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무장친위대 역할을 자처하다가 군 수뇌부 축출을 요구하며 반기를 든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전일 자신을 애국자로 지칭하면서 투항은 없다고 강하게 선을 긋더니 목표였던 모스크바 침공을 미룬 채 하루 만에 철수를 발표했습니다. 푸틴의 반역 선언에 맞섰던 프리고진은 젊은 시절 사기꾼, 동화책 작가, 외식사업가 등 종잡을 수 없는 인생을 살던 중 국가 수장의 요리사로 최측근이 됐다가 지난 2014년에 특수부대 전역자 등을 모아 바그너 그룹을 창설했습니다. 이후 친러 정권 국가를 위해 전쟁범죄 혐의로 아랑곳 않고 러시아 정규군이 나서기 어려운 일들을 처리하던 중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나섰으나 지금은 러시아 정부와 불편한 관계가 됐고요. 러시아 정규군보다 월등히 앞선 전과를 거둔 바그너 그룹은 자신들을 못마땅하게 여긴 러시아의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이 결국 이달 23일 바그너 병사들에 대한 공격을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시각으로 24일 오후까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에 위치하며 보로네시까지 장악했던 프리고진은 당초 모스크바 진격을 예고했었는데요. 푸틴의 지도력에 흠집을 낸 것은 물론 국민과 병사들의 안전보장 등 적절한 거래를 마쳤는지 오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프리고진의 형사입건 취소 방침을 밝힌데 이어 바실리 골루베프 로스토프 주지사는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로스토프를 떠나 진지로 복귀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는 푸틴의 또 다른 의복(義僕)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가 통했다는 전언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다행스럽게도 25일 현재까지 우리 국민의 피해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부 당국자의 말을 빌리면 한국 정부는 바그너 그룹의 로스토프 진입 소식을 접하자마자 로스토프주 주도인 로스토프나도누 거주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해 체류자 9인의 안전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1807년 시로 승격한 로스토프나도누는 로스토프라고 줄여 부르기도 하며 러시아 남부 연방관구로 볼가강과 돈강 운하와 함께 캅카스 지방 및 우크라이나 동부를 잇는 지리상의 요충지입니다. 1941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의 침공 이래 근 80년 만에 다시 무장병력에게 점령당한 로스토프가 앞으로도 살육을 저지르는 인간 백정들이 아니라 그저 군인들이 잠시 거치는 길목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이곳은 2000년대 들어서기 이전에 이미 백정 때문에 충분히 몸살을 앓았으니까요. 아시는 독자 분도 많겠죠? 로스토프의 백정이라고 불리는 옛 소련의 연쇄살인마이자 식인귀 안드레이 로마노비치 치카틸로. 1936년, 우크라이나에서 빈궁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난 치카틸로는 선천적 허약체질과 시력상실, 암울한 집안 내력, 어린 시절 따돌림 등 힘든 시절을 보내다가 로스토프 대학에 입학했고 30대 중반 적지 않은 나이에 교원 자격을 취득해 교단에 오릅니다. 그러다 학생들과 수영을 하던 중 한 여자아이에게 성욕을 느끼고 범행을 저지르려다가 신체적인 문제로 실패했지만 그의 악마적인 본능을 깨우고야 맙니다. 결국 1978년경부터 로스토프의 백정이 된 42세의 치카틸로는 정액샘플의 혈액형(A형)과 실제 혈액형(AB형)이 다른 특이체질인 까닭에 검시관들이 짐승의 짓으로 착각할 만큼 잔혹하게 53명의 목숨을 마음껏 유린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10년이 넘는 기간 살해당한 이들은 53명 정도라는 조사보고서가 있지만 정확한 피해자 수는 여전히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또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면서 차분하게 조사에 임하던 치카틸로가 심문을 통해 범행 일체를 자백한 후 한 말은 놀랍게도 N번방 사건의 조주빈을 떠오르게 합니다. 