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하는 김수경의 영화·씨네필 관련 이모저모 이야기'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주의. 가장 최근 '수영씨 이야기'가 올해 7월 29일이더라고요. 저는 기껏 해봤자 두 달 정도 지나겠거니 생각했는데 다섯 달이나 흘렀다는 점에 무척 놀랐습니다. 그동안 영화를 안 본 것도 아닌데 말이죠. 마지막 콘텐츠 작성 이후부터 계산해 보니 단편영화를 포함해 대략 50여 개를 감상했더라고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봤던 제품을 제외하고 영화관에서 감상했던 작품들은 30개 정도가 되겠네요. 감상하면서 수영씨든 어떤 콘텐츠로 소감 한마디를 남기고픈 작품들을 꼽자면 디첸 로더 감독의 '나와 그녀'와 에밀리 블리치펠트 감독의 '어글리 시스터(이 작품은 짜사이로 작성했습니다.)', 연상호 감독의 '얼굴'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너무 훌륭한 글들이 많아 저까지 덧붙이기엔 오히려 쑥스럽더군요.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원작 소설까지 읽을 정도로 기대했는데, 막상 쓰려니 마음이 크게 움직이진 않아 몇 줄 쓰다 멈췄습니다. 그러다 아무 사전 정보 없이, 그저 배우 한 명을 보기 위해 들어간 극장에서 올해 최고의 영화를 만났는데요. 바로 '프랑켄슈타인'입니다. 무려 1818년에 쓰인 최초 과학공상(SF)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천재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죽음을 정복하겠다며 여러 시체로 '크리처(괴물)'를 만들었지만, 결국 빅터 자신과 크리처 모두 파멸을 맞게 되는 얘긴데요. 우연히 넷플릭스 공개 예정작에서 이 작품을 봤을 때도 "집에서 편하게 보면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잊었는데, 배우 '미아 고스'가 나오더라고요. 저는 인터넷에서 영화 'X' 줄거리와 스틸컷으로 미아 고스란 배우를 처음 접해 그의 작품세계에 뛰어들었습니다. 정작 X는 국내 어디에서도 볼 수 없어 X의 프리퀄인 '펄'과 '맥신'밖에 볼 수 없었지만, 미아 고스의 매력에 빠지기엔 충분했습니다. 그런 배우를 큰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는데 예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겠죠. 프랑켄슈타인은 넷플릭스에 공개되기 전에 극장을 통해 며칠 동안 공개됐는데요. 이 같은 극장 선공개는 내년 3월 개최하는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카데미 후보가 되려면 미국 6개 대도시권 극장에서 최소 하루 이상, 일주일 연속 상영해야 하죠. OTT 영화의 경우 스트리밍 공개 전 극장에서 먼저 선보여야 한다는 조건도 붙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제 첫 감상은 "극장에서 N차 찍을 수 있으면(여러 번 관람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큰 화면을 통해 세심한 연출과 미장센, 배우들의 열연을 봐야 했는데 말이죠. 특히 소설이나 게임,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원작으로 영화가 생산되는 대부분인 요즘, 프랑켄슈타인은 원작 구현의 '모범 사례'이기도 했고요. 이 작품의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는 원작에 대해 "이 책의 매력은 너무 많은 질문을 던지는 10대 같다는 것에 있는데, 그 질문은 때론 짜증 날 정도로 날카롭다"고 설명하며 애정을 드러냈죠. 사랑하는 원작을 원작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기예르모 감독은 그만의 감성, 스타일을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담아냄과 동시에 원작 속 대화 말투와 리듬감, 주제를 살리려고 했답니다. 또 현대 시각으로 보기엔 다소 불편할 수 있을 법한 요소들도 자연스럽게 없애되, 원작의 주제를 훼손하지 않았고요. 일례로 원작 속 크리처가 분노에 못 이겨 일으킨 무분별한 살인에 대해서는 다소 눈을 찌푸릴 수 있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오두막집에서나 남극으로 향하는 선원을 죽이긴 했지만 자신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요. "사냥꾼은 늑대를 미워하지 않고 늑대는 양을 미워하지 않았어. 하지만 그들 사이의 폭력을 피할 수 없어 보였지. 이런 생각이 들더군. 이게 세상의 이치겠구나. 어떤 존재라는 이유만으로 사냥당하고 죽임당할 수 있는 거야." -오두막에서 벌어진 사냥꾼과 늑대의 싸움을 접한 크리처의 대사 영화가 원작과 가장 다른 점은 프랑켄슈타인의 동생 윌리엄과 그의 약혼자인 엘리자베스입니다. 원작 속 윌리엄은 5살 꼬마로 죽음을 맞는 단역이지만 영화에서는 형의 사랑을 갈망하는 캐릭터로 등장하죠. 엘리자베스(미아 고스 扮)는 본래 빅터의 약혼자지만 영화에선 윌리엄과 약혼을 한 설정으로 생명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늘 품고 있던 인물인데요. 죽기 직전 크리처에게 죽음과 사랑의 본질을 일깨워줍니다. "내 자리는 애초에 이 세상에 없었어. 이름도 모를 무언갈 찾고 갈망했지. 잃어버리고 되찾는 것. 그게 사랑의 생애야. 그 덧없음과 비극 속에서 이건 '영원'이 됐어. 차라리 이렇게 떠나가는 게 나아. 네 눈이 내게 머물고 있을 때." -죽기 직전 엘리자베스의 대사 엘리자베스가 죽은 뒤 크리처가 그의 머리를 훼손할까 걱정했는데(원작에선 크리처가 여성 크리처 제작을 위해 죽은 유모의 머리를 잘라 빅터에게 건네줬다), 엘리자베스의 유언을 듣고 그녀를 온전한 죽음의 세계로 보내줍니다. 크리처는 탄생 이후 늘 "내가 누군지 알고 싶다"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데요. 사실 우리 모두는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한 번쯤 갈구한 경험이 있습니다. 기예르모 감독은 그 질문에 '정답'을 주지 않는 대신 질문 그 자체를 포용하게 만드는 쪽을 택했다고 합니다. "인생은 마치 끝없는 궤도를 달리는 별 같아. 마치 수많은 질문과 해답을 찾아가 미완성의 그림을 그려가는 것"이라는 동방신기의 '라이징선' 가사가 떠오르네요. 이 밖에도 영화에서 빅터는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라며 등장했던 빅터 아버지의 모습을 답습합니다. 매몰찬 아버지에게 자라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워하던 빅터는 피조물의 아버지와도 같지만 그를 냉정하게 대하죠. 하지만 크리처는 긴 여정 끝에 다시 마주하게 된 그를 용서하게 됩니다. 이런 부모의 모습과 용서를 통해 세대를 거쳐 전해지는 고통을 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셈이죠. 미아 고스가 인터뷰에서 말했듯 큰 틀은 천재 과학자 얘기지만 부자관계의 슬픔, 외로움과 고립, 소속감과 사랑에 대한 갈등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이 영화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처음으로 친구들한테 일명 '영업'으로 불리는 영화 추천을 했는데요. 결과는 대성공. 그래서 뒤늦게나마 독자분들에게도 영업하기 위해 수영씨를 작성하게 됐습니다. 의상과 소품, 색감, 구도 등 의미 없는 배치 모두 교향곡처럼 어우러진 작품 프랑켄슈타인. 올해를 정리하는 연말, 이 영화를 통해 자연스레 한 해를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이달 초, 낚시를 무척 좋아하는 친구가 보내준 사진입니다. 전라남도 최북단에 위치한 영광군 낙월면 소재 최대의 섬 안마도에서 찍었다고 하네요. 친구는 오늘 저녁도 출조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느 곳으로 나설지 묻지는 않았지만 그곳이 어디든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어쩌면 이리도 황금빛일까요. 