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산업] 약 11년간 시장을 지배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시장은 이전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는 중.
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단통법이 폐지된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번호이동 건수는 총 15만2411건, 일 평균 약 1만5000건 수준. 이는 SK텔레콤(SKT) 해킹 사태 전인 지난 4월 초중순(일일 7000~1만 건) 대비 두 배 증가했지만,올해 5~6월과는 유사한 수준.
이는 고객이 통신사를 바꿀 만큼 단말기 교체 과정에서 가격 이점에 대한 실질적인 체감을 하지 못하기 때문. 현재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 구매 시 월 10만 원 이상 고가 요금제를 약 6개월 유지할 경우 60만~80만 원 수준의 추가 지원금을 제공하는 중인데, 단통법 폐지 이전의 공시지원금과 비슷하다는 게 업계 설명. 일명 '성지'라고 불리는 곳에서는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지만, 이는 시장의 극히 일부.
이는 먼저 나서서 매 맞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 한 이통사가 보조금을 대폭 풀면서 출혈 경쟁이 시작되면 시장 혼탁의 주범이 될 수 있기 때문.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마케팅을 열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눈에 띌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
더불어 최근 신제품들이 가격 장벽이 높아 교체를 망설이는 고객도 다수. 또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단말기만 구매하는 자급제폰 구입이 증가한 점도 영향을 끼침. 단통법이 처음 시행된 지난 2014년만 해도 이통 3사 매장이 주 유통망이었지만, 현재는 자급제로 단말기만 구매한 뒤 알뜰폰(MVNO)으로 개통, 요금을 아끼는 고객이 대폭 확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자급제 단말기 이용률은 32.6%, 즉 단말기 3대 중 1대는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 등에서 직접 구입한 것으로 집계. 전체 이동통신 회선 중 알뜰폰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9년 말 6.85%에서 올해 5월 17.47%로 급증.
다만 업계는 3분기 이후를 주목 중. 고가임에도 수요가 몰리는 애플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되면 가입자 유치 경쟁이 슬슬 일어날 가능성이 높음.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 S26' 시리즈도 경쟁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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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총 번호이동자 수는 92만5672명으로 전월 대비 38.86% 증가.
지난달 SKT 가입자는 전월보다 9만1267명 줄었는데, 이 회사에서 KT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13만1108명,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13만9451명. 알뜰폰(MVNO)을 택한 가입자는 7만4958명. 반면, KT·LG유플러스·알뜰폰에서 SKT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25만4250명으로 집계.
이 기간 KT는 4만1404명의 가입자가 늘었는데, SKT·LG유플러스·알뜰폰에서 KT로 이동한 고객 수는 17만2444명. LG유플러스 역시 3만6005명 순증했다. SKT·KT·알뜰폰에서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18만1789명.
알뜰폰 가입자 수도 계속 확대 중. 지난 6월 5996명에 이어 7월 1만3858명이 유입된 것. 알뜰폰 사업자 간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20만2884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