자신을 잡아 살인을 끝낼 수 있게 해줘 고맙다고 말한 치카틸로는 무슨 짓을 해서든 사형만은 피하기 위해 정신이상자 행세를 했으나 결국 1994년 2월14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집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오는 28일 마침내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되는데요. 공식적으로 한 살, 생일이 지나지 않으면 두 살씩 어려지게 됩니다. 다만 제도 도입 초기에는 혼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만 나이 통일법 시행이 보험 계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보험은 나이별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다르고 보험료 인상이나 인하 폭도 연령대에 바뀌기 때문에 나이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다면 보험권에서도 만 나이가 적용될까요?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보험은 생일 전후 6개월을 기준으로 하는 일명 '보험나이'가 적용되는데요. 보험나이는 계약일 현재 실제 만 나이를 기준으로 6개월 미만이면 끝수를 버리고 6개월 이상이면 반올림해 1년으로 계산합니다. 일례로 1993년 1월1일이 생일인 사람이 2023년 6월1일에 보험에 가입할 경우의 보험나이를 계산해볼까요? 이 사람의 6월1일 기준 나이는 만으로 계산했을 때 30년6개월이 되는데요. 끝수인 개월 수가 6개월 이상이기 때문에 보험나이는 31세가 되겠죠? 이에 보험나이 31세에 적용되는 보험료를 내게 되는데요. 보험나이는 최초 계약일로부터 1년마다 돌아오는 날에 한 살씩 먹게 되기 때문에 오는 2024년 6월1일에 보험나이 32세가 됩니다. 왜 보험나이는 만 나이 셈법이 아닌, 별도의 기준이 있는 걸까요? 이를 이해하려면 보험의 특수성을 알아둬야 하는데요. 보험은 언제나 가입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때문에 가입자 생일을 기준으로 한 만 나이로 보험료를 계산할 시 생일이 2월28일인 가입자와 3월2일인 가입자가 같이 3월1일에 보험에 가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생일이 며칠 차이 나지 않아도 3월2일 가입자의 만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보험료가 2월28일 가입자보다 저렴해집니다. 이 같은 불리함을 최소화하고자 생명보험과 질병·상해보험(손해보험),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에서 '6개월 이후 반올림'의 보험나이를 적용하는 것이죠. 이처럼 보험나이는 복잡하고 어려운데요. 그러나 이를 잘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통상 보험사는 나이가 많을수록 질병이나 사고 발생 확률이 높다고 판단해 보험료를 올리는데요. 때문에 만 나이 기준으로 6개월이 지나기 전에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예시로 현재 시점으로 만 29년5개월이 된 사람이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보험에 가입하려면 29년6개월이 되는 시점 전에 보험에 가입해야 보험나이 29세 보험료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가입 시 나이를 잘못 기재했을 때 보험계약을 해지하지 않고도 나이를 정정할 수 있는데요. 이때 보험료를 추가 납입하거나 반환받는 금액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오늘은 'International Widows Day'입니다. 국제 과부의 날, 국제 미망인의 날로 해석해야 하나 궁금해하면서 시사상식사전을 보니 세계 사별 여성의 날이라고 하네요. 내친 김에 좀 더 알아보니 미망인(未亡人)은 무서운 명사였습니다. 신분 높은 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신하나 부인의 목숨을 빼앗아 함께 묻던 아주 먼 과거의 장례 풍속인 순장(殉葬) 제도와 관련 있는 말이거든요. 춘추시대 공자가 지은 노나라 역사서인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 장공(莊公)편'에 남편을 잃고도 아직 세상에 남은 사람이라는 의미로 미망인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높은 신분의 사별 여성들을 미망인이라고 불렀던 만큼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겠죠. 그러나 지금은 자신에게 사용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미망인이라는 호칭을 쓴다면 굳이 예의를 들먹이지 않아도 큰일이 날 법하죠. 그렇다면 사별 여성 외에 미망인 대신 어떤 호칭을 써야 할까요? 