저 바다가 진짜 금이라면 물결을 따라 잔잔히 일렁이는 빛만 손으로 걷어 올려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우디 금맥'과 관련한 이슈가 부상했습니다. 여러 게시물에서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링크를 따라가 보니 국내 한 인터넷 신문사에서 이달 25일 작성한 기획기사를 볼 수 있었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광산기업 마덴(Maaden)이 메카 인근 만수라-마사라 지역 남쪽에서 125㎞에 달하는 초대형 금광 지대를 발견했다는 내용이었고요. 기사대로라면 이 금광에서 발견된 금의 품위는 톤당 10.4g, 20.6g인데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등급(평균 1~4g/t)이라고 합니다. 이번 발견 덕에 미개발 광물자원 추정치가 기존 1조3000억 달러에서 2조5000억 달러(한화 약 3674조 원)로 상향 조정된 사우디는 금, 희토류 등을 활용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를 다각화하는 '비전 2030'의 핵심 동력이 더욱 강해졌다네요. 황금빛 미래가 펼쳐질 저 계획대로 일이 전개된다면 얼마나 부러울까요? 금빛을 좇는 존재, 탐욕이 만든 허상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초 금맥이 화제가 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금맥 이슈는 탐욕이 만든 허상이라는 차이가 있죠. 올 1월, 충청 지역 한 폐광에서 길이 1800m, 가치 수천억 원대의 국내 최대 금맥이 발견됐다는 풍문이 나돌았는데요. 이 광산을 운영 중이라는 김 모 씨는 지난 2010년, 부친이 해당 광산을 인수한 뒤 시추 과정에서 대규모 금맥을 발견했다고 주장합니다. 양화점을 꾸리며 모은 돈 약 20억 원을 투자했다는 한 할아버지 외에 다른 여러 투자자들도 속을 태우지만 여전히 진실공방만 벌어지고 있습니다. 독립된 지질 조사 결과, 광석 분석 자료, 채굴 실적, 경제성 평가 보고서 등 금맥 존재와 매장량, 실제 채굴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1차 데이터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고요. 1990년대, 한 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를 속인 세기의 금맥 사기극도 있죠. 1997년, 전 세계 금융 시장을 뒤흔들었던 캐나다 광산 탐사업체 브리엑스 미네랄즈(Bre-X Minerals, 이하 브리엑스) 사건입니다. 사건 발생지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정글의 부상(Busang) 지역으로 브리엑스 측이 이곳에서 최대 2억 온스(약 5670톤)에 달하는 금맥을 발견했다고 주장하자 업체 주가는 폭등해 시가총액 6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캐나다 연기금부터 대형 기관 투자자들까지 자금을 퍼부으며 금빛 꿈에 대한 환상을 키웠으나 1997년 3월, 합작 투자를 검토하던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이 광산 샘플에 대한 독립적인 재분석을 요구하면서 악몽으로 바뀌었죠. 금빛일 수 없는 거품, 가치판단은 냉철함이 기본 조사 결과, 현장 관리자 등이 샘플에 외부 금가루를 섞어 분석 결과를 조작하는 '소금 치기(Salting)'라는 고전적 사기 수법을 썼던 것으로 실제 금 함량이 경제적 가치가 없는 수준이었답니다. 수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브리엑스는 결국 1997년 11월 5일 파산을 선언했고 핵심 관계자의 의문사까지 이어지며 탐욕이 빚은 가장 어두운 금융사건 중 하나로 역사에 남게 됐네요.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과장된 기대가 만드는 투기 거품은 입바람으로도 소멸할 수 있습니다. 금빛처럼 현혹적인 정보일수록 강철 같은 냉철함을 유지해야 하죠. 특히나 요즘처럼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루머와 기술 발전이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시기라면, 자신의 투자 목표와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흔들림 없이 지키는 것이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투자 리스크 최소화의 핵심입니다. 사우디 '황금 벨트'가 인류에게 실제로 풍요로운 미래를 안겨줄지 아니면 일시적 기대감에 그칠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다만, 우리가 금빛에 눈이 멀어 허상을 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점만큼은 언제든 명확하죠.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악덕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음반 소개] 열여덟 번째는 2010년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음산한 기운을 퍼뜨리기 시작한 블랙·애트모스페릭 블랙 메탈 밴드 Cult of Fire(컬트 오브 파이어)의 'Čtvrtá symfonie ohně'(츠프트르타 심포니에 오흐네: 네 번째 불의 교향곡)'. 하나의 콘셉트에 머무르지 않고 주요 앨범마다 검은 변화를 추구하는 컬트 오브 파이어는 종교와 관념을 초월한 의식의 기저를 표현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밴드입니다. 블래스트 비트와 트레몰로 리프를 기본으로 깔고 동서양이 혼합된 멜로디 라인을 끌어올리는 이들의 음악은 블랙 장르로도 얼마든지 클래식한 예술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죠. 현대 블랙 메탈 씬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초기 블랙 메탈에 키보드와 시타르 등 동양 악기를 엮어 서사적이고 웅장한 분위기를 극대화한 이들의 음악은 밴드 결성 당시 밀교(esotericism)에 초점을 맞추다가 2013년 정규 2집 이후로는 힌두교, 베다 의식, 불교로 주제를 돌렸습니다. 기타와 같은 인도의 발현악기인 시타르와 탬버라, 젬베 등 타악기에 동양적 찬트(Chant, 단순하고 반복적인 멜로디나 리듬이 있는 노래, 구호)를 곡에 넣어 신비롭고 장엄한 분위기를 만들며 종교 의식과도 같은 음악적 연출을 완성하죠. 밴드의 창단 멤버이자 중심축인 인퍼널 블라드(Infernal Vlad·Vladimír Pavelka)가 새 앨범 작업 시마다 인도를 찾아 신들에게 공물을 바치고 명상하며 영감을 얻는다는 얘기는 꽤 널리 알려졌습니다. 인퍼널 블라드가 드럼을 제외한 나머지 악기 연주와 작곡을 담당하고 창단 멤버지만 현재는 볼 수 없는 보컬리스트 데빌리시(Devilish·Vojtěch Holub), 드러머 톰 코로너(Tom Coroner) 조합으로 2014년 12월 8일 선보인 'Čtvrtá symfonie ohně'. 이 앨범은 인도 장례의식과 칼리 여신을 다루며 힌두교 콘셉트를 확립한 2013년 정규 2집 'मृत्यु का तापसी अनुध्यान(므리튜 카 타파시 아누드얀: 죽음의 금욕적 명상)' 발매 후 1년이 지나 내놓은 EP(Extended Play, 싱글과 정규 앨범 중간 정도 수의 곡이 수록된 미니 앨범)입니다. 기존 콘셉트에서 잠시 벗어나 밴드의 모국인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문화유산에 경의를 표하는 특별한 프로젝트로 체코 국민 악파의 선구자인 베드르지흐 스메타나(Bedřich Smetana)와 블타바강, 바흐강을 기리죠. 앨범 표지 역시 스메타나의 초상화로 보컬이 없는 단 두 곡의 연주곡을 수록했습니다. 공격적인 기타 리프에도 키보드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멜로디 라인에 어떤 느낌을 줄 수 있는지 알려주는 총 재생시간 12분53초로 실린 두 곡 살펴보면서 이번 편 마무리하겠습니다. 