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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사이] 보이지 않지만 그냥 넘길 수 없는 페이지

 

집에 계신 누군가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한 권입니다. 전기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유명인들의 현재까지 행적을 다룬 만화책인데 특히나 축구선수들 얘기를 좋아하네요. 책장을 정리하다가 무심코 몇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냥 지나쳤던 하나를 알게 됐습니다. 저만 몰랐던 거겠죠. 전 나름 충격이었습니다.

 

 

페이지 숫자가 없습니다. '슈퍼 소니' 손흥민 선수가 주인공인 편인데 문득 손흥민 선수의 등번호와 같은 일곱 번째 페이지엔 숨겨진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사실 요즘 추리퀴즈를 좀 풀고 있어서)에 넘겨봤거든요. 그래서 다른 책들도 다 살펴봤더니 역시나였습니다. 소개글과 목차가 있는 페이지는 숫자가 없다는 걸 태어난지 몇 십 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다니…

 

또 하나 정보를 넣자면 세계 최고 야구 무대인 메이저리그의 역대 최고령 투수는 1965년 59세의 나이로 경기를 뛴 사첼 페이지입니다. 본명은 르로이 로버트 페이지 (Leroy Robert Paige)로 1906년 7월 7일 태어나 1982년 6월 8일 세상을 떠난 미국 알라바마주 모바일 출신의 투수입니다.

 

우투우타로 ▲버밍험 블랙 바론스(1927~1930) ▲피츠버그 크로포즈(1931-1934) ▲캔자스시티 모낙스(1935) ▲피츠버그 크로포즈(1936) ▲캔자스시티 모낙스(1940~1947) ▲클리블랜드 인디언스(1948-1949)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1951-1953) ▲캔자스시티 어슬레틱스(1965)에서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니그로리그와 멕시칸리그에서 활약하다가 1948년 불혹을 넘긴 42살의 나이에 메이저리그로 무대를 옮겼습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의 최초 메이저리그 흑인 투수로 1953년 은퇴 후 12년이 지난 1965년 58세 때 캔자스시티 애슬레틱스에서 컴백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3이닝 선발 등판해 최고령 기록을 세우게 된 사첼 페이지는 1971년 명예의 전당 입성했고 1982년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데뷔한 1948년에 150km 이상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불펜, 선발 가리지 않고 등판해 시즌 6승 1패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했습니다. 첫 3경기 등판 당시 20만 명 정도의 팬들이 각 구장마다 몰릴 만큼 대단한 인기스타였다고 하네요. 45살이던 1952년에는 12승 10패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했으며 1952년에는 역사상 최고령 완봉, 완투승을 거뒀다고 합니다. 

 

1953년 은퇴 선언 후 초연(超然)하게 살다가 1965년 연금법 개정으로 3이닝이 부족해 연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캔자스시티 애슬레틱스가 59세의 사첼 페이지를 영입했습니다. 환갑이 임박한 사첼 페이지는 보스턴 레드삭스 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연금수령 이닝이터가 된 후 다시 은퇴를 하기에 이릅니다. 메이저 통산 기록은 5시즌 28승 3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3.29입니다.

 

은퇴 이후 밀워키 브레이브스에서 투수 코치로 2년간 일하다가 기술했듯 1982년 영원한 잠에 빠지게 됐습니다. 여담으로 역시나 메이저 레전드인 '컨트롤의 마법사' 그렉 매덕스는 사첼 페이지를 너무 존경해 딸은 아만다 페이지(Amanda Paige), 아들에게는 사첼 체이스(Satchel Chase)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