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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뷰] "또 한 번 1위 해라" 헤라의 포스로 컴백한 엔믹스

연중 내내 가요계 대전이 벌어지는 와중에 걸그룹 NMIXX(엔믹스)가 어제 정규 1집 트레일러 영상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내달 13일 첫 정규 앨범과 동명 타이틀곡 ‘Blue Valentine(블루 밸런타인)'을 발매하고 컴백하는 엔믹스의 이번 트레일러는 단편 영화와 패션 필름을 믹스한 것 같은 영상미를 내세워 팬들의 이목을 잡아끈다는 게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의 설명이고요.

 

 

수록곡은 'Blue Valentine'을 위시해 'SPINNIN’ ON IT' 'Phoenix' 'Reality Hurts' 등 모두 12곡이 실렸다는데 이 중에서도 마지막 두 곡인 'O.O Part 1(Baila)'와 'O.O Part 2(Superhero)'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립니다.

엔믹스는 지난 2022년 2월22일 내놓은 데뷔 싱글 앨범 'AD MARE'의 타이틀곡인 'O.O'를 통해 자신들만의 시그니처 장르인 'MIXX POP(믹스 팝)'을 처음 선보였거든요.

 

이 곡은 JYP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실험이라고 할 만큼 파격적인 곡 전환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이 시도가 다소 과했던 건지 대중적인 호응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멤버들의 뛰어난 보컬과 퍼포먼스 실력은 확실하게 알릴 수 있었죠.

 

과연 마지막 트랙인 'O.O Part 2 Superhero'라는 제목처럼 전 세계에 휘몰아치는 케이팝 광풍의 정점에서 초월적 존재로 우뚝 설 수 있을까요?

 

여기서 주제를 돌려 'Hero'와 관련한 얘기를 이어가도록 하죠. Hero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로 신들의 여왕인 '헤라'가 어원이라는 학계 일부의 견해가 있습니다.

 

영웅을 뜻하는 그리스어 'Heroes'의 여성형인 헤라(Hera)는 '여주인' 또는 '여걸'이라는 의미가 있으며 이름 그 자체로 최고신 제우스의 아내이자 올림포스의 여왕의 권능을 나타낸다는 거죠.

 


헤라, 신화에서 궤도로…올림포스에서 발사대까지


지난 2022년 오늘 날짜인 9월27일, 미국 항공 우주국 나사(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에서 인류 최초의 소행성 충돌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명은 다트(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쌍소행성 궤도 변경 실험)로 소행성의 이동경로를 바꾸는 게 목적이었고요.

 

좀 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형성 궤도를 우주선 충돌이라는 운동 에너지 충격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행성 방어(Planetary Defense) 실험이었습니다.

 

목표 소행성은 지구에서 1100만km 정도 떨어진 쌍소행성계의 작은 위성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였으며 무게 약 570kg의 다트 우주선이 시속 약 2만2530km의 속도로 충돌했습니다. 충돌 결과, 디모르포스의 궤도 주기를 32분 단축해 인류가 우주 천체 움직임을 바꾼 최초 사례로 기록됐죠.

 

이 실험은 향후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소행성 발견 시 우주선 충돌에 따른 궤도 변경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실제 우주에서 증명한 사례라 큰 의의가 있고요.

 

그리고 이후 유럽우주국(ESA·European Space Agency)은 실험 결과를 더욱 정확하고 상세하게 확인하고자 헤라(Hera)라는 이름의 탐사 우주선을 발사했습니다.

 

 

헤라의 임무는 충돌 지점 분화구 크기 및 깊이, 내부 구조, 질량, 충돌 후 물질 분출량 등 물리적 변화를 현장 조사하는 것으로 내년 말 디모르포스에 도착할 예정이라네요.

 

당연하게도 유럽우주국은 그리스 신화에서 탐사선 명칭인 헤라를 차용했습니다. 이는 쌍성계와 연관성이 있죠. 헤라는 소행성 디디모스(Didymos)와 그 위성인 디모르포스(Dimorphos)로 이뤄진 쌍(binary) 소행성계를 탐사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는 결혼과 결합을 상징하는 여신이라 두 천체가 짝을 이루며 도는 쌍성계를 탐사하는 임무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거죠.

 

이와 함께 헤라는 정육면체 모양의 초소형 인공위성인 두 대의 큐브샛(CubeSat)을 유럽에서 처음 심우주(Deep Space)로 데려가는 모선(Mothership) 역할도 담당합니다. 큐브샛은 최근 화성이나 달 탐사 미션에서 통신 중계 역할을 하는 등 심우주 탐사를 지원하는 용도로도 활용하거든요.

 

이 큐브샛 중 하나는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의 딸인 '헤베(Hebe)'의 로마식 이름 '유벤타스(Juventas)'에서 따온 것으로, 헤라 중심의 가족공동체를 떠올리게 하고요.

 

이처럼 헤라는 신화적 염원을 담긴 우주 탐사의 상징 중 하나인 셈이죠. 다시 돌아온 엔믹스도 헤라의 이름을 품은 최초 정규 앨범으로 또 한 번 정상에서 슈퍼히어로 랜딩(Superhero landing, 영화 속 초인적 영웅들이 착지하며 무릎 꿇는 상징적 동작)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