23일 기업은행 노동조합(노조) 출근길 저지에 발길을 돌렸으며 현재 본점 인근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장민영 행장은 "나 역시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라며 노조와 약 4분 동안 대화를 나눴지만, 노조에 강력한 반발로 본점에 들어가지 못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주차장부터 본점으로 들어가는 입구까지 등장, 총액인건비로 발생한 시간외수당 지급 없이 출근도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 자리에서 기업은행 류장희 노조위원장은 "작년 2조7000억 원 수익을 냈고 배당으로 다 들어갔지만, 직원들 임금, 시간외수당은 1원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장 행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답을 내놨다.

 

이후 장 행장은 "총액 인건비 한도에서 기업은행 특수성을 감안, 부분적으로 예외 승인을 허용해 달라고 계속 얘기 중"이라며 "정부와 큰 틀에서 공감대는 형성됐으며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출근 저지를 이해하지만,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노조에서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하면서 정부와 협상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업은행 노조는 '수년째 듣는 얘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류 노조위원장은 "행장이 여러 회의에 참석하고 경영 계획들을 발표하는 데 있어 노조가 이를 막고 있지 않다"며 "이제는 답을 가져와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들 노조는 총액인건비제 탓에 시간외근무 수당이 보상 휴가로 대체됐지만, 이를 실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임금 체불'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초과 수당 대신 지급된 휴가 가운데 미사용 일수는 1인당 35일이다. 이를 수당으로 환산하면 1명당 600만 원이며 전체 직원로 계산하면 780억 원이다.

 

앞서 류장희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상장기업인 기업은행의 특수성을 인정해 인력과 예산 면에서 자율성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럼에도 대통령이 지시한 후 금융당국은 이행계획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총액인건비제와 관련한 사측의 답이 있을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역대 기업은행장 중 출근 저지 투쟁이 가장 길었던 사례는 윤종원 전 행장이다. 윤 전 행장은 취임 27일째가 돼서야 첫 출근을 할 수 있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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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인건비 제도는 지난 2007년부터 시행된 '공공기관 샐러리캡(salary cap·인건비 상한제)' 제도. 1년에 사용할 인건비 총액을 정한 뒤 그 범위 안에서 각 공공기관이 자유롭게 집행.

 

이에 따라 공공기관은 정부가 매년 정하는 인상률 상한 이내에서 인건비 예산을 책정해야 함. 그러나 인건비 상한선이 정해지면서 초과 근무 수당을 돈이 아닌 휴가로 지급해 사실상 임금 체불로 보여짐. 인건비 총액이 정해져 있어 야근해도 수당을 줄 수 없는 상황도 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