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열렸던 CJ올리브영 '올영세일'에서 구매한 유산균 캡슐입니다. 이전 학계에서는 유산균의 장 건강에만 집중했는데 최근에는 면역력 강화, 뇌 기능 개선, 피부질환 완화 등 여러 기능을 한다는 유산균 연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죠. 최근 올리브영은 뷰티 상품에서 더 나아가 유산균, 비타민, 마그네슘과 같은 필수 영양제부터 멜라토닌, 콜라젠, 글루타치, 이노시톨 등 여러 웰니스 상품 판매에 주력 중인데요. 이곳을 찾는 외국인 고객 역시 이런 카테고리를 많이들 찾는다고 합니다. 최근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 1~5월 외국인 고객의 이너뷰티(Inner Beauty)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55% 뛰었다고 하죠. 저도 올리브영에서 화장품 외 여러 제품을 잘 구입하는 편인데요. 때마침 먹던 유산균이 떨어져 세일하는 김에 살피던 중 이 상품의 키워드인 '다이어트'와 '비타민B'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 알만 챙겨 먹으면 유산균과 비타민B를 섭취할 수 있는 동시에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있다니…… 남들에겐 우스갯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다이어트가 필요한 저에겐 지나칠 수가 없더라고요. 이왕 먹을 유산균이라면 '뭐라도 하나 더 얻는 게 좋겠지' 하면서 말입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속 안 유산균 알갱이들이 가득한데요. 이를 보자니 노르웨이 영화감독인 에밀리 블리치펠트의 데뷔작 '어글리 시스터'가 떠오릅니다.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작품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누구나 잘 아는 '신데렐라'를 차용한 작품인데요. 아버지가 재혼한 지 얼마 안 돼 세상을 떠나자 계모와 두 의붓자매에게 괴롭힘과 구박을 당하며 '재투성이(신데렐라)'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주인공. 그러나 밝고 착한 천성 덕분에 동물과 마술사의 도움을 받아 왕궁 무도회에 도착, 왕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죠. 그러나 12시가 지나면 모든 마법이 풀리기에 급하게 유리구두 한쪽만 두고 떠나는데요. 이후 왕자가 방방곡곡 유리구두 주인을 찾으며 다시 재회해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정확한 원작은 찾을 수 없지만, 디즈니 이전 신데렐라 내용은 유리구두를 신기 위해 의붓자매가 발 일부분을 자른다던가, 신데렐라의 결혼 후 계모와 의붓자매들이 새들에게 쪼여 실명한다는 다소 잔혹한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는 이런 잔혹한 부분까지 야무지게 빌려왔는데요. 19세기 어느 한 유럽이 배경인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의붓자매 중 한 명인 '엘비라'입니다. 한 귀족이 두 딸이 있는 미망인과 결혼하며 아름다운 '아그네스(동화 속 신데렐라)'와 엘비라는 자매라는 연을 맺죠. 재혼 당일 아그네스의 아버지는 식사 중 목숨을 잃는데, 계모는 죽은 남편의 재산이 사실 한 푼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분노합니다. 이런 엄마와 정반대의 성격인 엘비라는 저 먼 다른 나라에서 왕자가 직접 집필한 시집 한 권을 읽고 또 읽으며 본 적도 없는 왕자를 좋아하는 순박한 소녀로 등장합니다. 그런 딸을 보며 엄마는 "거울을 보라"며 무시하기 바쁘고요. 엄마는 남편이 죽은 후 막대한 돈과 명성을 얻기 위해 '엘비라와 왕자 결혼시키기' 프로젝트에 돌입하는데… '짜사이'가 짧은 콘텐츠인 만큼 영화 속 많은 얘기는 다루지는 못하지만, 그 프로젝트 과정이 정말 끔찍합니다. 엘비라는 예뻐지기 위해 성형외과에서 수술대에 오르는데, 앞서 말했듯 영화 속 시기는 19세기입니다. 예쁜 코를 갖기 위해 마취 없이 조각칼로 코를 쪼개고 길고 우아한 속눈썹을 위해 눈 밑을 바늘로 꿰매죠. 개인적으로 또 다른 보디 호러물 '서브스턴스'보다 이 영화 속 장면들을 보기 힘들더라고요. 젊은 나를 만들기 위해 척수를 뽑는 일보다 속눈썹 연장이나 코필러 수술이 만연한 시대에 살고 있어서일까요? 유산균 캡슐이 떠올랐던 건 다이어트를 위해 엘비라가 삼켰던 '촌충 알' 때문입니다. 그는 이 알 속 기생충이 배 안에서 자라 음식을 먹는 족족 모든 영양분을 빨아들인다는 학교 선생의 말을 듣고 거리낌 없이 알을 삼킵니다. 그런 엘비라를 보며 다이어트라는 키워드로 이 유산균을 고른 제 모습이 얼핏 보이더라고요(이 제품이 효능이 없다거나 부작용을 준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영화의 끝은 동화와 같습니다. 왕자는 뒤늦게 무도회에 등장한 아그네스에게 반하고, 남긴 구두를 통해 그녀를 수소문합니다. 엘비라는 너무도 사랑했던 왕자를 위해 도끼로 발가락을 자르는 고통까지 감내하지만 결국 왕자를 차지하지 못했죠. 끝내 흉측한 몰골이 된 엘비라는 동생 덕분에 기생충을 뱉어내고 다른 나라로 떠납니다. 슬프더라고요. 아름다움과 사랑을 원해 나의 외모를 바꿨을 뿐인데 차라리 죽음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참한 결말을 맞아야 하나?라는 의구심이 들어서입니다. 서브스턴스를 관람했을 때도 이런 비슷한 감정이 들었는데요. 서브스턴스를 연출한 코랄리 파르자 감독은 이런 지적에 대해 "젊고 아름답고, 섹시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계속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게 여성의 현실"이라며 "이런 현실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일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부연에도 저는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너 자신을 사랑해)'하지 않는 사람들의 비참한 꼴을 보는 기분은 유쾌하지 않더라고요. 다만 어글리 시스터는 서브스턴스처럼 찝찝한 기분만 남겨주지 않습니다. 엘비라의 예뻐지려는 욕망의 근본은 '사랑'이었거든요. 이성이든 가족이든 대상을 불문하고 사랑하는 사람(왕자의 인성이 어쨌든)을 위해 비이성적인 일을 해본 경험, 누구든 한 번은 있지 않을까요? 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게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엘비라가 동생과 다른 나라로 떠나는 모습도 감명 깊었습니다. 비록 많은 것을 잃었지만, 한층 더 성장한 그의 열린 결말은 왕자와 결혼 후 고생길이 뻔히 보이는 아그네스와 대조됐거든요. 유산균 한 알에서 시작된 이번 '짜사이'는 어글리 시스터 속 엘비라의 모습으로 이어졌습니다. 무엇을 삼키든 '누구를 위해 삼키는가'라는 주체성은 잃지 말아야겠죠. 삼키는 순간 찾아올 책임도 자신의 몫이고요. 그래서 왕자를 잃은 엘비라보다 자신을 잃지 않은 엘비라의 이야기가 더 오래 뇌리에 남는 듯합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악덕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명반 소개] 열다섯 번째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틀을 잡은 포스트 블랙메탈 밴드이자 블랙게이즈·스크리모를 널리 알린 Deafheaven(데프헤븐)의 'Sunbather'. 2010년 6월1일 첫 데모 발매 후 2011년 4월 정규 1집 'Roads to Judah'에 이어 2013년 6월, 2년여 만에 내놓은 2집 'Sunbather'는 이들의 음악과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앨범 표지만큼이나 호불호가 크게 엇갈립니다. 보컬인 조지 클라크(George Clarke)와 드러머 대니얼 트레이시(Daniel Tracy), 기타리스트이자 베이스, 키보드까지 담당하는 케리 맥코이(Kerry McCoy)가 창조한 잡음 가득 사운드는 취향이 맞는 리스너들을 몽환의 세계로 안내하죠. 블랙 메탈과 슈게이즈(Shoegaze)를 결합한 블랙게이즈(Blackgaze)로 헤비 장르 리스너들에게 큰 주목을 받은 이들은 이 앨범에서도 조지 클라크의 처절한 외침에 멤버들의 따뜻하고도 서정적인 연주를 섞어 극적인 선명함을 연출합니다. 각 트랙 사이에 소리의 질감과 공간감에 중점을 둔 일반적인 앰비언트 사운드스케이프(Ambient soundscape) 외에도 피아노 선율, 일상의 대화 등을 삽입해 앨범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처럼 만들었다면 좀 과장된 표현일까요?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신발(Shoe)과 응시(Gaze)의 합성어 슈게이즈는 기타 이펙터의 사용치를 극대로 뽑아야 하는 장르 특성상 아래를 계속 볼 수밖에 없는 이 분야 밴드의 모습에서 파생됐죠. 1990년대 초반 등장한 하드코어 펑크의 한 장르로 나타난 스크리모(Screamo)는 비명(Scream)과 Emo(감정적인)를 합친 명칭이며 격렬하고 감정적인 보컬, 복잡한 곡 구조, 기술적인 연주, 서정·개인적인 가사가 특징입니다. 고통스럽게 내지르며 알아듣기 힘든 얘기를 들려주는 듯한 수록곡들은 점진적으로 감정을 자극하는데요. 