첫 번째 트랙 '블타바(Vltava)'는 스메타나의 교향시 연작 '나의 조국(Má Vlast)' 중 두 번째이자 가장 유명한 동명의 곡을 블랙 메탈로 재해석했죠. 스메타나는 프라하를 가로질러 흐르는 상징적인 볼타바강이 흐르는 모습과 주변 풍경을 음악으로 묘사했는데 컬트 오브 파이어 또한 원곡의 장엄하면서도 승리감 넘치는 이미지를 충실하게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장르적 전환은 있지만 이질감은 느끼기 힘들고요. 블래스트 비트와 디스토션이 터지는 사운드로 변하는 와중에도 기타 멜로디가 현란하게 사운드를 이끌며 서사적 분위기를 끝까지 지킵니다. 다음 곡 '바흐(Váh)'는 슬로바키아를 흐르는 바흐강을 주제 삼은 밴드 자작곡으로 블타바보다 더 내성적인 우울함을 느끼게 하죠. 강물이 흐르는 소리와 서정적인 기타 리프는 강의 장엄함과 평화로움은 물론, 영적인 천상의 분위기까지 선사합니다. 팀파니와 금관악기를 연상시키는 도입부에 여러 멜로디의 결합과 건반악기의 활용으로 강물의 역동성을 살렸고요. 컬트 오브 파이어 특유의 블래스트 비트와 트레몰로 피킹이 이질감은커녕 더욱 환상적인 하모니를 꾸밉니다. 기존 헤비니스에 귀가 멍했던 메탈헤드라면 블랙의 격렬함과 에픽한 웅장함을 합친 이 앨범으로 메탈이 구현할 수 있는 숭고하고 신비로운 예술성을 경험하며 소음의 과잉이 괴롭힌 청각에 사색적인 휴식을 선사할 수 있을 겁니다. Vltava 5:59 Vàh 6:54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민생 지원을 위해 다음 달 2일부터 국세 카드납부 수수료가 전격 인하됩니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민생경제 지원을 위해 경기 부진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를 대상으로 국세 납부대행수수료율 인하가 시행되는데요. 국세청은 카드사·금융결제원과 협의를 거쳐 지난 8월 14일 국세 납부대행수수료율(납부수수료율) 인하안을 승인했습니다. 이후 시스템 개선작업을 거쳐 지난달 31일 관련 국세청장 고시(납부대행수수료에 대한 고시)를 개정했고 내달 2일부터 인하된 납부수수료율이 적용할 예정이라네요. 이번 신용카드·체크카드 납부수수료 인하는 지난 2016년 신용카드 납부수수료율 인하, 2018년 체크카드 납부수수료율 인하 이후 약 7년 만입니다. 우선 납세자·세목의 구분 없이 적용되는 현행 납부수수료율을 0.1%포인트(p) 일괄 낮췄습니다. 여기 더해 영세사업자의 사업·생계와 밀접한 세목인 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에 대해 신용카드 납부 시 0.4%p, 체크카드 납부 시 0.35%p를 내렸고요. 즉, 신용카드 기준 50% 인하된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셈이죠. 다만 연간 총수입금액 1000억 원 이상 납세자는 현행대로 수수료율 인하를 적용받지 못하는데요. 또 추가 인하되는 영세사업자는 부가가치세의 경우 신규 간이 또는 연 매출 1억400만 원 미만의 개인사업자여야 하며 종합소득세의 경우 직전년도 귀속분을 추계 또는 간편장부로 신고한 사업자여야 합니다. 개인과 사업자별로 각각 적용되는 납부수수료율은 다음 달 2일부터 국세청 홈택스에 로그인 후 개별 확인 가능합니다. 국세 카드납부는 지난해 기준 약 428만 건, 금액으로는 19조 원에 이르며 납세자들이 부담한 수수료는 약 1500억 원인데요. 국세청은 납부수수료율 인하로 신용카드 납부 기준 약 160억 원의 수수료 경감 효과가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국세 카드납부 수수료율 인하 관련 Q&A. Q. 영세사업자 기준은? A. 부가가치세의 경우 간이과세자가 대상자인데, 신규 간이 또는 연매출 1억400만 원 미만의 개인사업자여야 합니다. 종합소득세는 직전년도 귀속분 추계(단순경비율·기준경비율) 또는 간편장부 신고자고요. 종합소득세의 경우 업종별로 상이하지만 연 매출 최대 3억 원 미만인 사업자가 대상입니다. Q. 언제부터 인하된 수수료율을 적용받을 수 있나요? A. 다음 달 2일입니다. 이후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는 연2회(3월, 9월), 종합소득세 추가인하 대상자와 인하 제외자는 연1회(11월) 대상자가 업데이트되고요. Q. 본인이 적용받는 수수료율은 어떻게 확인 가능한가요? A. 다음 달 2일부터 홈택스에 접속해 납부·고지·환급→기타→국세 납부대행수수료율 조회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Q.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의 경우 사업소득세에도 추가 인하율이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간이과세자가 납부하는 '부가가치세'에만 추가 인하된 수수료율이 적용됩니다. 부가가치세 외 기타 세목에는 모두 기본 수수료율(신용카드 0.7%, 체크카드 0.4%)을 내야 하고요. Q. 내년 1월 과세유형이 일반→간이로 전환된다면 언제부터 영세사업자 수수료율을 적용받을 수 있나요? A. 이 경우 전산시스템 반영을 거쳐 내년 3월부터 영세사업자 수수료율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7월 과세유형 전환된 간이과세자도 전산시스템 반영을 거쳐 9월부터 영세사업자 수수료율이 적용되고요. Q. 종합소득세를 간편장부로 신고했는데요. 제가 납부하는 양도소득세에도 추가 인하율이 적용될까요? A. 종합소득세 추계와 간편장부로 신고한 사람의 종합소득세에만 대상입니다. 종합소득세 외 기타 세목에는 모두 기본 수수료율(신용카드 0.7%, 체크카드 0.4%)이 적용됩니다. Q. 종합소득세를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업종은 도·소매업이고 수입금액은 3억 원 이하인데 추가 인하율이 적용되나요? A. 반드시 전년도 귀속분 종합소득세 신고서를 제출한 경우에 한해 인하됩니다. 도·소매업 3억 원 이하인 경우 간편장부신고 대상자로 신고기한에 맞춰 확정신고하거나 늦어도 9월 말까지 신고해야 11월 이후 추가 인하된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네요. Q. 연매출 1000억 원 이상을 판단할 때 과세매출만 합산인가요? A. 과세·면세·비과세 매출을 모두 포함해 합산합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주말의 여유를 좀 더 길게 만끽하기 위해 오전 잠을 줄이고 일찍 일어나 구독 중인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2007년 작품 '복면 달호'를 다시 감상했습니다. 역시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는 주인공 봉달호(차태현 扮)가 부르는 히트곡이자, 영화의 핵심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노래 '이차선 다리'였던 거죠. 누구든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도 한참 이차선 다리를 흥얼거리는 자신을 보게 될 겁니다.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근대 이후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소규모 교량이던 2차선 다리는 우리나라에서 언제 어느 곳에 처음 모습을 보였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하지만 온갖 종류의 문헌과 온라인을 검색해도 다리와 관련한 역사적 기록은 규모와 양식 등에서 두드러진 교량만 찾을 수 있더라고요. 대신 찾은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차량과 사람이 통행하는 근대적 교량으로 처음 기록된 것은 1917년 준공한 한강대교(옛 제1한강교 또는 한강인도교)입니다. 개통 당시 폭은 18m, 노면 4차선에 차도 13.6m와 보도 4.4m였다는 기록을 봐선 애초부터 4차선 이상으로 설계했다는 추측이 가능하죠. 