가장 큰 지지를 얻은 호칭은 홀아비에 대응하는 '홀어미', 일반적으로 쓰는 '故 ○○○ 부인', 유족의 의미를 담은 '유부인' 등이 있습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한참 전인 1815년 오늘, 현재 벨기에 워털루(Waterloo) 인근에서 발발한 워털루 전투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프랑스 북부군이 제1대 웰링턴 공작 아서 웰즐리가 지휘한 영국 주축 연합군과 게프하르트 레베레히트 폰 블뤼허가 이끄는 프로이센군에 패배하며 나폴레옹 전쟁이 끝을 맺었습니다. 이 같은 역사를 만든 워털루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도 유명하죠. 우크라이나 출신 세르게이 본다르추크 감독이 소련, 영국, 이탈리아, 미국 합작으로 만든 1970년도 작품 '워터루'(오타 아님)는 1만4000명가량의 보조출연자가 등장하는 수작입니다.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나 영화 사이트에서는 '나폴레옹'이라는 제목으로 접할 수 있고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과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한국영상자료원 등을 참고하면 우리나라에서는 1974년 1월23일 중학생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개봉해 서울에서만 관객 9만6878명을 동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같은 해 3월4일, 스웨덴의 팝 그룹 ABBA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 발매됐습니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바로 1956년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유럽 최대 국가대항 노래 경연대회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우승의 영광을 안겨준 '워털루'입니다. 워털루는 사랑에 빠져 무력감을 갖게 된 자신을 심경을 워털루 전투의 패배에 빗댄 경쾌한 느낌의 곡으로 후렴구만 대충 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의 사랑노래입니다. (워털루) 내가 패배하고 당신이 이겼다 (워털루) 항상 당신을 사랑한다고 약속한다 (워털루) 당신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다 (워털루) 당신과 함께하는 게 내 숙명이란 걸 안다 (워털루) 결국 당신에게 항복한다 특히 이 앨범부터 그룹의 이름을 ABBA로 바꾸고 만방에 알리게 됩니다. 원래 그룹명은 멤버 한 명씩의 이름을 그저 늘어놓았을 뿐인 'Björn & Benny, Agnetha & Frida'였거든요. 이런 만큼 이 앨범은 제대로 뭉쳐 확실하게 활동하자는 모두의 의지가 들어간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ABBA의 팬클럽 채널 'abbatalk'를 살피면 역대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우승곡 중에서도 가장 유명세를 떨친 워털루는 영국과 독일, 벨기에, 스위스, 핀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 10개국에서 1위에 올랐고 당시 전 세계적으로 500만 장 정도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자 우리나라 지역 곳곳에서 소금 사재기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시간과도 같은 가치의 금(金)처럼 소금(小金 또는 素金, 소곰에서 유래한 우리나라 고유어) 역시 몸값을 올리고 있습니다. 15일 이른 아침부터 대형매장에서 천일염을 구입하려는 대기행렬이 길게 늘어선다는 얘기도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들리고요. 실제 가격도 급등해 올해 초와 비교해 일부 판매업소의 경우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지만 구하기 어렵게 됐다는 기사까지 나온 가운데 이날 국내 천일염 주요 생산처 중 한 곳의 입장을 대변하는 전남 신안군천일염생산자연합회는 가격상승에 따른 품귀는 사실과 다르다고 제언합니다. 오히려 천일염 가격 급등은 소비자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키는 만큼 달갑지 않다는 말도 보탰고요. 연합회의 설명대로라면 신안군에서는 매년 전국 생산량의 80%에 이르는 23만 톤가량의 천일염을 생산 중인데 금년 산(産) 천일염 매입은 내달부터 본격 실시한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천일염을 사서 재어놓지 못해 조금이라도 불안했던 분들은 마음이 좀 놓이시나요? 2000년대 들어서도 이런 일이 꽤 많았습니다. 