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에디코의 매일 정보 시리즈 '오늘의 깜지'를 참고하면 1971년 오늘, 인천 중구 실미도에서 북한 침투작전 훈련 중 가혹한 대우를 견디지 못한 684부대원 24명이 무장 탈영해 군·경과 교전을 벌이다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교관, 기관병들을 살해하고 탈출한 부대원들은 버스 탈취 후 인천을 경유해 서울까지 진입한 뒤 경찰 2명과 민간인 6명이 사망하는 총격전을 벌이다가 수류탄으로 자폭했고요. 생존자 4명은 군사재판 끝에 1972년 3월10일 사형됐는데 당시 정부는 북한 무장공비 침입으로 발표했다가 군 특수범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2003년 크리스마스이브에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 '실미도'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죠. 영화는 훈련병들의 개인적인 서사와 감정에 초점을 두고 제작한 만큼 영화 속 대사나 일부 설정은 실제 역사적 사실과 차이가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영화 주인공 강인찬 등 대부분 등장인물은 실존 인물이 아닙니다. 영화의 원작 소설을 쓴 백동호 작가는 교도소에서 만난 한 재소자에게 영감을 받아 강인찬이라는 인물을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고요.
실제 684부대에서 실미도 훈련병들은 이름 대신 공작원으로 통칭했고 신상 또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대사 역시 마찬가지죠. 인물들의 심경과 영화 전개를 더욱 극적으로 몰아가고자 허구의 요소를 더한 겁니다.
안성기가 맡아 열연한 최재현 준위의 "날 쏘고 가라"는 대사는 영화의 비극적인 상황을 짧으면서도 강렬하게 담았죠.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 "비겁한 변명입니다!"는 설경구가 연기한 강인찬 훈련병의 임무 완수를 위한 의지를 잘 대변했고요.
이처럼 감독을 비롯한 영화 제작 관계자들은 극적 재미를 위해 상징성을 부여한 대사를 만들어 관객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라는 사실을 인지하던 관객들도 해당 사건이나 사고를 다시 접할 때 영화 대사의 여운이 남아 실제 발언처럼 착각하게 되는 거죠.
이처럼 실제 발언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거나 가상이지만 영화적 장치로 추가된 실화 바탕 우리 영화 속 명대사들 알아보면서 이번 편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살인의 추억, 2003) : "밥은 먹고 다니냐?" - 형사 박두만(송강호 扮)
·5·18 민주화운동(화려한 휴가, 2007) : “우리는 폭도가 아니야!” - 택시기사 강민우(김상경 扮)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추격자, 2008) : "4885 너지?” - 전직 형사 엄중호(김윤석 扮)
·판사 석궁 테러 사건(부러진 화살, 2012) -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대한민국에 전문가가 어디 있어? 사기꾼 빼고" - 수학교수 김경호(안성기 扮).
·부림 사건(변호인, 2013) : "국가란 국민입니다" "이런 국가면 전 때려치우겠습니다!" -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扮)
·이랜드 비정규직 사태(카트, 2014) : “오늘, 우리는 해고됐습니다” - 대형마트 비정규직 직원들(염정아 등)
·일제강점기(암살, 2015) : "알려줘야지.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고" - 의열단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扮) ; "잊혀지겠죠… 미안합니다" - 의열단장 김원봉(조승우 扮)
·일제강점기(밀정, 2016) : "우리가 실패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누군가 이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 의열단 리더 김우진(공유 扮) ; "밀정에게도 조국은 하나뿐이오… 마음의 움직임이 가장 무서운 거 아니겠소" - 의열단장 정채산(이병헌 扮).
·5·18 민주화운동(택시운전사, 2017) :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어. 너무 미안해서, 꼭 데리고 와야 돼" - 택시기사 김만섭(송강호 扮)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재심, 2017) - "내가 법정에서 증명해 줄게" - 변호사 이준영(정우 扮)
·12·12 군사반란(서울의 봄, 2023) : "넌 대한민국 군인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어" -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扮) |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플러스 생활정보
과거 사용하던 방화(邦畫)라는 용어는 '나라 방(邦)'과 '그림 화(畫)'를 합친 한자어로 '자국에서 만든 영화'를 의미. 우리나라에서 '한국 영화'를 뜻하는데 일본어의 영향을 받은 옛 용어인 만큼 지금은 '국산 영화' 또는 '한국 영화'로 순화해 사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