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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 '뮤지션' 마뉴 감독 "관객 발길 돌릴 작품 만들고 싶었다"

 

[IE 문화] 아시아 유일의 국제음악영화제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21번째 무대가 4일 오후 7시 열리는 가운데 개막작 '뮤지션'의 감독 그레고리 마뉴 감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익숙해진 관객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돌릴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정오 제천에 위치한 제천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개막작 '뮤지션 시사 및 기자회견'에는 영화제 장항준 집행위원장, 조명진 프로그래머, 그레고리 마뉴 감독이 참석해 영화제와 개막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개막작 뮤지션은 단 한 번의 공연을 위해 전설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손에 쥔 네 명의 연주자가 6일 동안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코미디다.

 

이 자리에서 조명진 프로그래머는 그레고리 마뉴 감독을 소개하며 "마뉴 감독의 첫 연출작인 '미셸'이 제천영화제 9회에서 상영된 바 있다"며 "작품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마뉴 감독을 이번 영화제에 모시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장항준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선정 이유에 대해 "처음 이 영화를 본 순간 이 작품이 개막작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음악이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동시에 대중성까지 갖춘 이 작품은 음악을 통해 인간의 갈등과 치유에 대한 과정을 보여주는 게 인상 깊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뉴 감독에 대해 "관록 있고 연세가 있는 감독이 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젊어서 놀랐다"며 "만나는 동안 영화와 극장 얘기를 했는데, 친숙하고 편안함을 느꼈다"고 그의 첫인상을 언급했다.

 

마뉴 감독은 이번 영화제 나들이를 통해 처음 한국을 찾았지만, 한국 영화를 보며 섬세한 감정을 이해하면서 소통하는 점이 프랑스와 유사하다고 느껴 익숙한 느낌이라는 방문 소감을 남겼다.

 

또 그는 이번 작품 구상에 앞서 "파리 오페라 연주단에 입단한 이웃집 바이올린 연주자의 초대를 받아 무대를 감상했는데, 내가 알고 있는 곡임에도 새로웠다"며 "이들 연주자의 손길과 모습, 움직임 및 숨결까지 보여줄 수 있다면 관객들이 다시 영화관에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제언했다.

 

결코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았던 연주자들의 조화를 그린 이 영화에 대해 마뉴 감독은 "예를 들어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모아도 조화롭지 않을 수 있는데, 음악도 마찬가지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했다"며 "조화를 위해 자신이 가진 정체성을 누른다 해서 조화로운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다른 이들과 화합할 수 있는 작업 과정에서 만들어가는 게 정말 중요하고 이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간담회 후 몇 시간 뒤면 우리나라 관객에게 이 영화가 공개되는 것에 대한 소감을 묻자 "한국 관객을 만나는 게 무섭지만 궁금하기도 하다"며 "이 영화가 코미디인데, 과연 이 영화가 프랑스에서만 아니라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지 보고 싶다"고 답했다.

 

한편, 제21회 제천국제영화제는 이날 개막식을 위시해 오는 9일까지 제천 일대에서 대대적으로 열린다. 올해는 그간 지적됐던 영화제 공간 분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천비행장을 무대 삼았으며 옛 메가박스 제천을 '짐프시네마'로 리뉴얼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