데프헤븐은 이 앨범으로 블랙게이즈를 대중에게 알리며 무명의 설움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평단의 극찬까지 이끌었습니다. 여기 더해 시각적 미학을 추구하며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 2집 앨범 아트도 화제였고요. 이들의 어두운 음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파격적인 분홍색에 극단적인 고통과 절망이 담긴 가사를 외면하는 단순한 폰트로 아름다움 속에 숨은 고통을 표현했죠. '무늬만 메탈'이라는 일부 정통 메탈 리스너들의 비판도 있지만 다양한 음악적 실험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근자의 경향에서는 오히려 유명세에 힘을 더하는 요소가 됐습니다. 역시나 천 마디 설명보다 한 번의 청취가 이해에 더욱 도움이 될 테니 'Sunbather' 수록곡들 간략하게 알아보며 이번 편 마치겠습니다. 추천곡은 유튜브로 연결되는 'Dream House'입니다. 앨범 시작을 알리는 'Dream House'는 이상(ideal)의 뒷면에 있는 공허함과 절망을 노래하며 블래스트 비트와 동반되는 기타 멜로디로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설정하죠.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아름다움과 고통의 공존을 가장 잘 표현한 곡입니다. 다음 곡을 위한 숨고르기 같은 2번 트랙 'Irresistible'은 듣는 이를 평온하게 만드는 연주곡으로 부드러운 멜로디가 따뜻함을 찾아가는 앨범의 서사를 뒷받침합니다. 세 번째 트랙은 앨범 타이틀곡인 'Sunbather'로 폭발적인 사운드 기조에 복잡하면서도 유기적인 구성을 서까래처럼 얹어 짜맞췄죠. 밴드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으로 부에 대한 동경과 대비되는 현실을 묘사합니다. 체코 소설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의 한 구절을 읽으며 시작하는 4번 트랙 'Please Remember'는 앨범의 깊이를 더하는 곡인데요.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공사장 소음 같은 난해한 사운드로 넘어갔다가 다시 외로운 기타 선율을 들려주며 감정의 충돌을 알려줍니다. 다음 곡 'Vertigo'는 앨범에서 가장 재생시간이 길지만 압도적인 몰입감을 내세워 제목처럼 현기증이 일어나는 것 같은 음악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데프헤븐의 연주력이 가장 돋보이는 곡으로 쌓아놓고 터뜨리는 밴드의 전형적인 패턴이지만 흡인력이 뛰어나 빠져들게 되죠. 반복적인 리프와 드러밍이 리스너를 잡아끄는 와중에 처절한 보컬이 혼란을 유도하지만 종국에는 미약한 희망을 남깁니다. 마지막 곡에 앞서 분위기를 조절하는 앰비언트 트랙 'Windows'는 실제 대화녹음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죠. 앨범 작업 당시 약물중독 상태였던 케리 맥코이가 녹음한 마약 거래 현장의 대화라고 하네요. 앨범의 어두운 이면을 대놓고 보이려는 시도인지 왜곡된 음향효과를 부각시키는 오르간 사운드가 더욱 짙은 불길함을 느끼게 합니다. 물론 맥코이는 현재 약물의 유혹에서 벗어났고요. 대단원의 마침표인 7번 트랙 'The Pecan Tree'는 고통 안에서 희망을 찾는 마지막 여정입니다. 절망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보컬과 연주를 전면에 배치한 후 구성 전환을 시도하다가 앨범에 아로새긴 모든 감정을 파헤쳐 고막에 쏟아붓습니다. 슬픔과 무력감을 토해내는 외침은 곡 말미의 희미한 멜로디와 순서를 바꾸며 아직 남은 희망을 찾으려는 소망을 이어가죠. Dream House 9:15 Irresistible 3:13 Sunbather 10:17 Please Remember 6:26 Vertigo 14:37 Windows 4:43 The Pecan Tree 11:27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사라지는 동시에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갈라지며 금융권에 폭풍이 몰아치기 직전입니다. 국내 금융 정책 및 감독 기능이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금감원 ▲재정경제부 ▲금융소비자보호원 등 네 개 기관으로 분리되기 때문인데요. 특히 당초 정부는 금융위 해체에 대해 감독과 정책의 분리 필요성과 함께 독립성 강화를 강조했지만, 전일 발표한 금감원 조직 개편책이 막상 약화, 통제는 강화되는 모습이라 여러 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전날 오후 고위당정협의회를 개최해 정부조직 개편안을 내놨습니다. 개편안을 보면 기획재정부(기재부) 예산 기능을 떼 기획예산처로 독립하고 기재부는 재정경제부로 개편해 금융위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더하기로 했는데요. 지난 2008년 출범해 국내 모든 금융정책 수립과 감독 권한을 갖고 있던 금융위는 금감위가 돼 감독 기능에 집중하는 조직이 됩니다. 금감원의 경우 금감원 안에 있던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는 떨어져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으로 재탄생되는데요. 이후 금감원 금소원은 금감위 산하에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지난 2009년 금융감독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저해된다는 이유로 민간기구로 있던 금감원을 이재명 정부에서 다시 공공기관을 지정하는 까닭에 대해 행정안전부(행안부) 이창규 조직국장은 "외부 통제와 견제 강화를 위한 차원"이라며 "금감원은 그동안 역할에 비해 외부 통제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한 상황입니다. 다음 달인 8일 오전 금감원 이찬진 원장은 직원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금감원 대다수 임직원이 감독체계 개편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부 발표에 대한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회 논의 및 유관기관 협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임해 세부적인 사항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약속했고요. 그는 차질 없는 업무 수행도 주문했는데요. 이 원장은 "감독체계 개편 발표로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나와 임직원 여러분 모두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가운데 이 어려운 시기를 현명하게 푸는 게 중요하다"며 "미국 관세 영향 등 금융시장 불안정성도 상존하는 만큼 우리 본연의 역할인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금감원 내부 직원의 불만도 상당합니다. 이날 금감원 노조는 '금소원 별도 신설, 국민을 위한 소비자보호에 역행하는 조치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는데요. 이들은 지난 7월 금감원 직원 1539명과 함께 국정기획위원회에 '금소처 분리와 관련해 드리는 금감원 실무직원 호소문'을 통해 금소원 신설 반대 의사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금융사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기계적으로 분리하면 감독 기능 간 충돌, 감독·검사와 소비자보호 업무 연계 '원스톱' 서비스 붕괴, 검사·제재 중복으로 인한 혼란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더불어 조직 개편이 조직 이기주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분리는 국회 입법조사처도 신중히 검토하라고 권고한 사항임에도 절차를 밟은 것은 국민을 위한 개혁보단 자리 나누기를 위한 행동이란 게 이들의 설명입니다. 이 밖에도 이들은 민간조직을 공공기관으로 재지정하면서 감독 독립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는데요. 노조는 "지난 2009년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한 이유는 감독 업무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며 "공공기관으로 재지정하면 정치적 입김과 외부 압력에 취약해져 금융소비자와 국민이 아닌 정권 이해관계에 좌우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나라 금융감독체계를 잠깐 짚어볼까요. 우선 지난 1993~1998년, 즉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전까지 재정경제원이란 곳이 국내외 금융 정책, 감독 정책을 담당했으며 한국은행(한은) 산하의 은행감독원과 보험감독원, 증권감독원, 신용관리기금이 실질적인 감독을 맡았는데요. 이 체제는 권한 비대화와 관치 금융이라는 비판을 줄곧 받다 IMF 직후 재정경제원에서 국내 금융감독정책이 분리해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가 신설됐습니다. 