또 특정 재료를 활용해 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2차선 다리에 대한 정보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13년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한아름교는 국산 목재를 사용한 국내 최초의 목조 교량이라네요. 강원도 양양군 미천골휴양림에 준공한 길이 30m, 폭 8.7m의 왕복 2차선 다리로 차량 통행이 가능하답니다. 무엇보다 11월은 우리나라에서 의미가 있는 두 개의 다리가 개통한 달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0년 11월 21일은 공항신도시 분기점부터 북로 분기점 40.2km의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전 구간 개통일이죠. 인천광역시 중구와 경기도 고양시를 잇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익형 민자사업 고속도로인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는 대형 교량 건설 기술의 집약체로 국가 관문의 역할을 합니다. 이보다 11일 앞서 개통한 서해대교는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과 충청남도 당진시 송악읍을 연결하는 왕복 6차로의 서해안고속도로 구간으로 서해안 교통망 확충과 물류 기반 마련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요. 개통 당시 국내 최장 교량으로 큰 화제를 모았는데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며 서해안고속도로 전체의 폐쇄식 요금체계를 적용하기 때문에 서해대교 구간 자체엔 별도 요금소가 없습니다. 수도권 외곽 주요 도시들을 연결하며 광역 교통망의 짜임새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하는 서해대교와 유사한 역할을 맡은 여러 다리가 있죠. 수도권 서부와 충남에 걸친 서해대교가 남북 교통의 대동맥 역할을 수행한다면 일산대교는 수도권 북부의 동서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합니다. 그러나 일산대교는 서해대교를 위시한 국가 재정 도로와 대비되는 민간 투자 도로의 대표 사례 중 하나로 거론될 만큼 통행료 논란이 극심한데요. "부담으로 나뉘는 차선, 다리는 왕복을 원한다" 일산대교는 한강에 놓인 33개의 다리 중 유일하게 통행료를 징수하는 다리로 최소운영수입보장(MRG, Minimum Revenue Guarantee) 문제와 일반 고속도로 대비 비싼 통행료 탓에 무료화 논의가 정치적 쟁점으로도 비화한 상황입니다. 김포, 고양, 파주 등 경기 서북부 수백만 명의 서울 출퇴근과 일상생활을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하는 다리인지라 과도한 통행료는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과 이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을 부를 수밖에 없었죠.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경기도가 제시한 일산대교 무료화 국비 분담액 100억 원이 이달 14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내년 1월1일 통행료 무료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물론 무료화 대상에서 제외된 인천광역시와의 협의 등 세부적인 조율이 더 필요하지만요. 차선 사이를 오고가는 이 단순 복잡한 구조물은 2차선이든 6차선이든 통로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오늘날 바쁜 문명의 속도와 효율을 상징하는 이 건축물은 정지, 양보와 함께 주변을 살피게 하는 시공간적 쉼표를 부여하죠. 과거의 우리는 달호가 부른 이차선 다리처럼 누구에게나 열린 소박한 보통의 길을 원했을 겁니다. 그러나 다리가 본질적 역할인 연결과 소통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경제적 부담에 막혀 건너야 할 장벽이 될 때 결국 도달하는 끝은 차단과 불통이 될 테죠. '이차선 다리 위 끝에 서로를 불러보지만 너무도 멀리 떨어져서 안 들리네'라는 이차선 다리의 가사처럼 대화나 협의가 막힌다면 그 다음 가사 '차라리 무너져 버려 다시는 건널 수 없게…'와 같은 극단의 심정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일산대교 무료화 가능성은 공익이 사익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고 있다는 희망적 신호입니다. 상징성을 지닌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는 건설 당시 치열한 투자 논의가 있었지만 1911년 이후 공공 인프라로 무료 운영되며 '모두에게 평등하게 열린 길'의 가치를 증명해 왔죠. 시민들의 지친 일상에 평등한 소통의 자유를 선사하는 보통의 다리는 언제까지나 막힘없이 뚫려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손댈 필요가 정도로 튼튼하게…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
길고도 뜨거운 여름철의 포항을 찾아 시원하게 즐겼던 물회입니다. 몇 해 전인지 기억은 확실치 않지만 얼음장 같은 육수, 갓 잡은 싱싱한 횟감, 매운 양념과 뒤섞인 날것 그대로의 시원한 강렬함은 뇌리에 여전하네요. 열기에 맞서 냉기를 찾는 억척스러운 역동성은 포항이라는 도시의 기질을 고스란히 닮았습니다. 겨울의 문턱에 서서 올해의 마지막 불씨를 차분하게 지킬 11월, 남은 두 달의 여백을 바닥에 깔고 내년의 새 걸음을 준비해야 할 이 시기에 포항에는 유독 큰 이슈들이 많았죠. 지난 1990년 11월 10일, 축구전용구장 하나 없는 나라가 월드컵에 출전한다는 이탈리아 언론의 조롱에 무척 화가 난 당시 박태준 포항제철 회장의 주도로 관중석과 경기장이 가까운 형태의 우리나라 첫 축구전용구장(지금 포항스틸야드)을 준공했습니다. 포항은 대한민국 산업 역사에서 꽤 많은 최초의 의의를 새긴 곳이기도 하죠. 그 중심에는 포항제철소(지금 포스코)가 있고요. 1973년 6월 9일, 이곳 제1고로에서 우리나라 최초 근대적 일관제철소의 쇳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철광석 투입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전 공정을 한 곳에서 처리하는 이 체계는 1960년대 당시 한국 경제의 무게추를 경공업에서 중화학으로 단숨에 돌려놓았죠. 한국철강협회가 이날을 기려 매년 6월 9일을 '철의 날'로 지정할 만큼 국가 성장의 근간이었답니다. 아울러 2024년 11월, 포항시는 국내 최초 수소특화단지 지정을 추진하는 등 첨단 과학 도시의 위상을 확립하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같은 달, 포스코실리콘솔루션 실리콘음극재 공장 종합 준공 등의 소식도 전했고요. 하지만 이 빛나는 최초의 성취 뒤에는 최초와 최후의 구분을 둘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사고의 기록도 몰려 있습니다. 2010년 11월 12일, 포항 인덕동 소재 한 요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입었죠. 화재 원인은 1층 사무실 분전반 주변 전선의 스파크였죠. 미흡한 화재 안전 대비와 총체적 난국의 시설 점검이 부른 명백한 인재(人災)였습니다. 2017년 11월 15일에는 포항 북구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났죠.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두 번째 규모였고 진원 깊이가 4㎞로 얕아 지표면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며 약 672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의 재산 피해를 냈습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정부 조사단 조사 결과, 이 지진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근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이 유발한 인위적 촉발지진(Induced Earthquake)으로 파악됐다는 거죠. 