2008년 고철, 석유제품부터 2014년 담배,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2020년 마스크와 손 소독제에 이어 가장 최근에는 2021년 요소수… 눈치 채셨겠지만 거론된 물품들의 공통점은 모두 매점매석 대상으로 지정된 적이 있다는 겁니다. 천일염을 두고는 사재기와 엮는 내용의 기사가 대부분이네요. 엄밀히 따지면 사재기는 매점매석이 아니라 사서 재어놓는다는 의미의 매점(買占)이지만 포괄하면 매석(賣惜)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한자어 대체 사례 중 한 표본인 사재기는 70년대 초 매점과 병기했으나 현재는 사재기로만 표기하는 경우가 통상적이고요. 한편 매점매석(stockpiling)은 특정 물품가가 오를 것에 무게를 두고 대량으로 사들인 후 가격이 올랐을 때 시장에 풀어 이익을 취하는 행위입니다. 당연히 건전한 시장 질서에 악영향을 미치는지라 불법적인 행위에 해당하고요.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26조에 의거해 매점매석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징글징글'은 하는 행동이 소름 돋을 정도로 몹시 흉하거나 역겨운 경우를 일컫는 부사입니다. 흔히 징글맞다, 징글징글하다고 하죠. 서서히 징글징글하게 더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오후에 찍은 건데 당시도 오늘 하늘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요. 밤에는 서늘하다고 느낄 정도의 바람이지만 해가 내리쬐는 동안은 햇살이 아니라 햇화살이 따로 없습니다. 점점 더워질수록 서늘했던 겨울이 떠오르네요. 한국갤럽이 지난 2015년 12월8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9명에게 겨울이 떠오르는 노래를 물은 결과(자유응답) 캐럴 '징글벨'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3위는 이종용의 '겨울아이'였고요. 징글(Jingle)은 탬버린이나 시즐 심벌에 달린 작은 방울인데 징글벨(Jingle bells)은 단어 그대로 작은 방울의 소리를 의미합니다. 또 대표적으로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 라디오 광고 등에 사용하는 단 몇 초 아주 짧은 길이의 상업용 곡을 일컫기도 하고요. 이전엔 로고송이라고도 칭했는데 30초가량의 광고 음악인 CM송(commercial song)과는 확연하게 구분이 됩니다. 리듬이 섞인 홍보(대상)문구와 효과음으로 소비자의 뇌리에 강한 이미지를 새겨 브랜드를 알리는 징글은 그 자체가 브랜드의 상징이 될 수 있습니다. 광고 말미에 특정 기업명이나 서비스명을 리드미컬하게 읽는 방식으로 내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특정 명칭이 언급되지 않은 슬로건의 경우에는 목적이 없는 만큼 징글로 보기는 힘들겠죠. 노이즈마케팅 등 다른 목적이 있지 않은 이상이라면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오늘은 일제강점기 당시 국내 3대 독립운동 중 하나인 6·10 만세운동의 97주년 되는 날입니다. 지난 1926년 독립운동가 권오설을 축 삼아 운동지도부를 꾸린 후 '6.10 투쟁특별위원회'를 설치하며 전국적·전민중적 항일운동을 위해 순종 황제 인산일(因山日)에 세 갈래로 나뉜 만세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당초 5월1일이 예정이었으나 4월26일 순종 황제가 세상을 떠나면서 장례일인 6월10일로 날짜를 바꿨고 5만 매의 격문을 만들어 천주교당에 숨겼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중국 돈 위조 사건이 발생해 일본 경찰이 주변 인쇄소들을 수색하면서 계획이 발각된 것은 물론 권오설 등 주동자들이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중앙고보(지금 중앙고등학교) 이선호, 연희전문학교(지금 연세대학교) 박하균 등을 위시한 사직동계는 격문 1만 매, 중앙고보 박용규, 중동학교(지금 중동고등학교)의 김재문 등의 통인동계는 격문 5000매를 만들어 결국 큰일을 성사시켰죠. 만세운동에 적극 동참한 학생들이 사전작업으로 격문을 배포할 당시 일본 경찰들의 삼엄한 검문이 있었으나 팔다리, 몸통 곳곳에 숨기가나 서적처럼 위장하며 거사에 일조했습니다. 만세운동 당일 오전 8시30분께 일제의 삼엄한 감시 와중에 23세 청년 이선호의 '대한독립만세' 선창을 신호로 태극기를 흔들며 나선 중앙고보생들의 만세 제창 및 격문 살포가 이어지며 위대한 항일운동은 들불처럼 전국에 번졌습니다. 이때 격문 인쇄는 천도교가 담당했고요. 지금까지 격문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6·10 만세운동을 짚어봤습니다. 국어국문학자료사전에 기재된 격문(檄文)은 중국 문체의 한 종류로 격 또는 격서라고도 합니다. 세상사람들을 선동하거나 의분을 고취하려고 쓴 글이라는 내용도 있고요. 