김대중 정부에서 금감위가 국내 금융감독 기능을 수행하고 금융산업정책은 재정경제부에 맡긴 것인데요. 더불어 은행감독원과 보험감독원, 증권감독원, 신용관리기금을 통합한 감독기구 금감원을 신설, 금감위원장이 금감원장직을 겸임했습니다. 그러나 ▲재경부(경제·금융정책) ▲금감위(금융감독 정책) ▲금감원(금융감독 집행) 등 세 단계 구조와 업무 분산 역시 금융사의 부담 가중과 함께 위기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등장했는데요. 이후 지난 2008년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이원화된 현 체제가 탄생했습니다. 그렇다고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이원화 체제가 늘 완벽했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실제 엄청난 피해를 일으킨 2011년 상호저축은행 부실사태, 2019~2020년 파생결합펀드(DLF 펀드) 불완전판매 및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책임 회피를 할 수 없죠. 이런 연이은 사고에 금소원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됐고요. 다만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올 6월 말 기준 금감원 인력은 2444명(무기 계약직, 비정규직 포함), 금융위 직원은 263명인데요. 이들이 혼란스러워할 수록 전 국민의 금융 업무를 실질적으로 도맡는 82만7000명(국가통계포털 기준)의 금융권 종사자들 역시 한동안 우왕좌왕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의견 수렴 과정이 거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 같다"며 "한동안 업무 혼산이 이어질 테고 이는 금융 고객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이런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정부의 충분한 소통과 정책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간만에 한 번 던져봤습니다. 예전엔 백발백중은 아니더라도 반 정도는 중앙에 근접했는데 대체 신체기능에 어떤 문제가 생긴 건지 던지는 것마다 방향이 다르네요. '백 번 쏘면 백 번 다 맞는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인 백발백중(百發百中)은 뛰어난 솜씨의 명사수를 일컫기도 하지만 어떤 일을 계획 또는 예상했을 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상황을 묘사할 때도 사용됩니다. 여러 유래 중에서도 중국의 사기(史記), 좌전(左傳) 등 출전을 보면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에 양유기(養由基)라는 명궁이 백 보 밖의 버드나무 잎을 백 번 쏴서 모두 맞혔다고 해 이 사자성어가 생겼다는 설이 가장 유명하죠. 진나라의 대표적인 명장 백기(白起)와 관련된 설화에서는 주나라의 책사 소려(蘇麗)가 백기에게 "지금까지 백 번 쏘아 백 번 맞혔다 해도 한 번만 실패하면 모든 공이 헛될 수 있으니 신중하라"는 교훈을 건넸다고 합니다. 다만 백기와 백발백중의 연결은 설화적 확장일 뿐 신빙성 있는 역사적 근거는 부족하지만요. 직업이 있는 많은 분들이 오늘 저처럼 여유를 즐기시겠죠? 남들이 쉴 때 쉬지 못하고 일하는 분들의 고충은 얼마나 클까요? 아울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급여생활자들은 1년에 하루, 근로자의 날에 보상 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으나 공·군무원과 군인, 감시·단속 근로자,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개인사업자 등의 직종 분들에겐 남의 나라 얘기일 겁니다. 농·어업 종사자도 여기 포함되고요. 우리나라에서 근로자의 날 명칭은 원래 '노동절'로 1958년 대한노동조합총연맹(지금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창립일인 3월10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963년 4월17일,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근로자의 날로 이름을 바꾸고 1973년 3월30일 제정·공포한 이래 1994년부터 5월1일을 근로자의 날로 기념하죠. 이 날짜로 바꾼 이유는 국제 노동자의 날(International Workers' Day)이라는 상징적 의미와 통일성을 고려해달라는 노동계의 지속적인 요구를 수용했기 때문입니다. 쓰러질 만큼 힘든 일, 곱하기 백의 즐거운 하루 성격은 다르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보다 앞선 때에도 일꾼들을 위한 휴식일이 있었는데요. 백발백중에서 백발을 뺀 오늘은 '백중(百中)'입니다. 우리 세시풍속 중 하나인 백중은 농경사회의 삶과 불교문화가 결합된 명절로 음력 7월15일이며 백종(百種), 중원(中元), 우란분절(盂蘭盆節), 망혼일(亡魂日) 등 여러 이름이 있죠. 이 날짜 무렵이면 여름철 농작물이 무르익는 가운데 100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췄다고 해서 백종이라 부르던 것이 변해 백중이 됐다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졌습니다. 또 아시아 중화권의 전통명절이자 도교의 중원절이기도 하고, 이날 많은 스님들에게 100가지 음식을 공양하는 불교 풍습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요. 여기 더해 불교에서는 백중을 우란분절이라고 칭하며, 석가모니 제자 목련존자가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원하고자 여러 스님에게 공양을 올린 효행에서 유래한 날로 여깁니다. 실제 이날 일부 사찰에서는 조상의 넋을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우란분회(盂蘭盆會)를 열죠. 백중의 주요 풍습으로는 농부들이 풍년을 기원하며 벌이는 민속놀이인 '백중놀이'가 지금도 경남 밀양과 충남 연산에서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그해 최우수 농가에서 일꾼들에게 소를 태우고 마을을 돌게 하는 잔치인 '호미씻이', 시원한 폭포나 계곡물에 몸을 담그면 더위를 타지 않는 것은 물론 질병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속설이 있던 '물맞이' 외에도 익은 과일과 햇곡식을 조상에게 바치며 차례를 지냈다죠. 백중은 농번기 중에서도 가장 힘든 시기인 김매기가 끝나는 날이었기에 머슴들의 노고를 위로하려고 하루 휴일과 술, 음식, 약간의 돈을 줘 마을에는 이날을 위한 장이 서기도 했답니다. 장 이름은 꾸밈 하나 없이 '백중장'이었고 백중은 '머슴날'이라고도 부르며 신분 격차를 잠시나마 허물면서 주인과 편하게 지내는 유일한 날이었습니다. 특히 백중놀이에서는 양반과 신분 질서를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비꼰 병신춤, 양반춤을 추었는데 양반들도 의관을 벗고 축제의 장에 동참했다고 하네요. 더불어 백중은 머슴들이 새 삶을 꾸릴 수 있는 날로 마을 어른들이 노총각 머슴이나 홀아비 머슴의 혼인을 주선하거나 살림을 장만해 주기도 해 '백중날 머슴 장가간다'는 옛말이 전해질 정도입니다. 백중이 우리나라의 핼러윈인 망혼일로 불리는 까닭도 짚으며 이번 편 마무리할까 합니다. 가득 찬 달이 하늘의 문을 열었을 때 잠시 세상에 나오는 조상과 혼령을 기리거나 위로하는 '귀신의 날'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죽은 자 그리고 산 자가 만나는 날이자 머슴과 양반이 하나 되는 화합의 휴일. 이쯤이면 백발백중이 아니라 '백날백중'이라는 사자성어풍의 신조어도 하나 나오면 어떨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네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토스의 얼굴 인증 서비스가 이제는 새로운 결제 시장의 포문을 엽니다. 지난해 소위 '덕질(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행위)'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토스의 얼굴 인증 시스템을 한 번쯤 들어봤을 텐데요. 토스의 '페이스 인증' 시스템을 통해 콘서트장 입장 전 사전에 등록한 얼굴 정보로 본인 확인을 거쳐 '암표'를 근절하겠다는 곳들의 소식이 들리면서 꽤나 이 판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죠. 이렇게 처음 모습을 보인 토스 페이스 인증은 올 3월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등장해 9월 정식 개시됐습니다. 2일 토스는 서울시 강남구 에스제이쿤스트할레에서 '토스 페이스페이' 간담회를 개최했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토스 페이스페이를 구현할 수 있게 한 주요 기술과 시범 운영 성과, 향후 전략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슈에디코에서는 이를 독자들에게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토스 페이스페이란?