이후 포항촉발지진 정신적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왔으나, 항소심에서는 손해배상 청구가 기각되는 등 혼란은 아직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 지난해 11월 10일,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의 화재 사고도 세간에 알려졌는데요. 4km 떨어진 다른 계열사 공장에서도 화재가 있었고 14일 뒤인 11월 24일, 복구 정비를 마친 직후 같은 곳에서 다시 불이 나 근로자가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며 악재의 크기를 키웠습니다. 2017년 오늘, 지면보다 더 크게 시민들의 마음을 갈라놓은 지진의 충격을 기억한 포항시는 2019년 이날을 '포항시 안전의 날'로 지정하며 다시금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안부터 바깥까지 다졌죠. 포항은 '최초'라는 타이틀이 주는 희열의 맛보다는 물회의 달콤하면서도 청량한 매콤함 같은 근본과 극복의 기억을 다셔야 합니다. 최초는 한 번이지만 안전은 항상 만전을 기해야 하는 영원한 현재진행형의 가치니까요. 최초의 기록처럼 모든 사고와 화재 기록을 통해 안전제일의 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매일을 연이어 존재하는 모든 생명과 시설을 지켜 '최고 안전 도시'라는 단단한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는 그날까지의 노력을 응원합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
LG유플러스(LGU+)의 인공지능(AI) 통화 서비스 '익시오(ixi-O)'가 고객에게 한층 고도화한 AI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여정에 나섰습니다. 13일 LG유플러스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차세대 AI 전략인 '익시오 AI 비서'를 소개했는데요. 익시오는 지난 2023년 11월 출시한 LG유플러스 만의 AI 통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이며 ▲보이는 전화 ▲전화 대신 받기 ▲실시간 스팸·보이스피싱 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등 AI 기능을 온디바이스(On-device)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서비스 덕분에 익시오는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모았고 충성도는 약 73%로 집계됐죠. 익시오 기능 가운데 고객에게 가장 각광받는 서비스는 통화 녹음과 요약입니다. 익시오 앱을 통해 전화를 하면 내용이 자동 녹음되는데, 이를 AI가 분석해 핵심 키워드와 요약본을 줍니다. 이런 모든 분석은 스마트폰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에서도 안전하고요. 여기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익시오 AI 비서'는 통화 중 대화 맥락을 실시간 이해해 필요한 정보를 즉시 제공합니다. 이날 LG유플러스 최윤호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장(상무)은 135만 명이라는 숫자를 제시했는데요. 이는 통화를 하는 동시에 다른 일을 확인하거나 검색하는 하루 평균 LG유플러스 고객 수입니다. 통화 중 실시간 날씨나 교통상황, 환율과 같은 정보가 즉시 필요한 경우 다른 앱을 켜야 하는 상황이 많다는 거죠. 운전처럼 양손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정보가 필요할 땐 더욱 곤란한데, 익시오 AI 비서가 이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사용법도 간편한데요. 익시오 앱에서 통화 중 "헤이, 익시"라고 부르거나 호출 버튼을 눌러 AI가 등장하면 "이번 주말 날씨는 어때?" 등 필요한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익시오 AI 비서는 구글의 최신 서비스인 '제미나이 2.5 플래시 라이브(Gemini 2.5 Flash Live)'를 활용했기 때문에 초저지연 스트리밍 AI가 적용돼 대화 흐름을 끊지 않고 질문 의도를 파악해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답니다. 그러나 통화 중 AI 응답이 늦어져 상대방 간의 침묵이 길어진다면 그보다 어색한 상황은 없겠죠. AI 비서를 실행하려면 보통 다섯 단계를 구현해야 하는데, 기존 모델의 경우 8초 이상이 걸린다고 합니다. 엘지유플러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보이스 투 보이스' 모델을 적용, 대답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3초로 단축했다네요. 더불어 구글 검색 기반 그라운딩 기능(Grounding with Google Search)과 결합해 실제 구글 검색 정보와 교차 검증을 거쳐 AI 검색의 정확도 및 신뢰도를 높였고요. 이번 간담회에는 엘지유플러스와 협업한 구글의 캐런 티오(Karen Teo) 아시아태평양 플랫폼·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도 참석했는데요. 그는 "유플러스와의 협업은 공유된 비전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함께했을 때 큰 성과를 낸 모범 사례"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AI 시대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유플러스와 구글이 함께할 수 있어 기쁘고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며 "유플러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글 전 부분이 전력으로 돕는 만큼 앞으로도 유플러스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차세대 AI 혁신을 선보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고요. 향후 LG유플러스는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통화 중 언급된 일정·장소·예약 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할 계획입니다. 또 이달 안에 구글 드라이브와 서비스를 기존 통신 요금제와 연계하거나 단독으로 구성한 번들(통합) 요금제를 공개할 계획이고요. LG유플러스는 올해 말까지 익시오 AI 비서를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운영하며, 피드백을 첨가해 익시오 AI 비서의 기능을 더욱 높일 계획인데요. 이후 내년 상반기 모든 익시오 이용 고객에게 AI 비서 기능을 제공할 방침입니다. "통화의 끝에서 당신의 하루를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LG유플러스가 간담회 말미에 공개한 기치인데요. 단순한 통화 앱을 넘어 대화와 일상을 연결하는 AI 동반자를 지향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출시일은 미정이지만 LG유플러스는 익시오 AI 비서가 고객 맞춤 일정 예약 및 장소 추천 등을 대신해주는 AI로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죠.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이재원 컨슈머부문장(부사장)은 "익시오는 나를 지켜주는 AI를 넘어 나를 대신해 주는 AI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를 통해 누구나 편하고 단순한 일상을 제공하겠다는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1989년 11월 9일, 분단의 상징이 무너졌습니다. 