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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카카오뱅크 고평가' 진단한 까닭은?

 

[IE 금융] 다음 달 초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업가치가 고평가라는 보고서가 등장했다. 

 

19일 메리츠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증시 상장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으나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며 "은행이냐 플랫폼이냐는 소모적인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해외 비교기업 선정, 국내 상장은행 대비 약 10배 수준의 밸류에이션 멀티플 부여 등은 분명 불편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산업 규모, 재무, 사업 유사성을 고려해 해외 비교기업을 선정했다고 말했지만, 금융업이 갖는 국가·지역별 특징, 금융당국 규제 강도 등은 배제한 채 해외 디지털 금융사업자를 동일 선상에 높고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아전인수식 해석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은행업은 기본적으로 자본력에 기반한 레버리지 산업으로 통상 자기자본 대비 약 10배 내외의 레버리지를 사용하는데, 카카오뱅크는 기업대출 취급 한계 탓에 이보다 낮은 약 8배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 실적은 P(NIM), Q(대출), C(충당금)의 조합인데, 원화대출 규모가 250조 원을 넘어가는 시중은행의 경우 Q보다 P와 C의 실적 민감도가 높게 나타나나 카카오뱅크는 그 반대"라며 "아직 보유 자본 대비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만큼 대출성장률에 대한 가정이 실적 추정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은 연구원은 "현재까지 카카오뱅크 성과는 고무적이나 가계대출 시장에서의 성장률 또는 침투율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며 "이는 대출시장에서 플랫폼 경쟁력만으로는 추가적인 성장률 확보에 한계가 있음을 보였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 15일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도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본질인 은행업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은행법이 요구하는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이는 곧 국내 은행들과 차별화되는 비은행 서비스로 확장이 어렵다는 뜻이고 결국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비교회사 선정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었다. 그는 "카카오뱅크가 공모가 산정에 사용한 비교회사 4곳 중 그나마 사업의 유사성이 가장 높은 회사는 러시아 TCS그룹 홀딩"이라며 "TCS그룹 홀딩과 비교해도 ROE(자기자본이익률)가 현저하게 떨어져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