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에 얼굴(페이스) 등록을 거치면 현장에서 단말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이뤄지는 시스템입니다. 현금이나 카드를 꺼내거나 휴대폰 속 앱을 실행할 필요 없이 단말기가 얼굴을 인식하는 즉시 '빠르고'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특징을 지녔는데요. 페이스페이 아이디어 구상부터 개발을 이끄는 토스 최준호 TPO(Technical Product Owner)는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이끈 토스는 이제 오프라인 결제시장에 주목 중"이라며 "소비자들이 아무 준비 없이도 쓸 수 없는 결제 서비스를 생각하면서 페이스 인증을 택하게 됐다. 이는 항상 소비자들이 갖고 있으며, 양손이 자유롭고 속도가 가장 빠른 생체인증 시스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용 방법은? 먼저 페이스인증의 경우 토스 앱을 켠 다음 얼굴을 이리저리 비추고 실물 신분증을 인증하면 끝나는데요. 이 과정은 1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이후 다시 토스 앱 속 페이스페이에 들어가 결제수단을 결정하면 토스 결제 단말기를 보유한 서울 2만 개 가맹점과 전국 테스트베타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요. 지갑 없이 그저 얼굴만 비추면 앞서 설정한 결제수단을 통해 결제가 이뤄집니다. ◆보안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앞서 공연장에서 페이스인증을 한다고 알려졌을 당시에도 많은 사용자는 가장 먼저 보안에 대한 불신을 내비쳤는데요. 토스는 이를 인지한 듯, 결제의 편리함 만큼 보안 역시 최우선으로 여겼는데요. 페이스페이에는 ▲실제 사람 여부를 확인하는 '라이브니스(Liveness)' ▲얼굴 변화와 함께 유사 얼굴을 정밀하게 구분하는 '페이셜 레코그니션 모델(Facial Recognition Model)'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 등 각종 보안 기술이 들어갔습니다. 특히 페이스페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사전적정성 검토를 받은 유일한 얼굴 인식 결제 기술인데요. 토스는 고유식별정보, 안면식별정보와 같은 주요 정보들을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하게 처리할 방안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함께 수립했습니다. 더불어 모든 데이터는 망 분리 환경에서 암호화해 관리 중이고요. 일부 소비자들 우려에 대해 최 TPO는 "토스 송금 서비스도 초기 당시 많은 분들이 '이토록 쉽게 송금되는 시스템을 믿을 수 있느냐'는 의문을 내비쳤다"며 "그럼에도 계속 서비스가 이어지면서 안정성 확보되자 보수적이었던 고객들도 사용했는데, 혁신 서비스는 늘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고 제언했습니다. ◆토스 단말기가 성형이나 사고로 인한 외모 변화도 인식할까요? 또 쌍둥이는요? 토스 단말기는 소비자가 성형을 하더라도 주변 사람이 인식하는 것과 유사하게 반응한다는 게 토스의 답변입니다. 최 TPO는 "지인들이 알 정도로, 크게 변하지 않을 정도라면 사용에는 문제가 없다"며 "만약 아예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다면 앱에서 얼굴을 재등록하면 된다"고 설명했는데요. 쌍둥이도 마찬가지로 페이셜 레코그니션 모델 덕분에 식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 페이스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궁금합니다. 이달 기준 서울에 페이스페이가 도입된 가맹점은 편의점 GS25, CU, 세븐일레븐을 포함해 2만여 곳인데요. 추후 이마트24, LG전자 베스트샵, 롯데시네마, 이니스프리, 탑텐, 두끼, 소노, 교촌 등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협업을 진행, 올해 말까지 전국 30만 개 매장, 2026년까지 100만 개 매장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약 1초 만에 결제가 이뤄지는데, 결제 취소나 현금 또는 카드 부분 결제가 가능한가요? 네. 현재 서울 전역 가맹점에서는 이 같은 기능이 다 되는데요. 다만 서울 외 지역은 아직 시범 운영 중인 만큼 가맹점마다 다르다고 합니다. 또 토스는 이런 복잡한 기능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가맹점주들을 위한 교육도 맡고 있는데요. 토스 오규인 부사장(토스페이 사업 총괄)은 "계열사 토스 플레이스는 직원이 직접 방문하는 '필드테스트'를 통해 가맹점주 교육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페이스페이 확산을 위해서는 가맹점 확대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토스는 페이스페이 확산을 위한 하드웨어 준비도 완료했는데요. 토스 결제 단말기 및 포스(POS) 솔루션 자회사 '토스플레이스'는 기존 대표 단말기 '토스 프론트'와 함께 '토스 프론트뷰'와 '토스 프론트캠'을 내놨습니다. 현재 많이들 사용하는 토스 프론트는 카드 결제부터 토스를 포함한 모든 회사의 간편결제를 지원하는 범용 단말기인데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페이스페이 역시 가능하게 구현했습니다. 토스 프론트뷰는 기존 가게에서 사용하는 결제 단말기 교체 없이 기기를 추가 설치해 페이스페이를 지원하는 기기인데요. 토스 프론트캠은 키오스크 상단에 부착해 기존 환경에서도 페이스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토스는 이 같은 매장 상황에 맞춘 다양한 기기를 통해 페이스페이가 업종과 점포 전반으로 빠르게 퍼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혹시나 부정 결제가 발생할 시에는 어떻게 대처할 예정인가요? 토스는 페이스페이가 아니더라도 여러 금융서비스에서 부정 결제가 이뤄질 경우 선제적으로 보상하는 제도를 운용 중인데요. 바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이 수상한 결제를 발견하면 바로 조치를 취한 뒤 소비자에게 알리는 '안심보상제'입니다. 만약 페이스페이를 통한 부정 거래가 발생할 시 이 제도를 통해 피해금액을 보상해 준다는 방침인데요. 이는 1회 결제 한도 기준 최대 200만 원입니다. ◆현재 삼성페이, 애플페이와 같은 NFC 및 각종 페이도 안정적인 수단이라고 여기는 소비자들이 대다수인데요. 이들이 페이스페이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이와 관련해 오 부사장은 "페이스페이는 속도와 편리함 외에도 고객의 오프라인 결제 경험을 하나로 이을 토스의 서비스"라고 언급했는데요. 토스 앱 안에서 결제의 모든 경험을 체감할 수 있도록 토스의 내부 서비스를 적극 활용했다는 얘기인데요. 예를 들어 토스 플랫폼 '앱 인 토스(Apps-in-Toss)'를 통해 가고픈 매장 검색과 예약, 혜택을 확인한 뒤 현장에서 페이스페이를 통해 1초 만에 결제하면 자동 적립과 쿠폰 발급, 재방문 예약까지 결제의 모든 것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이런 경험 덕분에 지난 3월부터 이뤄진 시범 운영을 통해 페이스페이를 이용한 고객은 40만 명, 한 달 내 재이용률은 약 60%라고 합니다.(지난달 말 기준) 간담회 말미에 오 부사장은 "페이스페이는 단순 결제가 아니라 오프라인 결제의 여정 전체를 바꾸는 도구"라며 "기술적인 장점을 넘어 고객 경험을 출발점으로 삼아 결제 경험 모두 연결할 것"이라고 제언했는데요. 현재도 토스 페이스페이는 고객 경험을 기반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시범 운영 당시에는 사람 키나 단말기 위치에 따라 사람이 움직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현재는 기기가 스스로 인식하게끔 고쳤고요. 매장 조명에 따른 상이한 얼굴 인식률도 개선했다고 합니다. 향후 확산 과정에서는 또 얼마나 고도화될까요. 결제 혁신의 서막을 연 토스 페이스페이가 향후 결제 시장에서 어떤 혁신을 이뤄낼지 주목됩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이달 18일 역대 최소인 230경기 만에 관중 4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올 시즌도 2025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작년 1088만7705명의 관중이 입장해 단일 시즌 신기록을 세운 KBO리그는 이달 25일 기준 1018만606명을 넘어서며 기록 경신이 눈앞으로 올 시즌 12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죠. 이 같은 흥행의 중심에 선 팀은 단연 한화 이글스인데요. 올해 신축 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첫 시즌을 맞이한 한화는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성적을 보이더니 지난 23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구단 사상 최초로 홈경기 100만 관중을 돌파했습니다. 이때 시즌 50번째 매진이었고요. 외국인 투수인 라이언 와이스와 코디 폰세의 구위도 그렇지만 리그 최고 수준의 패스트볼(직구)을 던지는 문동주 선수의 투구를 보면 답답했던 속이 시원해질 정도죠.