동서 냉전의 상징이던 독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자 사람들은 망치와 정을 들고 달려들며 억압을 넘어선 인류의 자유를 향한 열망, 그 자체를 보여줬죠. 당시 우리 국민은 독일이 할 수 있으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으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난달 20일 나온 통일연구원의 '통일의식조사 2025' 발표 자료를 보면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51%에 달했다고 하네요. 이 발표 자료는 한국리서치가 올 7월 10일부터 8월 13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면 면접 조사한 결과로 만들었습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평화적 공존'을 선호했다는데 젊은이들은 통일보다 지속 가능한 평화공존을 더 현실적이고 우선적인 목표로 본다는 거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자마자 망치와 정을 들고 달려들며 분단 극복의 기쁨을 표출하던 독일인들의 모습을 우리나라에서도 볼 날이 있을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김상중 씨가 떠올라도 참으셔야 합니다. 망치와 정을 들고 달려들던 사람들 중에는 단순 감정의 발로가 아니라 냉철한 시장 논리를 계산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장벽의 잔해는 순식간에 '자유의 상징'이라는 이름의 상품으로 둔갑한 채 아크릴 케이스에 담겨 전 세계 박물관과 기념품점을 돌며 고가에 팔려 나갔거든요. 조선 후기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의 기만극과 같은 다른 사례들도 알아봤습니다. 베를린 장벽처럼 실제 효용 가치보다 상징성을 내세워 판매에 성공한 대표 사례들입니다. 1980년대, 달의 땅을 팔아치운 데니스 호프는 국제연합(UN) 우주 조약의 맹점을 파고들었습니다. 국가는 우주를 소유할 수 없지만, 개인에 대한 규정은 없다는 허점이었는데 호프는 달과 행성의 토지 소유권을 주장한 겁니다. 구매자들이 받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달 토지 소유 증명서'라는 종이 한 장뿐이었고요.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나 조지 루카스 감독, 배우 톰 행크스, 클린트 이스트우드, 니콜 키드먼 등 유명인들까지 지갑을 열 정도로 호프의 장사는 성공을 거뒀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1937년 건설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거론할 수 있죠. 1970년대 말 이후 대규모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교체된 녹슨 볼트와 나사를 '역사의 조각'이라며 고가의 기념품으로 판매한 사실은 꽤 널리 알려진 얘기이고요. 성공이 있으면 실패도 있는 게 세상의 이치인지라 이야기 장사의 한계도 살펴봤습니다. 1990년대 초,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며 처치곤란 애물단지가 된 슬로바키아 포프라드의 블라디미르 레닌 동상을 미국의 사업가 루이스 카펜터가 1만3000달러에 사들였죠. 미국 시애틀로 동상을 가져온 그는 역시나 수익 창출을 동상을 교외에 전시하려 했으나 공산주의 독재자의 상징을 거부하는 지역민들의 반발에 막혀 다시 처치곤란 방치되는 처지가 됐다고 합니다. 여기 더해 에펠탑 판매 사기 사건까지 소개하며 이번 편 마무리하겠습니다. 1925년, 프랑스 파리에는 에펠탑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정부가 매각을 고려한다는 소문이 퍼졌는데요. 이 소식을 접한 체코 출신의 사기꾼 빅토르 러스티그는 자신을 프랑스 체신부 차관이라고 속여 고철 재활용 사업자들을 모집한 후 고철 처리권 매각이 정치적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니 극비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며 허위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현금을 챙긴 러스티그는 곧장 오스트리아 빈으로 도주했으나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에펠탑을 사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조롱당할까봐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이제까지 알아본 사례들은 현대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현대판 김선달들은 물질적 가치에 포장지를 씌워 비물질적 가치로 팔아넘겼죠. 소비자 가치 책정의 빈틈을 노린 시장 원리를 활용한 이들의 농간을 되새기며, 앞으로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지갑을 열 때마다 물질 이면에 숨겨진 본질을 짚는 지혜를 살렸으면 합니다. 헛된 돈은 쓰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너무 빙빙 돌려 죄송합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며칠 전, 가을 옷들을 꺼내면서 괜스레 기분 좋게 바라보던 제 모습이 아직 기억에 선한데 가을날은 뭐가 그리 급한지 올해도 흔적 같은 여운만 남기며 스쳐지나려고만 합니다. 길고도 지루했던 지난여름은 우리에게 어떤 시련과 보상을 안겼는지 이제 막 되짚던 참이라서 벌써 스며드는 겨울기운이 못내 야속합니다. 하지만 올여름의 이슈들을 몇 가지 살피다 보니 제가 떠올렸던 지루한 여름은 누군가에게 지옥 같은 고통의 기간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마음을 숙연하게 하네요. 최근 바르셀로나 글로벌보건연구소(ISGlobal)의 조사 결과와 의학 저널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의 학술 논문을 보면 지난해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유럽 32개국에서 6만2775명이 더위 탓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남유럽에서 사망자의 3분의 2가 나온 와중에 노인 인구 비율이 높고 더위가 잦았던 이탈리아가 1만9000여 명의 최다 사망자를 기록했는데, 열사병은 물론 심장마비 등 기존 건강문제에 악영향인 더위를 직접사인으로 보는 일은 드물어 정확한 통계 파악은 어렵다네요. 질병관리청의 '2025년 여름철(5월 15일~9월 25일)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최종 운영 결과 자료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상황도 함께 살펴보니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9명으로 전년의 34명 대비 감소했답니다. 온열질환 사망자의 60대 이상 비율은 62.1%로 고령층의 취약성이 확연한 가운데 온열질환자 수 자체는 50대에서 19.4%를 기록해 최다였고요. 이 같은 수치들을 살피다 보니 문득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직접사인은 어떻게 밝히는 거지?' 직접사인(直接死因, direct cause of death)은 최종적으로 생명을 앗아간 바로 그 원인입니다. 선행사인에 기인해 사망에 직접적으로 이르게 한 구체적인 몸의 손상이나 병의 상태를 의미하는 거죠. 선행사인(先行死因, underlying cause of death)은 사망을 초래하게 된 최초의 근원적인 질병, 사고, 손상을 뜻합니다. 교통사고가 선행사인이라면 사고로 발생한 뇌출혈이 직접사인이죠. 심장마비나 호흡정지는 사망의 '현상'이지 '원인'이 아니므로 직접사인으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한 법의학 기관들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과정들을 거쳐 직접사인을 명확하게 밝히죠. 