과거와 다르지 않게 요즘도 정치사회적인 문제가 시위를 야기할 때 격문을 써 낭독하거나 노래로 만들어 부르기도 하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보면 격문의 개념은 사람들을 선동하거나 의분을 고취하려고 쓴 문서입니다. 고대 중국부터 문자 보급을 시작한 삼국시대에도 격(檄) 또는 격서(檄書)라 칭했는데 전쟁 또는 내란 시기 군병 모집, 아군 사기진작과 응원, 적군 항복 권유 등에 많이 이용됐다고 합니다. 급히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각 곳에 보내는 글까지 포괄하는 만큼 공지·공고·게시문이나 대자보, 벽보 등도 격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죠.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나라를 위해 절의를 굳게 지키며 충성을 다해 싸운 이들을 모두가 알게끔 드러내 기리는 날'인 현충일(顯忠日)은 매년 6월6일(다만 너무 어이없게도 왜 이 날짜로 정했는지는 유래를 알기 힘들다는…)로 국가기념일이자 법정공휴일입니다. 그러나 현충일은 추모일이라는 특수성이 있는 국가기념일이지 국가의 경사로운 날을 기념하기 위해 나라에서 법률로 정한 국경일(國慶日)이 아닙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대체 휴일 적용 논의에서 배제됐고요. 우리나라는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근거를 둔 날만 국경일인데 국경일에 관한 법률 제1~2조를 보면 ▲삼일절 3월1일 ▲제헌절 7월17일 ▲광복절 8월15일 ▲개천절 10월3일 ▲한글날 10월9일로 모두 5일입니다. 이마저도 당초 4일뿐이었던 국경일에 2006년 한글날이 추가된 거고요.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국경일이 곧 공휴일인 것은 아닙니다. 제헌절은 공휴일이었지만 2008년에 제외됐고 이와 관련한 아쉬움을 달래고자 2021년부터 공휴일인 국경일에는 대체휴일이 생겼습니다. 대체휴일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알아볼까요? 우리나라에서는 1959년 제1공화국 시절에 공휴일중복제라는 명칭을 달고 1년가량 대체휴일을 도입했었으나 1960년 12월 관련 법령 개정으로 폐지했습니다. 1989년에는 익일휴무제로 명명해 꾸리다가 1990년 11월 없앴고요. 이랬던 것이 2000년대 들어 사측의 반발보다 근로자들의 요구가 강해지면서 2013년 10월에 시행령 개정으로 부분적인 대체 휴일 제도를 시행하게 됩니다. 2017년 7월19일에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2022년까지 대체 휴일 제도의 공휴일 적용 안이 들어갔고 2021년 6월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휴일이 토·일요일이나 다른 공휴일과 겹칠 때 대체공휴일 지정이 가능한 대체공휴일법 제정안을 가결처리하기에 이르고요. 이후 같은 해 7월7일 공포한 이래 동월 15일 인사혁신처는 또 대체공휴일 포함 휴일을 어린이날과 설·추석연휴 외에 3.1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을 국경일인 공휴일 4일에 추가하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개정안 입법예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올 1월27일 인사혁신처는 새해 첫날·부처님오신날·현충일·성탄절 중 일부의 대체공휴일 지정 방안을 내놨고 결국 부처님오신날과 성탄절에 대체 휴일을 적용하는 관공서 공휴일 규정 일부개정령 5월4일부터 힘을 발휘하게 됐습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본지 매일 읽을거리인 오늘의 깜지(클릭 시 이동)를 참고하면 매년 5월28일은 2013년 독일 비영리단체 '워시 유나이티드(WASH United)'가 사회적으로 금기시 된 월경의 인식을 개선하고 관련 교육 및 위생 관리를 중요시하자는 목적에서 만든 세계 월경의 날입니다. 평균 여성의 월경 기간인 5일, 월경 주기인 28일에서 착안해 5월28일로 선정했는데 우리나라는 이날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은 물론, 월경용품 공교육 및 공공생리대 비치문화 확산 캠페인 등의 여러 행사를 전개한답니다. 매달 반복되는 생리현상인 월경(月經)을 돌려 칭하는 생리(生理)는 우리나라와 일본만 쓰는 용어입니다. 이처럼 일본에서 만든 한자 어휘인 일본식 한자어(日本式 漢字語)는 메이지 유신 이후 서양 문물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서적과 연구물 등을 번역할 때 생겨났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수치스러운 일제 치하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프랑스와 같은 청산 작업을 전개하지 못하고 오히려 휘둘리는 지경이죠. 