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직구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해야 할 선수가 있습니다. 돌직구를 보유한 돌부처 끝판대장 오승환 선수.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 의사를 밝힌 명실상부 KBO리그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지금 은퇴 투어 경기를 치르고 있죠. 28일 두산전은 팀의 패배로 출전하지 못했고 이제 31일 대전 한화, 내달 10일 광주 KIA전에 이어 ▲11일 대구 SSG ▲18일 창원 NC ▲20일 잠실 LG ▲21일 수원 KT ▲26일 사직 롯데 ▲28일 고척 키움 ▲30일 대구 KIA전이 남았습니다. 현재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 중이니까 세이브를 하나 더 추가해 550세이브를 달성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아울러 제2의 인생도 진심으로 응원하고요. 이쯤에서 오승환 선수의 묵직한 직구만큼이나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록 밴드 한 팀이 떠오릅니다. 영원으로 너그럽게 보내는 이별 1994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결성된 3인조 록 밴드 Fastball(패스트볼)은 비틀즈의 멜로디와 얼터너티브 록을 결합한 음악 스타일로 주목받다가 1998년 5월 발매한 정규 2집 'All The Pain Money Can Buy' 앨범의 수록곡 'The Way'로 큰 인기를 끌었죠. 이 곡은 그해 빌보드 모던 록 트랙 차트에서 7주 연속 1위, 빌보드 핫 100 차트 5위까지 오르며 상업적인 성공까지 거둬 1996년 데뷔 앨범 'Make Your Mama Proud'의 부진한 성과를 단번에 만회했습니다. 'The Way'는 텍사스 노부부 실종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고 하죠. 밴드에서 보컬, 베이스, 키보드, 기타를 맡으며 작사·작곡까지 하는 토니 스칼조(Tony Scalzo)가 비극적인 사건을 낭만적인 서사로 꾸며 노래를 만들었고요. 이 사건은 미국 텍사스 주 벨 카운티 소재 작은 마을인 셀라도(Salado)에 살던 재혼 부부 레이먼드 하워드와 렐라 하워드에게 닥친 일로 당시 이들은 여든을 훌쩍 넘긴 고령이었습니다. 88세의 남편 레이먼드 하워드는 뇌수술 후유증 및 뇌졸중 병력이 있었고 83세의 부인 렐라 하워드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죠. 지난 1997년 6월28일, 마을에서 15km 정도 떨어진 템플 시 연례 피들링 음악 축제(Temple Fiddling Festival)에 참석차 집을 떠난 부부가 귀가하지 않자 당일 오후 8시경 자녀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결국 소식이 끊긴 이들은… 보름이 지난 7월13일, 경찰은 집에서 약 600㎞ 떨어진 아칸소 주 핫스프링스 계곡을 수색하던 중 차량 잔해와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브레이크 사용 흔적이 없던 것으로 미뤄 인지 능력 저하 탓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경찰 측의 추정이고요. 사건 기록을 보면 안타깝게도 경찰은 아칸소 주 파리스와 플레인뷰에서 전조등 미사용으로 두 차례 운전 제지 후 조사를 했으나 실종 신고가 전국 범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기 전이라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해당 사건을 다룬 신문 기사를 접한 토니 스칼조는 부부의 사망을 '영원한 젊음', 가슴 시린 운명을 '영원한 여름(낙원)을 찾기 위한 여정'으로 풀이하는 등 영감에 따라 재해석했으나 고인들의 가족은 위안을 주는 추모곡이라며 감사함을 표했다고 하죠. 어찌 보면 일상 탈출을 염원하는 인간의 보편적 갈망을 노부부 실종 사건과 엮어 노래하며 듣는 이들에게 비극적 현실을 넘어선 삶의 태도를 제시한 토니 스칼조보다 부모를 잃은 자식들의 너그러움에 마음이 더 꽂힙니다. 노부부가 축제를 보려고 떠난 그 길, 그들을 추억하는 존재들은 그 길을 그리움으로 덮고 있을 테죠. 매년 8월30일인 세계 실종자의 날은 그렇게 떠나간 이들과 돌아오지 못한 마음들을 기리는 날입니다. 1981년 코스타리카에서 비밀리에 투옥되거나 강제 실종된 남아메리카 국가들의 납치 문제에 대한 규명과 이를 알리는 과정에서 유래된 날로 국제연합(UN)이 2010년 오늘 제정했고요. 경우는 다르지만 요즘 안전 안내 문자를 보면 기상이나 교통 소식 외에는 노년층의 행적을 찾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최근 들어 이 문자의 발송 빈도도 부쩍 늘어난 느낌이네요. 알 수 없는 길을 돌고 돌아 어두운 터널에 갇힌 우리 어르신들, 패스트볼처럼 빠르게 가족이 있는 편도로 진입하시길 너무나도 간절히 바라며 'The Way'의 가사와 해석 보탭니다. (1절) They made up their minds and they started packing 그들은 마음을 정하고 짐을 싸기 시작했죠. They left before the sun came up that day 그날 해가 뜨기도 전에 떠났죠. An exit to eternal summer slacking 영원히 여름날의 느긋함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But where were they going Without ever knowing the way? 하지만 어디로 가는 걸까요? 길도 모르면서 They drank up the wine and they got to talking 그들은 포도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죠. They now had more important things to say 이제 중요한 얘기들이 많아졌거든요. And when the car broke down they started walking 자동차가 고장 나자 그들은 걷기 시작했죠. Where were they going without ever knowing the way? 그들은 길도 모르면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후렴) Anyone could see the road that they walk on is paved in gold 누구에게나 보이죠. 그들이 걷는 길이 황금으로 포장돼 있다는 걸 And it's always summer, they'll never get cold 그 곳은 항상 여름이니까 절대 춥지 않을 거예요. They'll never get hungry They'll never get old and gray 절대 배고프지도 않고 늙어서 흰 머리가 생기지도 않겠죠. You can see their shadows wandering off somewhere 그들의 그림자가 보일 거예요. 어디론가 사라지는 They won't make it home But they really don't care 집에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그들은 상관하지 않죠. They wanted the highway they're happy there today, today 그들은 고속도로를 원했고 그들은 오늘 그곳에서 행복해요, 오늘 (2절) The children woke up and they couldn't find'em 자식들이 깨어났을 때 부모를 찾을 수가 없었죠. They Left before the sun came up that day 부모가 그날 해가 뜨기 전에 떠나버렸으니까요. They just drove off and left it all behind'em 그냥 차를 몰고 가버렸죠. 모든 걸 뒤로 하고 But where were they going without ever knowing the way? 하지만 그들은 길도 모르면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후렴)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이슈에디코의 매일 정보 시리즈 '오늘의 깜지'를 참고하면 1971년 오늘, 인천 중구 실미도에서 북한 침투작전 훈련 중 가혹한 대우를 견디지 못한 684부대원 24명이 무장 탈영해 군·경과 교전을 벌이다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교관, 기관병들을 살해하고 탈출한 부대원들은 버스 탈취 후 인천을 경유해 서울까지 진입한 뒤 경찰 2명과 민간인 6명이 사망하는 총격전을 벌이다가 수류탄으로 자폭했고요. 생존자 4명은 군사재판 끝에 1972년 3월10일 사형됐는데 당시 정부는 북한 무장공비 침입으로 발표했다가 군 특수범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2003년 크리스마스이브에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 '실미도'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죠. 영화는 훈련병들의 개인적인 서사와 감정에 초점을 두고 제작한 만큼 영화 속 대사나 일부 설정은 실제 역사적 사실과 차이가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영화 주인공 강인찬 등 대부분 등장인물은 실존 인물이 아닙니다. 영화의 원작 소설을 쓴 백동호 작가는 교도소에서 만난 한 재소자에게 영감을 받아 강인찬이라는 인물을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고요. 