마치 퍼즐 맞추기처럼 죽음의 흔적을 쫓는 법의학자들의 추적 과정을 5단계로 알아봤습니다. ◇외부 관찰 및 부검 부검은 사인을 밝히는 가장 기본이자 핵심 단계는 외부 관찰로 시신의 겉모습을 철저히 살펴 상처의 깊이, 방향, 생활반응(생존 당시 생긴 상처에 나타나는 조직 반응)을 분석하죠. 또 시반(피멍), 시강(근육 굳음), 체온 변화를 측정해 사망 시각을 추산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합니다. 시신을 해부해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내부 장기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내부 관찰은 심장, 폐, 뇌 등 주요 장기를 적출한 후 육안으로 손상 여부나 질병의 흔적을 찾고요. ◇미세조직 검사 육안 부검에서 놓친 미세한 변화를 관찰하는 미세조직 검사는 장기 조직을 채취해 현미경 검사로 세포 손상 여부, 혈관 막힘, 미세 출혈 등을 파악합니다. 단순 사후 변화가 아니라 사망 직전 실제로 특정 질병이 진행 중이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특정 단백질이나 효소를 검출하는 고급 기법도 활용한다고 하네요. ◇약독물 및 화학 검사 사망 원인으로 독극물이나 약물 과다복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필수 과정인 약독물 및 화학 검사는 혈액, 소변, 위 내용물 등에서 마약, 수면제, 알코올 성분 등을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단순 복용인지 사망에 이를 정도의 치사량 농도였는지를 따져 사인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하네요. ◇방사선 검사 및 가상 부검 총상, 추락사, 교통사고처럼 손상이 복잡하거나 숨겨져 있을 때 효과적인 방사선 검사 및 가상 부검은 X선이나 CT(computed tomography, 전산화 단층촬영),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 등의 기법이 활약합니다.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미세 골절, 두개골 내부 손상, 총알이나 파편의 위치 등을 알게 되는 거죠. 최근에는 가상부검(virtopsy) 기법이 발달해 실제 해부 전 3차원 영상으로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도 하고요. ◇법곤충학으로 보조적 시간 추정 시신의 부패가 많이 진행돼 다른 지표들이 불분명하다면 법곤충학 전문가가 나설 시점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시신에 번식하는 구더기나 파리 유충의 성장 단계를 보고 사망 후 경과 시간을 계산하죠.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법의관을 중심으로 법독성학자, 법방사선학자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협업해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고, 이를 주변 상황 및 병력 등과 엮어 최종 사인을 확정하는 겁니다. 이렇듯 법의학자들에게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진실을 향한 탐구의 시작입니다. 누군가의 최후를 붙드는 이들의 집요함은, 결국 살아있는 우리 모두가 더 나은 내일을 바라며 삶에 집착하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죽음의 원인을 짚는 일은 생의 존엄을 지키는 또 다른 방식인 거죠.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악덕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명반 소개] 열일곱 번째는 1986년 노르웨이 오슬로 근교 콜봇(Kolbotn)에서 그림자를 드리운 블랙 메탈 밴드 Darkthrone(다크쓰론)의 'A Blaze in the Northern Sky'. Venom(베놈), Celtic Frost(켈틱 프로스트)를 위시한 1세대의 뒤를 이어 1990년대 초부터 노르웨이 블랙 메탈 씬을 잡아끈 2세대 핵심 밴드 중 하나로 상업적인 성공보다는 추구하는 음악에 대한 진실성과 언더그라운드 정신을 내세워 골수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다크쓰론. 결성 당시 1년 정도 블랙 데스(Black Death)라는 이름의 데스 메탈 밴드였던 이들은 1991년 앨범 작업을 기점 삼아 블랙 메탈로 장르를 전환하며 원초적이고 미니멀한 사운드를 들려줬죠. 여기 그치지 않고 2000년대 이후에는 하드코어 펑크에 정통 헤비메탈과 둠 메탈 요소를 섞은 '블랙큰롤(Black 'n' Roll)'이나 트래시 메탈 색채를 덧입히는 등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합니다. 밴드의 사상적 지주로 작사와 작곡, 드럼, 백킹보컬을 맡는 펜리즈(Fenriz)와 1991년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는 보컬, 리드 기타, 작곡 담당 녹터노 쿨토(Nocturno Culto). 여기에 다크쓰론의 초기 멤버 제피러스(Zephyrous)가 리듬 기타를 책임지는 동시에 작곡에 힘을 더하고 역시 초기 멤버였으나 세션 베이시스트로 이 앨범에 참여한 닥 닐센(Dag Nilsen)의 끈덕진 끈끈함이 검게 빚은 역작 'A Blaze in the Northern Sky'. 1988년 3월 첫 데모 이후 1991년 1월 정규 1집 'Soulside Journey'를 내놓은 이듬해 2월 말경 발매한 2집 'A Blaze in the Northern Sky'는 블랙 메탈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앨범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데스에서 블랙 메탈로 선회하는 동안 이들은 메이헴(Mayhem)의 유로니무스(Euronymous) 등과 교류하며 순수 블랙의 토대를 세운 것도 모자라 로우 블랙 메탈(Raw Black Metal) 사운드의 원형을 선보였습니다. 거친 저음질(Lo-Fi)의 사운드를 의도적으로 사용해 음산한 분위기를 극대화하면서 블래스트 비트, 트레몰로 피킹 리프, 스크리밍 보컬 등에 사악하면서도 반복적인 속도감을 줘 블랙 메탈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후대의 동류 밴드들에게 크디큰 영향을 미쳤죠. 진흙 같은 보컬, 저주스러운 반복, 위압적인 분위기 고조, 창조적 실험이 붕괴시키는 장르의 경계… 총 재생시간 42분4초로 2집에 실린 여섯 곡 전체 살펴보면서 이번 편 마무리하겠습니다. 유튜브로 연결되는 추천곡은 본 앨범의 정수를 응축한 트랙이자 다크쓰론의 음악적 지표를 규정한 선언문 같은 'In the Shadow of the Horns'입니다. 첫 타이틀 'Kathaarian Life Code'는 앨범 전체에서 가장 길면서도 구조가 복잡한 곡으로 수도승의 성가가 깔린 묵직하고 불안정한 인트로가 특징이죠. 이후 바뀌는 속도와 리듬은 데스와 둠의 이미지를 보이면서도 블랙의 색채를 놓치지 않습니다. 데스 리프를 블랙 방식으로 연주하려 한 작곡자의 시도가 돋보이는 이 곡은 인간과 신 사이의 허상을 끊고 암흑의 본질을 찾는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요. 2집에서 가장 역동적인 리듬 변화가 있는 다음 곡 'In the Shadow of the Horns'는 정석(?)의 편안한 박자로 시작해 고속 트레몰로 리프, 묵직한 중속, 여유 있는 펑크함이 그치지 않고 뒤섞이며 냉혹한 파괴력을 전달합니다. 곡 후반에는 예상치 못한 어쿠스틱 기타 파트가 나와 은근히 충격적인 대비감까지 선사하는 이 곡은 뿔의 그림자 아래에서 새로 탄생하는 세상을 표현하는데, 해방된 어둠의 군주인 새벽의 왕들이 지배하는 영원한 어둠의 통치에 대한 찬양으로 풀이할 수 있겠네요. 이어지는 3번 트랙 'Paragon Belial'은 복잡한 구조를 벗어던진 직관적인 느낌의 곡입니다. 단순하면서도 귀에 박히는 곡으로 악마 벨리알(Belial)의 분노, 지옥에서의 권능을 숭배하며 순수한 악의 힘을 찬양하는 내용이죠. 