일본이 남긴 뜻도 아리송한 용어를 대부분 고스란히 물려받아 사용하는 실정에 한숨만 나옵니다. 민족문화는 언어를 위시해 이룩되는 만큼 우리 문화와 정신을 함양하려면 우리의 말을 제대로 정립해야겠죠. 국립국어원이 일본식 한자어 가운데 순화 대상이나 비표준어로 분류한 낱말들 중 자주 사용하는 (극히) 일부와 대체할 수 있는 단어를 알아봤습니다. ▲가봉(假縫)→시침질 ▲가출(家出)→탈가정 ▲각서(覺書)→서약서 ▲간담회(懇談會)→대화모임 ▲견습(見習)→수습 ▲견적(見積)→어림셈 ▲구좌(口座)→계좌 ▲기라성(綺羅星)→거성 ▲낙서(落書)→끄적임 ▲납골(納骨)→봉안 ▲납득(納得)→수긍 ▲내역(內譯)→내용 ▲노견(路肩)→갓길 ▲담합(談合)→짬짜미 ▲매립(埋立)→메움 ▲매상(賣上)→판매액 ▲매점(賣店)→가게 ▲매점(買占)→사재기 ▲명찰(名札)→이름표 ▲사양(仕樣)→제원 ▲선착장(船着場)→나루 ▲수당(手當)→일삯 ▲수속(手續)→절차 ▲수순(手順)→차례 ▲순번(順番)→순서 ▲오지(奧地)→두메 ▲입장(立場)→처지 ▲적립(積立)→모음 ▲절취선(切取線)→자르는 선 ▲조립(組立)→짜맞추기 ▲지분(持分)→몫 ▲지불(支拂)→지급 ▲차압(差押)→압류 ▲추월(追越)→앞지르기 ▲취급(取扱)→여김 ▲취소(取消)→파기 ▲취조(取調)→심문 ▲품절(品切)→매진 ▲할인(割引)→에누리 ▲할증료(割增料)→웃돈 ▲행선지(行先地)→목적지 ▲호출(呼出)→부름 ▲천정(天井)→천장 ▲택배(宅配)→집 배달 ▲호우(豪雨)→큰비 ▲흑판(黑板)→칠판 (출처 : 국립국어원) 이외 접두사, 접미사는 다른 편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
전일 누리호 발사 성공에 따라 우리나라는 타국 도움 없이 우주로 로켓을 보낼 수 있는 세계 열한 번째의 나라가 됐습니다. 특히 미국, 러시아, 프랑스(EU), 인도, 일본, 중국과 함께 1톤 이상의 실용 위성을 싣고 쏘아 올려 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는 일곱 번째 국가가 됐고요. KSLV(Korea Space Launch Vehicle, 한국형발사체) 계획에 따라 지난해 개발을 마친 누리호는 우리나라 최초 저궤도 실용 위성 발사용 로켓입니다. 3단 로켓 각각의 추진제(민간 규격인 Jet A-1, 참고로 군 규격은 JP-8)는 모두 케로신과 액체산소를 사용하는 액체추진제로 1단은 추력 735kN(노트, 약 1361㎞/h)의 75톤급 엔진 4개가 하나의 힘을 낼 수 있도록 일체화했고, 2단은 75톤급 엔진 1개, 3단은 7톤급 엔진 1개를 사용합니다. 엄밀히 따지면 산화제는 액체산소, 연료는 케로신인데 액체산소는 그나마 귀에 익어도 연료의 이름은 뭔가 생소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케로신(kerosene)은 1854년 캐나다의 물리학자 에이브러햄 게스너가 왁스(밀랍)를 뜻하는 그리스어 케로스(keros·Κέρος)를 염두에 두고 만든 등록상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정 난방용으로 널리 사용하던 등유가 바로 케로신인데 현재는 제트 엔진, 로켓 연료로 더 많이 사용되죠. 부연하자면 케로신을 주성분 삼아 등유, 제트연료, 로켓연료 등을 만드는 겁니다. 비행에 사용하는 연료로는 고순도의 등유에 부식방지제, 정전기방지제, 미생물살균제, 결빙방지제 등의 첨가물을 추가하는데 특별히 정제된 등유는 증발하지 않는 것은 물론 높은 인화점, 무게당 연료 추진효율(비추력), 냉각 및 단열 등에서 강점이 있어 액체 로켓의 연료로 충분합니다. 가정 난방용으로 등유는 수분이 많이 포함돼 영하 50℃까지 기온이 강하하는 1만m 상공에서는 엔진에 도달하지도 못한 채 언다고 합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덥습니다. 이제 완연한 초여름 기온이네요. 흰 함박눈이 유난히 많이 내렸던 몇 개월 전 겨울이 그리워지려 합니다. 순백, 흰색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과 신성함, 청결, 정화를 의미합니다. 또 고요와 평화, 보호, 단순, 공평의 이미지도 내포하고 있죠.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캔버스와 체스의 흰색 말에서 연상할 수 있듯 새로운 시작과 가능성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역 문화에 따라 흰색은 죽음, 슬픔, 항복 등 부정적인 의미를 갖죠. 특히 어떤 이들에게 흰색은 저주입니다. 오는 13일은 국제 백색증 인식의 날(International Albinism Awareness Day), 25일은 세계 백반증의 날(World Vitiligo Day)인데요. 선천적 유전 질환인 백색증은 멜라닌 생성 효소 결핍으로 야기되며 피부, 머리카락, 눈에 색소가 거의 없어 시각 장애, 피부암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시력 저하와 자외선 민감성이 주요 증상이며, 전 세계적으로 1만~2만 명당 1명꼴의 질환자가 나타난다고 하죠. 무엇보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선 신체 일부를 부적처럼 여겨 신체 훼손 등 끔찍한 범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백색증 환자의 신체 부위가 주술