실제 684부대에서 실미도 훈련병들은 이름 대신 공작원으로 통칭했고 신상 또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대사 역시 마찬가지죠. 인물들의 심경과 영화 전개를 더욱 극적으로 몰아가고자 허구의 요소를 더한 겁니다. 안성기가 맡아 열연한 최재현 준위의 "날 쏘고 가라"는 대사는 영화의 비극적인 상황을 짧으면서도 강렬하게 담았죠.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 "비겁한 변명입니다!"는 설경구가 연기한 강인찬 훈련병의 임무 완수를 위한 의지를 잘 대변했고요. 이처럼 감독을 비롯한 영화 제작 관계자들은 극적 재미를 위해 상징성을 부여한 대사를 만들어 관객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라는 사실을 인지하던 관객들도 해당 사건이나 사고를 다시 접할 때 영화 대사의 여운이 남아 실제 발언처럼 착각하게 되는 거죠. 이처럼 실제 발언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거나 가상이지만 영화적 장치로 추가된 실화 바탕 우리 영화 속 명대사들 알아보면서 이번 편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살인의 추억, 2003) : "밥은 먹고 다니냐?" - 형사 박두만(송강호 扮) ·5·18 민주화운동(화려한 휴가, 2007) : “우리는 폭도가 아니야!” - 택시기사 강민우(김상경 扮)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추격자, 2008) : "4885 너지?” - 전직 형사 엄중호(김윤석 扮) ·판사 석궁 테러 사건(부러진 화살, 2012) -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대한민국에 전문가가 어디 있어? 사기꾼 빼고" - 수학교수 김경호(안성기 扮). ·부림 사건(변호인, 2013) : "국가란 국민입니다" "이런 국가면 전 때려치우겠습니다!" -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扮) ·이랜드 비정규직 사태(카트, 2014) : “오늘, 우리는 해고됐습니다” - 대형마트 비정규직 직원들(염정아 등) ·일제강점기(암살, 2015) : "알려줘야지.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고" - 의열단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扮) ; "잊혀지겠죠… 미안합니다" - 의열단장 김원봉(조승우 扮) ·일제강점기(밀정, 2016) : "우리가 실패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누군가 이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 의열단 리더 김우진(공유 扮) ; "밀정에게도 조국은 하나뿐이오… 마음의 움직임이 가장 무서운 거 아니겠소" - 의열단장 정채산(이병헌 扮). ·5·18 민주화운동(택시운전사, 2017) :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어. 너무 미안해서, 꼭 데리고 와야 돼" - 택시기사 김만섭(송강호 扮)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재심, 2017) - "내가 법정에서 증명해 줄게" - 변호사 이준영(정우 扮) ·12·12 군사반란(서울의 봄, 2023) : "넌 대한민국 군인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어" -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扮)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플러스 생활정보 과거 사용하던 방화(邦畫)라는 용어는 '나라 방(邦)'과 '그림 화(畫)'를 합친 한자어로 '자국에서 만든 영화'를 의미. 우리나라에서 '한국 영화'를 뜻하는데 일본어의 영향을 받은 옛 용어인 만큼 지금은 '국산 영화' 또는 '한국 영화'로 순화해 사용.
[악덕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앨범 소개] 열네 번째는 1996년 핀란드 남동부 카르훌라에서 토대를 세운 멜로딕 데스메탈(멜데스) 밴드 Omnium Gatherum(옴니엄 개더럼)의 'Grey Heavens'. 북유럽 스칸디나비아의 멜데스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공격성과 과격함을 억누르며 프로그레시브 등 여러 장르의 음악적 요소를 흡수해 밴드만의 이미지를 갖췄습니다. 1997년 데모앨범 'Forbidden Decay' 이후 2003년 정규 1집 'Spirits and August Light'를 내놓고 2016년 7집 'Grey Heavens'를 거쳐 2021년 Origin까지 1~3년 간격으로 꾸준히 새 작품 발매 중인데요. 올해 말 10집 발매를 예고한 이 밴드는 1집 발매 이듬해 메이저 레이블 Nuclear Blast와 계약 후 다소 부침이 있었죠. 하지만 Candlelight Records로 옮긴 후 2008년 정규 4집 'The Redshift', Lifeforce Records에서의 2011년 5집 'New World Shadows' 등으로 팬층을 넓히는 동시에 더욱 공고한 위용을 뽐내게 됐습니다. 특히 'New World Shadows'는 핀란드 앨범 차트 5위에 오르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했고, 이후에도 2013년 'Beyond', 그리고 오늘 소개할 'Grey Heavens' 등도 리스너들에게 호평을 받았죠. 밴드명 자체가 '잡다한 모임' '공개파티'라는 뜻이라서 그런지 라인업 변화가 잦은 편인데 밴드를 만든 마르쿠스 반할라(Markus Vanhala)가 역시나 'Grey Heavens'에서도 곡을 만들며 기타를 맡았고 아포 코이비스토(Aapo Koivisto)가 키보드를 담당했습니다. 또 보컬리스트는 유카 펠코넨(Jukka Pelkonen), 기타리스트 요나스 코토(Joonas Koto), 베이시스트 에르키 실베논넨(Erkki Silvennoinen), 드러머 야르모 피카(Jarmo Pikka)로 멤버를 꾸리며 모았던 에너지를 균등하게 뽑아냈네요. 수록곡 중 가장 인기가 많은 3번 트랙 'Frontiers'와 6번 'Foundation'까지 거친 후 힘을 살짝 더 분산시킨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인간 내면과 존재에 대한 탐구를 다룬 이 앨범의 철학적인 주제를 감안하면 이 역시 밴드의 노림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총 재생시간 56분 13초에 10곡을 담은 이 앨범의 표지 이미지에 대해 유카 팔코넨은 삶의 어둡고 밝은 면이 혼재된 상태인 양면성의 균형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고요. 대립보다는 적절한 조화가 중요하다는 언급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회색 바탕에 그린 두 개의 달은 '양면성', 중앙에 위치한 눈은 '관조와 이해', 달과 눈을 두른 둥근 원의 구도는 '존재의 순환'을 의미한다는 거죠. 이 설명을 듣고 앨범을 감상하면 앨범 표지의 회색을 달리 보게 됩니다. 회색은 흑과 백의 대조에서 파생된 중립의 단일색이 아니라 전체적인 순환에 맞춰 명암과 채도를 바꾸며 등불 뒤 그림자와 같은 토대를 구성한다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트랙 대부분이 밴드의 전작들과는 어느 정도 다를지언정 기존 멜데스 밴드의 스타일과는 크게 다르지 않기에 실망하는 팬들도 많지만 특성상 비판이 많이 따르는 장르를 지속하면서도 수작인 곡들을 매번 뽑아내는 만큼 차기 앨범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가 없네요. 수록곡 소개에 이르기까지 글이 좀 길었습니다. 그럼 이만 'Grey Heavens' 앨범에 실린 곡들 짧게 살피면서 이번 편 마감하겠습니다. 유튜브로 연결되는 곡은 'Foundation'입니다. 오프닝 곡 'The Pit'는 복잡다단한 삶을 이어가야 하는 인간의 고뇌와 결단을 표현한 곡으로 멜데스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7집에서 다룰 여러 회색 감정들을 예고하는 오프닝으로 손색이 없죠. 2번 트랙 'Skyline'은 일상의 성찰과 반성의 메시지로 보컬이 앞서 템포를 끊어주며 간결하고도 직관적인 리프를 두드러지게 만듭니다. 이 앨범에서 주목도가 높은 세 번째 트랙 'Frontiers'는 초반 질주가 뇌리에 남는 곡으로 내면을 넘나드는 여정을 노래하며 신디사이저와 기타 솔로가 활약하죠. 수록곡 중 재생시간이 가장 긴 다음 곡 'Majesty and Silence'는 번잡한 인생에서 내면의 고요함을 찾는 과정을 어쿠스틱하게 펼쳐 보입니다. 긴 곡 길이만큼이나 다채로운 구성이지만 전체적인 감성은 밴드가 추구하는 음악적 색채와 일치한다고나 할까요? 5번 트랙 'Rejuvenate'는 현실의 본질과 인식을 짚으며 긴장감을 유지하는 가운데 역동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곡입니다. 박자에 변화를 주면서 각 악기 파트의 조화로 강렬한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어 손가락을 저절로 튕기게 되네요. 개인적으로 7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여섯 번째 곡 'Foundation'은 역시나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인간의 내면을 다룹니다. 