다음 곡 'Where Cold Winds Blow'는 펜리즈가 데스의 잔재 없이 순수 블랙을 지향하며 작곡했다고 밝힌 곡으로 뾰족한 트레몰로 피킹이 연출하는 불협화음과 날카롭고도 긴 고통의 단말마 같은 스크리밍이 고막에 꽂힙니다. 속도와 그루브를 유지하는 리듬에 차가운 멜로디 라인, 혼란스러운 솔로 파트가 북유럽의 냉소적인 감성을 대변하는 듯한 곡입니다. 세속적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이교도적인 고독 속에서 진정한 어둠의 영혼을 추구하는 모습을 묘사했고요. 앨범의 정체성을 담은 5번 트랙 'A Blaze in the Northern Sky'는 2집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곡으로 군더더기를 줄인 연주 대신 악기 같은 보컬과 저음의 내레이션 같은 의식적 선언문을 넣어 임팩트를 더합니다. 본 앨범의 음악적 비전인 '북녘의 불길'을 사운드로 구현한 곡인 만큼 구시대의 붕괴 이후 새로운 어둠의 시대를 맞이한다는 내용을 담았고요. 마무리 트랙 'The Pagan Winter'는 지긋하게 누르는 둠 메탈적 웅장함과 달릴 때는 달리는 블랙 메탈의 서슬 퍼런 냉혹함을 모두 챙겼습니다. 오랜 얘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곡 전개가 이어지는 와중에 다소 애상적(哀傷的)인 기타 솔로는 흐름을 잡고 장엄한 분위기를 조성하다가 다시 붕괴와 잠식을 번갈며 대미를 장식하죠. 앨범의 끝인지라 이교도의 겨울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우중충한 내용입니다. Kathaarian Life Code 10:39 In the Shadow of the Horns 7:02 Paragon Belial 5:26 Where Cold Winds Blow 7:24 A Blaze in the Northern Sky 4:58 The Pagan Winter 6:35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그저 어렸던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어머니의 심부름을 하러 동네 가게로 달려가 씩씩하게 얘기했습니다. "아줌마, 후리덤 최고로 큰 거 하나 주세요." 웹서핑을 하다가 접한 이미지를 보니 과거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네요. 눈물이 고인 건지 정말 아지랑이 같은 과거가 현재의 시야로 투영되는 듯합니다. 더 이상 생리대 심부름을 하지 않게 됐을 무렵, 아마 전 많이 자랐을 테고 어머니는 생리를 영원히 마치는 연령대로 점차 접어들고 있었겠죠. 오늘 '이리저리뷰'의 주제는 생리대가 아닙니다. 폐경 혹은 완경. 같은 현상을 두고 한쪽은 '닫혔다', 다른 쪽은 '완성됐다' 말합니다. 폐경(閉經). 닫을 폐(閉)에 지날 경(經). 의학적으로 한국 여성 평균 49.9세쯤 월경이 영구히 중단되는 현상을 지칭하며 대한폐경학회라는 관련 단체도 활동 중이죠. 그런데 23대 국립중앙의료원장을 역임했던 안명옥 산부인과 전문의가 '폐'라는 글자가 폐기물이나 폐건물의 폐할 폐(廢)와 음이 같아 좋지 않은 뉘앙스를 풍긴다며 여성 생애주기의 자연스러운 전환에 굳이 닫혔다는 표현을 써야 하느냐면서 완경(完經)이라는 명칭을 1980년대 후반에 제안했습니다. 월경을 마무리했다는 의미인 만큼 국립국어
과거와 현재의 오늘 벌어졌던 '깜'빡 놓치고 지나칠 뻔한 이슈들과 엮인 다양한 '지'식들을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K리그 '경인더비'로 개막 2026시즌 K리그가 오늘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서울FC '경인 더비'를 개막전으로 전국 6개 구장에서 동시 킥오프. 12개 팀이 33라운드의 정규 리그와 5라운드의 파이널 라운드 등 팀당 총 38경기를 치르는 일정. 이번 시즌은 5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북중미 월드컵 휴식기. 지난해 K리그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유료 관중 300만 명을 돌파하고 461억 원의 역대 최고 입장 수익을 기록한 여세를 몰아 올해는 평균 관중 1만 명을 이어가는 동시에 총 관중 350만 명 시대를 여는 것이 목표. 2·28 학생의거 이승만 정권 시절인 1960년 2월 28일, 3.15 대선을 앞두고 대구에서 시위 발생. 민주당 장면 부통령 후보의 유세일인 일요일 당일에 학생들의 유세장 방문을 차단하고자 당국이 등교를 지시하는 등 몽니를 부리자 학생들이 저항. 이날 의거는 차후 3·15 마산 의거와 4·19 혁명으로 연결. 대구 시내 8개 공립고교 학생 1200여 명이 자유당 독재에 항거해 거리 진출. 강제
[IE 산업] 이랜드리테일이 친환경 포장 박스를 물류 현장에 도입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천 강화. 27일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글로벌세아그룹 계열사 태림포장과 협업해 태양광 발전 설비 기반으로 생산된 친환경 골판지 박스를 유통 과정에 적용. 해당 포장 박스는 생산 과정에서 20% 이상 태양광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 제작되며 연간 약 130만 개 물량에 활용될 예정. 이를 통해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공급망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 포장재는 자원 순환형 생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조돼 원료 단계부터 생산·유통까지 환경 영향 최소화. 더불어 포장 경량화 설계를 병행해 종이 사용량을 줄이고 탄소 배출 저감과 물류 효율 개선 효과도 기대.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유통 기업 ESG는 매장 운영을 넘어 공급망 전반에서 실천돼야 한다"며 "친환경 포장재 전환은 고객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 중 하나"라고 설명.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플러스 생활정보 태림포장은 '그린 클러스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24년 충청북도(충북) 청주시 오창 제3산업단지에 위치한 골판지원단
[IE 금융]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 3사가 설립 취지이자 약속이었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과 관련한 지난해 목표를 모두 준수했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가계대출 잔액 비중은 ▲토스뱅크 34.9% ▲케이뱅크 32.5% ▲카카오뱅크 23.1%를 기록했다. 신규 비중 역시 ▲토스뱅크 48.8% ▲카카오뱅크 35.7% ▲케이뱅크 34.5%로 집계됐다. 3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토스뱅크는 출범 후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35만6000명의 개인신용평점 하위 50%(870점 이하 KCB 기준) 대상 신용대출 및 4등급 이하 개인사업자 대출을 시행한 결과 총 9조6000억 원을 공급했다. 또 햇살론 누적 공급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3900억 원으로 은행권 상위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올해도 데이터 기반 심사 전략 혁신과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확대해 이 같은 대출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 역시 지난 2017년 시작부터 작년 말까지 8조3000억 원의 중·신용자 신용대출을 진행했다. 공급액을 확대하기 위해 작년 1월 서민금융진흥원의 상품 체계 개편에 맞춘 '햇살론 특례'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기존 상품