과거와 현재의 오늘 벌어졌던 '깜'빡 놓치고 지나칠 뻔한 이슈들과 엮인 다양한 '지'식들을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김양호, 일제 강제징용 소송 각하 2021년 오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족 85명이 일본제철 등 일본 전범기업 16곳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 김양호 부장판사가 각하. 피해자 수와 피고 기업 수에서 최대 규모 소송이었으나 김 판사는 '한국 국민이 일본이나 일본 국민에 대해 보유한 개인 청구권은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소멸 및 포기되지 않았으나 소송을 통한 행사는 제한된다'고 판시. 이 판결은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배상 책임 인정 판례와 정면 배치되는 결정. 봉오동 전투 1920년 6월7일, 만주 주둔 중이던 홍범도 장군과 독립운동가 최진동 등의 대한군북로독군부가 독립군 연합부대 등과 연합해 중국 지린성 봉오동에서 일본군 제19사단 월강추격대, 남양수비대 예하 1개 중대와 교전. 대한민국 임시 정부 군무부는 이 전투에서 일본군 157명, 아군은 4명 전사했다고 발표. 이후 일본군의 대대적 탄압을 받게 된 북로독군부군은 청산리로 이동해 김좌진의 북로군정서군과 힘을 합쳐 청산리 전투 전개. 세계 식품 안전의 날 매년
매년 6월6일은 우리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 순국선열, 참전용사, 전몰장병, 순직 공무원 등 모든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고 희생과 충절을 추모하는 국가적 추모일이자 법정공휴일인 현충일(顯忠日)이죠. 나라사랑의 마음을 새롭게 다지는 현충일은 1956년 6월6일 처음 제정됐는데 6·25전쟁이 발발한 달이자, 과거 망종(芒種) 무렵 조정에서 병사들의 유해를 매장하고 제사를 지내는 등 예를 갖췄던 전통을 반영해 이 날짜로 정했답니다. 고려 현종 5년인 1014년, 망종 날이면 전쟁에서 죽은 장병의 뼈를 집으로 보내 제사를 지내게 했다는 기록도 있고요 이날은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 주요 인사와 국민은 국립묘지 등에서 참배하고 오전 10시에는 전국적으로 1분간 묵념을 하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조의를 표하는 의미를 담아 태극기를 깃대 끝까지 올린 뒤, 깃면 너비만큼 내려서 다는 조기(弔旗)로 게양하죠. 관공서는 오전 7시부터 자정, 일반 가정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게양하는 게 통상적이며 비, 강풍 등 악천후에 국기 존엄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을 때는 게양하지 않거나 날씨가 갠 후 다시 게양합니다. 이와 함께 경사스러운 날이 아니
과거와 현재의 오늘 벌어졌던 '깜'빡 놓치고 지나칠 뻔한 이슈들과 엮인 다양한 '지'식들을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현충일 매년 6월6일, 현충일은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충렬을 기리고 얼을 위로하는 법정공휴일. 1970년 6월15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대통령령으로 공포해 공휴일이 됐고 관공서, 가정 등 가능한 모든 곳에서 조기 게양 및 오전 10시부터는 전국에 1분간 묵념 사이렌 발령. 1956년 4월19일과 25일 각각 관공서의 공휴일 건, 현충 기념일에 관한 건을 통해 기념일 지정 이후 1965년 3월30일 국립 묘지령 제17조에 따라 연1회 현충식 거행. 한국,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홍명보 감독의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늘 새벽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9차전 원정경기를 2-0 승리로 장식. 한국은 조 3위 이라크(승점 12)와의 격차를 승점 7로 벌리며 본선 진출 확정. 이로써 우리나라는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11회 연속 본선 진출. 11회 이상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국은 우리나라와 ▲브라질(22회) ▲독일(18회) ▲아르헨티나 ▲이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