자유, 책임 등 인간사에서 마주하는 불변의 보편적 진리를 가사에 담아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는 멜데스로 만들었죠. 반복을 통해 단단하게 탑을 쌓는 듯한 구성으로 기존 팬들은 이 곡을 들으며 밴드가 얼마나 성숙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인간 내면의 해방과 자유를 신디사이저와 기타 선율에 새겨 드라마틱하게 전개한 7번 곡 'The Great Liberation'이 전반적으로 빠른 템포라면 이어지는 8번 곡 'Ophidian Sunrise'는 앨범 후반부에 속도를 늦추며 감성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죠. 시작을 언급하며 여러 감정과 성찰을 위시해 인간 내면을 반영한 곡인데 차분하게 곡의 내용을 설명하는 것 같은 구성에서 그루브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홉 번째 트랙이자 연주곡인 'These Grey Heavens'는 곡 초반 어쿠스틱 기타와 신디사이저가 흐름을 이끌며 가벼운 변화로 밴드의 음악적 스타일을 들려주다가 마지막 곡 'Storm Front'에서 몽환적 절정에 다다르는데요. 신디사이저 멜로디로 시작해 강렬하고 서사적인 전개를 바탕 삼아 앨범의 철학적 여정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폭풍 전야의 고요와 긴장, 변화, 진실에 대한 의문을 차례대로 연결하며 성찰의 메시지를 말줄임표처럼 남기는데… 헤드폰을 정리하면서도 여운이 오래도록 맴돕니다. The Pit Skyline Frontiers 5:09 Majesty and Silence Rejuvenate! Foundation The Great Liberation Ophidian Sunrise These Grey Heavens Storm Front 4:34 4:30 5:09 8:36 5:28 5:49 5:15 6:13 4:25 6:13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이슈에디코'의 알짜 생활정보 시리즈 중 하나인 [적금 돋보기] 이번 편을 보니 우리은행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10만 좌 한도로 특별 금융상품을 판매하네요. 이 상품은 1인 1계좌 가입 가능한 12개월 만기 자유적립식으로 월 최대 3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습니다. 기본금리 연 2.0%에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및 그 유족에게는 4.15%포인트(p), 최근 6개월간 우리은행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2.0%p 우대금리가 더해져 최고 연 8.15% 금리를 받을 수 있고요. 특히 사회공헌형 금융상품으로 고객이 적금에 가입할 때마다 국가보훈부가 운영 중인 국민 기부 온라인 플랫폼 '모두의 보훈드림'에 우리은행이 좌당 815원씩 기부한답니다. 하나은행도 '대한민국만세 80주년 적금'을 내놨는데요.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최고 연 8.15%의 우대 금리를 제공하며, 가입 시마다 815원을 독립 유공자 지원에 자동 기부합니다. 또 태극기 게양, 나라사랑 실천 서약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 금리가 붙고요. 보기엔 그저 훈훈하게만 느껴지는 금융상품이지만 사회 일각의 비판도 따릅니다. 쓴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역사적 기념일의 상업화, 애국심의 오용, 상품 판매 수익률과 사회적 기여의 불균형 때문이고요. 그래도 어쨌든 선의를 바탕에 둔 상품들인 만큼 너무 큰 의미를 두고 왈가왈부 과해석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광복을 주제로 한 금융상품이 나오기까지 감히 상상도 못할 고초를 겪었을 대한의 독립운동가들에게 무한 존경과 감사를 보내도 모자랄 판국에, 그들의 은혜를 입은 후손들이 광복 특별 금융상품과 엮인 이해관계로 마찰을 빚는 건 보기 좋은 일이 아니죠. 두 눈 멀쩡히 뜨고도 인두겁의 악마들에게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다시 지키기 위해 그야말로 목숨 값처럼 활동자금을 모아 사투를 벌였을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막연하게 짐작해도 가슴이 저미는 걸요. 그나저나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이 일제의 치밀한 압박과 감시를 뚫고 어떻게 활동자금을 마련했는지 혹시 아시나요? 편지로 전한 불굴의 의지, 답장에 실은 불변의 격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가 발행한 한국독립운동사연구와 국사편찬위원회의 우리역사넷, 공훈전자사료관,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내 콘텐츠 자료들을 참고하면 이들의 활동자금을 마련한 방법은 다방면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우선, 학교와 종교단체, 기업, 상점 등에서 은밀하게 자금을 모아 전달하는 한편 비밀모금 활동을 전개했고요. 만주, 상하이, 미주 지역 등지의 한인 동포들도 조직적인 모금 활동 등으로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미주 지역에서 애국금 모금을 실시하는 동시에 인구세(人口稅) 형태의 독립공채를 발행했죠. 인구세는 독립운동 자금 마련을 위해 도입한 세금으로 20세 이상 모든 한국인에게 1년에 금화 1원(해외는 1달러)을 걷었습니다. 또한 임시정부가 같은 해 국내 도, 군, 면 단위로 조직한 연통제(聯通制)라는 비밀 행정연락망을 통해 일제의 감시를 피하며 독립운동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자금을 관리했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것은 거의 모든 독립운동가들이 자신의 재산을 바치고 생활비를 아껴 독립운동을 이어갔다는 사실입니다. 활동자금과 관련한 사료 중에서는 1931년 12월24일, 중국 상하이의 김구 선생에게 의거자금을 요청한 이봉창 의사의 친필 편지가 유명하죠. 이 의사는 이 편지에서 '물품이 팔린다'라는 암호로 의거자금을 요청했고 나흘 뒤인 28일, 김구 선생이 100엔을 보내며 일왕 히로히토 저격 의거를 지원했습니다. 다음 해 1월8일, 도쿄 경시청 앞에서 히로히토에게 수류탄을 던져 암살하려던 이 의사의 계획은 결국 미수에 그쳤지만요. 아울러 이봉창 의사는 일본에서 상점 점원, 철공소 직공, 잡역부 등으로 일하며 경제적 자립을 도모한 것은 물론, 김구 선생이 군자금을 모집하는 동안 조력자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한인애국단의 제1호 단원이자 의열투쟁가로 히로히토 암살에 실패해 체포된 후 사형 선고를 받고 1932년 10월10일 향년 30세에 순국한 이봉창 의사. 이 의사의 의거는 윤봉길 의사의 의거와 함께 광복 의지에 다시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자 대한의 독립운동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8월10일, 오늘은 이봉창 의사가 태어나신 날입니다. 1901년생이시니 만약 살아계신다면 오늘로 딱 125세가 되셨겠네요. 이봉창 의사가 방송국 광복 특집 프로그램에 최장수 독립운동가로 출연해 과거의 일화들을 회상하듯 풀어놓는 모습을 그리며, 이번 '이리저리뷰'는 이만 마치겠습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정말 무더운 여름, 시원한 휴가지가 절실해지는 요즘인데요. 저뿐만이 아닌가 봅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9개 손해보험사(손보사)의 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약 173만300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급증했는데요. 이 계약 건수는 지난 2021년 14만3000건, 2022년 59만6000건, 2023년 172만1000건, 지난해 272만7000건 등으로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300만 건 돌파도 거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여행자보험이 보편화되면서 최근 보험사는 관련 보장 항목을 점점 확대했는데요. 출국이 지연될 때 공항 내 라인지 시설 이용비나 동상 또는 일사병과 같은 기후 질환에 대한 병원비를 보상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습니다. 해외여행 중 빈집털이를 당할 경우 손해를 보장하는 특약도 있고요. 하지만 여행자보험에 들었다고 무작정 다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닌데요.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공개한 '주요 분쟁사례로 알아보는 소비자 유의사항'을 토대로 보장받을 수 없는 사례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만약 여행 중 인근 상점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면? 여행자보험에는 휴대품 손해 특약이 있지만, 보험사는 단순 분실은 보장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휴대폰을 도난당한 사실을 입증해야만 보상해 줍니다. 또 휴대폰이 파손됐을 경우 휴대폰보험과 여행자보험에 모두 가입했어도 중복 보상은 받기 어렵습니다. 이들은 실제 지급한 수리비를 한도로 보험금을 비례 보상해 주거든요. 동호회에서 간 여행에서 스쿠버다이빙하던 중 다쳤다면? 동호회 활동을 목적으로 한 스쿠버다이빙, 수상보트, 행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 등 위험한 레저 활동은 일반상해보험이나 여행자보험에 보장되지 않는데요. 이 같은 활동에서 보장을 받으려면 레저 전용 상해보험에 가입하거나 여행자보험에서 '레저특약'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수영장에서 아이가 뛰다가 다쳤다면? 수영장 업체가 가입한 체육시설업자 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치료비를 청구해도 업체 직원 과실이 없다면 보상받기 힘든데요. 이는 업체가 안전 관리 의무를 소홀히했다거나, 시설물 관리 부주의와 같은 과실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업체 측이 '구내치료비' 특약에 가입했다면 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시설 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치료비가 지급될 수 있다네요. 빌린 제트스키를 고장 냈어요. 이는 여행자보험은 물론, 일반 배상책임보험에서도 보상받기 힘듭니다. 렌털 장비는 타인의 물건이 아니라 본인이 관리하고 점유한 장비로 보기 때문인데요. 이럴 때는 렌털업체가 자체 보험에 가입했는지 확인하거나 자신의 보험 특약 가운데 레저 장비 전용 보장 특약이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산 지 10년이 넘은 에어컨 수리비도 보장되나요? 보험사는 제조일로부터 10년이 넘은 제품에 대해 고장 수리 비용 보장 특약으로 보상 처리해 주지 않습니다. 더불어 이 특약 보험금은 수리비를 지출할 때만 지급되며 교환에 든 비용은 보상하지 않고요.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여름철 휴가, 여행, 야외 활동을 하다 보면 사고가 증가해 보험 상품 수요가 커진다"며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소비자와 보험사 간 해석 차로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사전에 약관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
[IE 산업]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슈거 소주 '새로'가 출시 3주년을 앞둔 지난 7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 7억 병을 돌파. 15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9월 중순 첫선을 선보인 새로는 기존 소주와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품. 이 같은 입소문을 타고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5000만 병을 돌파한 데 이어 7개월 만에 1억 병을 넘어서기도. 이후 올 7월 말 기준으로 출시 34개월 만에 7억병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 새로는 증류주 함량을 높여 부드러운 맛을 구현했으며 한국적이고 감성적인 패키지를 적용. 또 '새로구미'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광고 역시 큰 호응. 롯데칠성음료 측은 "소주 성수기인 4분기에는 새로구미 확장된 세계관이 중심이 된 새 콘텐츠와 함께 차별화된 브랜드 체험이 가능한 프로모션을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플러스 생활정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4월에 살구 과즙을 더해 소주 특유의 쓴맛을 줄이고 상큼함을 더한 '새로 살구'를 출시하기도. 이는 저도주와 다양한 주종을 찾는 소비자 니즈에 저격해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병 기록. 올 3월에는 라인업
[IE 금융] 신한금융을 비롯한 여러 금융사가 롯데손해보험(롯데손보) 인수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 이 보험사의 인수자 찾기가 난항을 겪는 중.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신한금융은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롯데손보 인수 추진' 관련 보도에 대해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공시. 이는 당시 한 언론이 최근 신한금융이 롯데손보 대주주 'JKL파트너스'와 접촉했으며 실사를 마친 뒤 가격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한 것에 대한 해명 공시. 신한금융 관계자는 "인수 시도조차 한 적이 없다"고 해명. 하나금융 역시 "롯데손보 인수에 관해 검토하지 않았다"고 언급. 지난해에는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예비입찰에 참여, 시장의 이목을 받았지만, 우리금융의 본입찰 불참 이후 흐지부지인 상황. 현재 JKL파트너스는 올 2분기 영업이익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롯데손보 가격을 2조~3조 원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1조 원대는 평가가 대다수. 롯데손보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362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5.2% 증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9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지급여력비율(K-ICS)은 지난 1분기보다 9.6%포인트(p) 상승한
[IE 산업] 최근 KT 소액결제 피해가 일파만파 커진 가운데 피해자가 199명으로 늘어났다. 1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건 피해자가 추가돼 199명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며 "124건은 병합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송됐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나머지 75건은 접수한 관서에서 피해자 조사 등 초동조치 후 경기남부청 사이버수사로 이송할 것"이라며 덧붙였다.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주로 이뤄지는 곳은 경기 광명시와 부천시, 서울 금천구 등 세 곳이었는데, 이후 인천 부평구, 경기 과천시, 서울 영등포구 등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신고가 발생하고 있다. 피해자 모두 KT 통신사 고객이었으며 자신도 모르게 휴대폰을 통한 소액결제가 이뤄졌다고 주장 중이다. KT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불법 초소형 기지국(팸토셀)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정부 당국과 협력해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며 사과한 바 있다. 이 통신사에 따르면 불법 기지국 두 개가 발견됐으며, 해당 기지국의 신호 수신 이력이 확인된 고객은 약 1만9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가입자식별번호(IMSI) 유출 정황이 확인된 고객은 5561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경찰은 SKT 유
우리나라 전 지역 곳곳을 살피며 큰 비용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행사와 축제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나들이 가GO이슈]의 9월 셋째 주(15~21일)까지 정보입니다. ◇수도권 -청춘대로 ·기간 : 18~19일 ·장소 : 서울 광진구 광나루로 389 광진광장 '진입 중, 감속 금지'를 기치로 청춘의 도전을 응원하는 도심형 문화 축제. 멜로디로 가요제, 노래경연제, 영화연극제, 토크쇼와 초청공연이 펼쳐지고, 건대 맛의 거리 맥주축제도 병행. 청춘참여그림전, OX퀴즈, 청춘도서전, 플리마켓, 키링 만들기, 캐리커처 등 체험을 더한 행사. ·관련 사이트 : https://www.instagram.com/st.cheongchun/ -고양가을꽃축제 ·기간 : 19~30일 ·장소 :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로 595 일산호수공원 일원 가을꽃과 함께 감성적인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계절 축제. 주제광장과 메타세쿼이아 광장에 국화, 코스모스, 백일홍 등 가을꽃이 어우러져 화려한 경관을 연출하고, 메인 조형물과 테마 포토존, 피크닉 공간 마련. 플라워마켓, 화훼 체험 프로그램으로 가을의 낭만 만끽. ·관련 사이트 : https://www.instagram.com/fl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